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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유에 도움/건강기능식품

스크랩 치매 무서운데, 요즘 인기인 ‘뇌 영양제’ 먹어볼까 [이게뭐약]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6. 20.

포스파티딜세린​은 인지 기능 개선이나 치매 예방 등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건강기능식품이다. 콩, 두부 등 식품으로도 충분히 섭취 가능하다. /​뉴트리원, 뉴트리코아, 바디닥터스 제공(브레인알파, 뉴트리포스파티, 바디포스파티

암보다 무서운 게 치매라는 말이 있다. 그 때문일까. 최근 홈쇼핑과 온라인에서 가장 뜨거운 건강기능식품 제품은 뇌 영양제라 불리는 '포스파티딜세린'이다. 포스파티딜세린은 식약처에서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아,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단 홍보와 함께 판매되고 있다.

무려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라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1개월분 기준, 뉴트리코어의 '포스파티딜세린'은 7만9000원, 바디탁터스 '포스파티딜세린 PS 피에스'는 약 4만4000원, 뉴트리원의 '브레인 알파 피에스'는 25일분이 3만8000원이다.

포스파티딜세린을 꾸준히 먹으면 정말 인지력 개선 효과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에게 포스파티딜세린에 대해 정확히 들어봤다.

◇美 FDA 인정한 필수 보충 성분? 기존 경도인지장애 약이 훨씬 효과

포스파티딜세린 광고를 보면, 꼭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포스파티딜세린은 뇌 세포막의 구성성분이고, 노화와 함께 감소하기에 별도 섭취를 통해 보충해줘야 한다는 얘기이다. 미국 FDA에서 인정받은 성분이란 설명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깜박 잊는 일이 많아지고, 치매가 걱정된다면 포스파티딜세린을 먹으란 결론을 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홍보 문구들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치매학회 양영순 보험이사(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는 "포스파티딜세린은 뇌 세포막의 성분이라 보충하면 세포막이 좀 더 안정되는 건 맞다"며 "그러나 특정 성분을 치매 예방 효과까지 연결지어 말하려면, 실제 사람에게 사용했을 때 인지 기능이 덜 나빠지고, MRI에서 뇌의 기능 변화가 생겼단 걸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인지 기능과 뇌 기능 개선에 효과가 좋은 성분은 수백 가지가 넘지만, 실제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는 건 없다"며, "포스파티딜세린 등 '뇌 영양제'로 판매되는 제품들은 단순한 영양제로만 생각해야지, 대단한 인지 기능 개선이나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급여 탈락·축소 논란이 있긴 하나, 그나마 지금 인지 기능 개선과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건 포스파티딜세린이 아닌 기존 경도인지장애 치료제라고도 전했다. 양영순 교수는 "그간 인지 기능 개선, 치매 예방 등에 '뇌 영양제'로 사용되어 온 전문의약품 아세틸엘카르니틴과 옥시라세탐,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건강기능식품인 포스파티딜세린보단 훨씬 효능·효과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위의 약들은 최초 허가 당시 실제 경도인지장애,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관련 효능·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양 교수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예방에 효과를 입증해 오래 사용해왔던 전문의약품조차 임상재평가에서 효과를 입증하는 데는 실패해 급여 탈락·축소가 이뤄진 상황이다"며 "포스파티딜세린은 이렇게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일 뿐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FDA에서도 인정받았단 포스파티딜세린의 기능성 자체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약사회 김예지 학술위원(약사)은 "미국 FDA에서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긴 했으나, '미국' 기준이란 걸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지 약사는 "포스파티딜세린은 콩에 많이 들어 있는 성분인데, 미국은 콩이나 두부를 많이 먹지 않아 돈을 주고 포스파티딜세린 성분 보충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며, "우리나라는 이미 식품으로 포스파티딜세린이 함유된 콩 함유 식품을 많이 먹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약의 효능·효과를 입증하는 임상시험은 설계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느냐가 중요한데, 포스파티딜세린이 치매 예방 효과 기능성을 인정받은 연구의 참여자는 치매 없는 노인이었고, 사용한 약도 오메가3 복합제로 진행됐다"며, "설계부터 적절하지 않은 연구에서 결과를 얻었단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콩·견과류 챙겨 먹고 사회활동 하는 게 더 효과

전문가들은 비싼 포스파티딜세린 대신 콩이나 견과류가 든 음식을 많이 먹고,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게 치매 예방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예지 약사는 "포스파티딜세린은 콩류에 많이 들어 있으니 된장이나 두부 등 콩이 함유된 음식을 많이 먹으면, 따로 영양제를 챙겨 먹지 않고도 충분히 보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들은 다양하다"며 "비타민 E가 풍부해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견과류, 퇴행성 노인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토마토, 혈관질환에 유효한 등푸른생선, 신경계 근육과 뇌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홍삼 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약사는 "몸을 움직이고 사람과 만나 어울리는 게 실제 치매 예방에 훨씬 효과적이다"며, "치매가 걱정된다면 봉사활동이나 취미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혼자 있기보단 사람들과 어울려 활동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6/16/202306160233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