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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유에 도움/건강기능식품

눈 떨림·피로 없애는데 비타민보다 마그네슘? [이게뭐약]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2. 15.

마그네슘과 비타민은 서로 다른 성분이다. 대체하거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성분이 아니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제공

몸에 좋다는 종합비타민제를 먹어도 특별한 효과를 보지 못했던 이들에게 최근 마그네슘 영양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SNS 등에선 마그네슘이 눈 떨림, 만성피로 등에 특히 효과적이라는 광고와 복용 후 효과를 봤다는 후기가 난무하다. 유한양행 ‘마그비’ 시리즈의 경우, 매년 매출액이 상승해 2021년 매출액은 113억원을 돌파할 정도다. 대웅제약 '마그온 맥스', JW중외제약 ‘뉴먼트엠지플러스' 등 경쟁 제품도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다.

정말 마그네슘은 종합비타민제보다 효과가 좋은 특별한 영양분인 걸까? 마그네슘의 정체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자.

 



◇효과 좋은 영양제 맞지만 비타민 대체재 아냐
마그네슘은 우리 몸속 300여 가지 요소에 작용하는 조효소(복합단백질로 이루어진 효소의 비단백질 성분)로, 결핍되면 눈 떨림이나 만성 피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마그네슘은 눈 떨림 또는 만성피로를 해결하는 특효약도 아니고, 비타민보다 뛰어난 영양성분도 아니다.

강남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환 교수는 "마그네슘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 신경세포 활성화에 관여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마그네슘 섭취를 통해 눈 밑 떨림이나 만성 피로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눈 밑 떨림이 심하고 피로감이 심한 환자가 마그네슘을 먹고, 좋은 효과를 보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그네슘을 복용하여 피로감이나 눈 밑 떨림이 호전되었다는 임상 연구는 성공한 적이 없다.

김 교수는 "마그네슘은 단순히 '조효소'로써 작동하기 때문에 마그네슘만 섭취한다고 해서 눈 떨림이나 만성피로 등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마그네슘은 필수 미네랄로 다양한 작용을 돕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마그네슘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는 게 비타민보다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한약사회 백영숙 학술이사(약사)는 "비타민과 마그네슘은 우열을 가릴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둘 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로 어느 것도 부족하면 안 되는 성분"이라고 말했다.

◇다재다능 마그네슘? 골다공증·불면증·두통 등 효과
마그네슘은 만능영양제는 아니지만, 특별히 유용한 사람이 있는 건 맞다. 전문가들은 공통으로 골다공증 환자에게 마그네슘 보충이 특히 유용하다고 전했다.

김정환 교수는 "마그네슘은 영양성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약물처럼 질환이나 증상에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경우는 없으나 마그네슘이 뼈 건강에 중요한 인자로, 칼슘과 함께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백영숙 이사는 "뼈는 칼슘과 함께 상당량의 마그네슘으로 구성돼 있기에 뼈가 약한 사람은 마그네슘을 보충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백 이사는 "마그네슘은 뼈 건강에 영향을 주는 비타민 D를 뼈로 운반하는 단백질과 결합하며, 비타민 D를 활성화하는 역할도 한다"며, "뼈가 약한 사람은 칼슘 외에도 마그네슘을 함께 보충하길 권한다"고 했다.

신경계 안정에 영향을 주고, 결핍되면 근육 수축을 유발하는 마그네슘의 특성은 불면증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이 있는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백영숙 이사는 "천연 이완제라고도 불리는 마그네슘은 세로토닌과 도파민 합성에도 관여해 기분 개선에 도움을 주고, 근육을 이완해 혈압 강하와 안정을 찾는데도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김정환 교수는 "일부 임상연구를 통해 마그네슘은 두통, 불면증, 당뇨 환자의 혈당 강하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약물치료와 함께 보조적으로 마그네슘 섭취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는 위장약 장기 복용자,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 심장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 등에게 마그네슘이 권장된다. 백영숙 이사는 "마그네슘은 위산에 의해 분해되고 흡수되는데 위장약 장기 복용자는 위산 억제제를 장기 복용해 음식을 통한 마그네슘 섭취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알코올 섭취는 세포 속 마그네슘을 고갈시키고, 마그네슘은 심장 근육 작용 등에 관여하기에 음주가 잦은 사람이나 현재 별다른 문제는 없으나 심장건강이 걱정되는 사람에게도 권하는 성분"이라고 말했다.

물론 마그네슘을 무작정 많이 먹으란 얘긴 아니다. 우리나라 성인 기준 마그네슘 1일 권장섭취량은 남성 350mg 내외, 여성 280mg 정도이다. 소아와 임산부는 적정 권장량이 정해지지 않았다. 서양의 경우, 소아는 성인보다 권장 섭취량이 적고, 임산부는 통상적인 여성보다 많은 양이 권고된다.

◇신장질환자는 위험… 건강하다면 일반 종합영양제도 충분
다양한 효과가 있는 마그네슘이지만 마그네슘 복용을 피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 콩팥질환이 있거나 콩팥기능이 저하된 사람, 장이 민감해 설사가 잦은 사람은 마그네슘제를 복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정환 교수는 "마그네슘은 신장 기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변비약으로도 쓰이는 성분"이라며, "콩팥에 문제가 있거나 설사가 잦은 사람은 일부러 보조제 형태의 마그네슘은 먹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도한 마그네슘 섭취는 오히려 두통이 생기기도 하고 구역감, 설사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약물을 먹는 사람도 마그네슘 복용을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에게 유용한 마그네슘이지만 골다공증치료제인 비스포스네이트와 동시에 먹으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테트라사이클린 또는 퀴놀론계 항생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엔 항생제 흡수율에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 백영숙 이사는 "마그네슘과 함께 복용했을 때 문제가 생기는 약이 있다"며, "대부분은 복약 간격을 충분히 두면 되지만, 부작용 없이 약과 영양제를 사용하려면 복용 전 의사·약사와 충분히 상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건강한 사람이라면, 종합비타민제 등을 복용하면서 마그네슘 보충제를 추가로 복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백영숙 이사는 "대부분의 종합비타민제, 종합영양제 등에는 소량의 마그네슘이 포함돼 있다"며, "건강한 사람이라면 그 정도 양으로도 충분히 마그네슘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이사는 "만일 마그네슘 추가 보충 대상이고 특정 증상이 있다면, 상황과 증상에 맞게 적절한 마그네슘 복합제를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손발이 저린 증상이 있다면 토코페롤 복합제, 생리 전 증후군이 심하면 피리독신 복합제, 골다공증이 있으면 비타민 D와 칼슘 복합제 등을 선택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2/10/202302100172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