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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정보

세계 첫 ‘나노 입자 항암제’ 주인공은 한국 기업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7. 27.

다중구조 나노물질의 암세포 사멸 기작 모식도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암은 인간의 사망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 중 하나이다. 인류는 암을 정복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 왔으며, 항암제는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1세대 세포독성 화학 항암제, 2세대 표적 항암제에 이어 3세대 면역 항암제까지 발전했다. 4세대 항암제로 나아가기 위한 연구 또한 한창이다. 대표적인 후보로는 암 세포의 에너지원을 없애 굶겨 죽이는 ‘대사 항암제’와 나노 입자 기술을 통해 암 세포에 정확히 항암제를 전달하는 ‘나노 입자 항암제’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의 나노 입자 항암제 ‘SNB-101’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소세포폐암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다. 나노 입자 항암제가 차세대 항암제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개발도 본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나노 의약품

나노 의약품이란 체내에 주입된 나노 입자가 분해되지 않도록 해 표적 세포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하는 약물로, 1964년 인지질 이중층 형태의 리포좀 나노 입자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다양한 치료 전략이 제시되었다.

항암 치료에서도 나노 의약품의 활용한 접근법이 채택되었다. 하지만, 나노 항암 요법은 기존의 항암 화학 요법의 치료 효과와 큰 차이점이 없어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전달되는 나노 입자 물질이 대부분 화학 항암제 성분인터라 세포 독성 등의 문제가 있었다. 뒤이어 나타난 표적 항암제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후 기술이 발전하고, 나노 약물전달시스템(Nano Drug delivery System)이 더욱 정교화되면서 나노 항암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3세대인 면역 항암제의 낮은 반응률과 비면역 종양(Cold Tumor)에는 치료 효과가 없다는 단점으로 인해 새로운 항암제에 대한 필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ADC(항체약물접합체)도 일종의 나노 항암제이다. 이 약물은 항체와 세포 독성 약물(주로 화학 항암제)을 링커(linker)로 연결한 의약품이다. 보통 항체는 질환을 유발하는 항원에 대한 높은 결합 특이성을 지니고 있는데, 치료 효과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제약 업체들은 목표물에 정확히 도달하는 항체에 세포 독성(cytotoxicity) 약물을 실어 보내는 방법을 구상했고, 그 결과물로 ADC가 탄생했다.

ADC의 역사는 나노 항암제와 마찬가지로 꽤나 오래됐다. 미국 화이자(Pfizer)의 ‘마일로타그(Mylotarg, 성분명: 젬투주맙 오조가미신·gemtuzumab ozogamicin)’는 지난 2000년 5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면서 전 세계 첫 ADC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1세대 ADC는 항암화학요법의 특징적인 단점인 세포 독성은 물론, 과도한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등장한 3세대 ADC는 표적 항원에만 정교하게 세포 독성을 유도하고 면역 반응을 감소시킴으로써 이전 세대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나노 입자 항암제의 3가지 유형

ADC는 암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표적하여 세포 독성 물질을 전달한다. 반면, 나노 입자 항암제는 ADC를 포함해 다양한 나노 물질을 전달하여 암을 공격하도록 설계된 항암 신약이다.

대표적인 표적 기전으로는 ①활성 산소(ROS) ②단백질 조절 ③특이적 세포 독성 약물 전달 등이 있다. 이중 ③특이적 세포 독성 약물 전달의 경우 ADC와 동일한 기전이다.

①활성 산소(ROS)는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뛰어난 산소 원자를 포함하는 분자이다. 이 분자는 정상적인 세포 내 활성 작용 과정에서 생성되며 세포 분화, 유전자의 발현, 사이토카인에 대한 반응 정도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관여한다.

산화 스트레스는 ROS 균형을 무너뜨리고 DNA를 손상시켜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현상이다. 이때 나노 입자 항암제는 암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의도적으로 유발하는 물질인 Fhit을 전달하여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Fhit은 산소 반응에 있어서 기질을 환원하는 효소인 환원 효소와 상호 작용하여 세포의 ROS 불균형을 촉발한다.

②단백질 조절은 세포에 내외부적인 자극을 주어 과잉 반응하도록 유도하는 접근법이다. 세포는 과잉 반응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사 및 신호 경로를 재구성하도록 조절한다. 이때 환원 효소의 단백질체와 막 회전율에 변화를 일으켜 세포 생성 주기 진행과 증식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나노 입자 항암제는 암 세포의 발병, 진행 및 발암 작용과 관련된 신호 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나노 입자에 개입하여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 따르면, 구리 산화물 나노입자(CuO-NP)는 암 세포 사멸 조절 단백질(Bcl2 및 BclxL)을 하향 조절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SNB-101’, 세계 최초의 나노약물전달 항암 신약

이번에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은 ‘SNB-101’은 ③특이적 세포 독성 약물 전달 유형의 나노 입자 항암제이다. 이 약물은 항암제 이리노테칸 성분의 항암 활성 성분 ‘SN-38’을 주성분으로 하는 세계 최초의 나노 약물전달 항암 신약이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이리노테칸은 토포이소머라제 I(TOP I, DNA의 토폴로지 이성체간에 상호전환을 위해 DNA 사슬의 절단 재결합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를 억제하여 DNA 복제를 억제하고 세포 주기를 저해하여 암 세포의 성장을 방지한다.

SNB-101 완제품

하지만, 이리노테칸은 인체에 투여시 전체 투여량의 약 5% 정도만 활성형 ‘SN-38’로 변환돼 항암효과를 나타내며, 변환되지 못한 이리노테칸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단점을 보인다. 나노입자 항암제인 ‘SNB-101’은 항암효과에 필요한 성분인 ‘SN-38’만을 직접 투여 할 수 있어 치료효과를 크게 향상시키고 부작용은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는 자사의 이중 코어쉘 미셀 기술을 통해 더 안정적이고 안전한 SN-38 나노입자 주사제(SNB-101)를 개발했다. ‘SNB-101’은 전임상시험 결과 기존 이리노테칸 약물보다 최대 9배의 내약성 및 최대 8배의 종양 내 약물축적율을 보였다. 췌장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 마우스모델에서 단독투여시 기존 이리노테칸 주사제 대비 최대 1.8배의 종양성장 억제효과를 나타내는 등 유효성을 입증했다.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이 약물에 대해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임상 1상을 마치고 식약처에 2상 시험 신청을 완료했으며, 미국에서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헬스코리아뉴스 이충만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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