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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은 매년 그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과 함께 ‘여성의 암’으로 불리지만, 남성에게도 발생하는 암인 만큼 모두가 조심해야 합니다.
유방암에서 중요한 유전자는 HER2, ER, PR입니다. ER, PR은 유전자가 아닌 호르몬 수용체의 종류이지만, 유방암에 있어서 유전자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방암과 유전자’ 하면 보통 BRCA 유전자를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이는 글의 뒷부분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990년대 말 유방암 유전자 연구를 통해, 유방암이 유전자 발현 양상에 따라 여러 종류로 분류되며 암 종류별 예후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연구에 이용된 그 많은 유전자에 대한 검사를 모두 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HER2, ER, PR 검사를 시행해 유방암을 분류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HER2 유전자는 유방암 환자의 20~30%에서 과 발현돼 있습니다. HER2 유전자가 과 발현된 유방암 환자들은 재발률 및 사망률이 유의하게 높습니다. 다행히 HER2 유전자 발현 유방암에 쓰이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재발 및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게 됐습니다. HER2에 대한 표적치료제로는 트라스투주맙, 퍼투주맙, 라파티닙이 있습니다.
ER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Estrogen Receptor)를 말합니다.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ogesterone Receptor)가 PR이고요. 이 두 가지가 발현된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에 의해 암이 자극을 받아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르몬수용체인 ER, PR은 단백질 검사를 시행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HER2의 경우 1차적으로는 ER, PR과 마찬가지로 단백질에 대해 면역조직화학염색을 시행하지만, 양성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2차적으로 추가 유전자검사를 통해 HER2 유전자의 증폭 여부를 판단합니다.
유방암은 주로 ▲호르몬 수용체(ER, PR)에 관계없이 HER2 유전자가 양성인 경우 ▲호르몬 수용체는 양성이면서 HER2 유전자는 음성인 경우 ▲호르몬 수용체와 HER2 모두 음성인 경우(삼중음성암)로 크게 나뉩니다. 이 세 분류 방식에 따라 치료를 달리 합니다. 여기에, PIK3CA, NTRK, ESR1 유전자 변이 여부도 확인하고요. 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음성이면서 PIK3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알펠리십 표적치료제를 고려하는 식입니다.
물론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 요인을 종합해 추가 항암요법 여부, 항암요법의 종류 및 표적치료제 사용 여부 등을 결정합니다. 새롭게 개발된 표적치료제의 사용 가능 여부도 국내의 보험 급여 허가 사항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문제는 삼중음성암(호르몬 수용체와 HER2 모두 음성인 유방암)인 경우입니다. 앞서 언급한 표적치료제 등의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나은 치료법을 반드시 개발해야 하는 유방암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개의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통합적 유전자 검사인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유전체기반분석)이 꼭 필요합니다. 유전자를 다각도로 폭 넓게 분석해 치료 계획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첫 번째 칼럼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암의 일부는 유전성(가족성)입니다. 유방암은 유전성 유방암의 비율이 10% 정도를 차지합니다.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유전성 유방암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게 바로 앞서 말한 BRCA입니다. BRCA1, BRCA2 유전자의 치명적인 돌연변이가 원인이 돼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젊은 연령에서 진단된 유방암, 삼중음성 유방암, 양측성 유방암, 유방암과 함께 발생한 난소암 또는 췌장암, 남성 유방암 등에 해당한다면 BRCA 유전자에 대한 돌연변이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BRCA 돌연변이가 발견됐다면 가족력, 나이, 다른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추가 검사를 시행합니다. 예방적 절제수술을 선택하거나, 일반인에 비해 더 자주 정기 검진을 시행하는 등의 대처를 해야 합니다.
물론 유전자 돌연변이가 존재한다고 해도 100% 암으로 연결되는 건 아닙니다. 반대로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도 방심할 수도 없습니다. 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드문 빈도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이 돼 암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암 검진을 정기적으로 꼭 받고, 식이요법이나 운동 등 건강한 삶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치료 선택 역시, 유전자 돌연변이 상태가 비슷하더라도 그동안의 생활, 암의 진행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하셔서 꼭 맞는 치료를 잘 찾으시길 바랍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7/25/20220725014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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