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종양 cancer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백신 접종으로 암을 예방하는 시대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최근 업계는 지난 날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암 백신 개발의 전략을 날카롭게 기획하고 있다. 암에 대한 완전한 면역원성의 획득 보다는 유형 및 단계에 따라 암 치료 전략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백신은 특정 질병 혹은 병원체에 대한 후천성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이다. 암은 비정상적인 세포 성장으로 인하여 유발되는 질병으로, 전 세계적인 고령화로 인해 암 발생율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암을 예방하는 백신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모든 예방 백신은 감염 유발 병원균을 표적으로 한다. 즉, 가장 먼저 암 예방 면역을 위한 백신으로서 특정한 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것의 타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둘째로 인위적인 세포 조절로 인한 자가면역 질환 발병의 위험성이 존재하며, 무한히 증식하는 암 세포의 돌연변이를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없는 효능의 문제도 있다.
실제로, 이전에 암 백신에 대해 실시된 임상 시험은 시험 도중 이같은 난점에 부딪혔다. 일부 경우는 암 세포의 돌연변이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지 못해 충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거나, 잘못된 종류의 면역 세포를 자극하여 부작용을 초래한 사례가 있다.
현재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자궁경부암 분야(가다실 및 서바릭스)가 유일하다. 이는 인체 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oma virus) 감염(infection)에 암이 발생하므로, HPV 바이러스를 표적하면 암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허가를 받은 암 예방 백신도 있다. 미국 덴드레온(Dendreon Pharmaceuticals)의 ‘프로벤지(provenge, 성분명: 시푸류셀·Sipuleucel)’은 지난 2010년 4월, 전립선암 백신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 약물은 세포 분열을 촉진하는 후기 촉진 복합체(APC)를 통해 전립선암 세포 표면에서 과발현되는 전립선 산성 포스파타제(PAP)라는 항원을 표적하도록 T 세포의 면역 반응을 활성화한다.
불행하게도 이 약물은 미국 보험청(메디케어, CMS)이 보험 등재에 대해 늑장 대응을 하면서 환자들의 약가 부담이 커졌고 상업적인 이유로 퇴출되고 말았다.
제약 업체들은 이러한 실패를 교훈 삼으며 암백신 개발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특히,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백신 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암 예방 백신의 탄생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바이오엔테크, 암 백신 임상 순항 중
이들이 채택한 전략은 개인 맞춤형 암 백신, 보조 치료용 백신, 재발성 암 예방 백신이다. 개인 맞춤형의 경우, 이전에는 복잡한 제조 과정으로 인한 낮은 수익성을 근거로 외면을 받았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단기간에 제조할 수 있는 mRNA 기반 백신 플랫폼이 대두되면서 그 활용성이 커지고 있는 상태이다.
대표적인 암 예방 백신 개발 업체로는 미국 모더나(Moderna)와 독일 바이오엔테크(BioNTech)인데, 공교롭게도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백신 공급을 주도한 기업들이다.
모더나는 미국 MSD와 손을 맞잡으며 mRNA 기반 암 백신 ‘mRNA-4157’을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현재 원발성 흑색종을 치료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mRNA-4157’와 PD-1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조합의 재발 방지 가능성을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mRNA-4157’ 병용요법은 ‘키트루다’ 단독요법보다 사망 또는 재발의 상대적 위험을 44% 감소시켰다. 원거리 전이 또는 사망 위험의 경우, ‘mRNA-4157’ 병용요법은 ‘키트루다’ 단독요법 보다 65% 더 낮았다.
한편, 바이오엔테크는 스위스 로슈(Roche)의 자회사 제넨텍(Genentech)과 협력하며 자사의 mRNA 암 백신 ‘오토진 세부메란(autogene cevumeran)’에 대한 임상 1상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6월, 2022 미국 임상암학회(ASCO) 췌장암 분야에서 ‘오토진 세부메란’과 로슈의 ‘티쎈트릭’(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 병용요법의 유효성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오토진 세부메란’ 병용요법은 투여군의 50%가 새로운 신생항원 특이전 T세포 면역 반응을 유도했으며, 면역 반응을 보인 환자군은 무반응 환자군 대비 무재발생존기간(RFS)이 연장됐다.
하지만 암 예방 백신의 시장 성공의 척도는 종양표지자 검사로 확인된 예비 암 환자 대상 백신의 면역원성 입증 여부이다. 미국 SVB 증권(SVB Securities) 다이나 그레이보쉬(Daina Graybosch) 애널리스트는 “재발성 암종에서 보조요법으로서 암 백신은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 체계가 공격할 수 있는 표적 세포가 비교적 적기 때문에 성공의 기준이 무척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헬스코리아뉴스 이충만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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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health.chosun.com/news/dailynews_view.jsp?mn_idx=49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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