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감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그리고 물로 결정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테이크는 역시 씹는 맛이지.'
맛과 질감. 흔히 하는 이 말에서 식품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 신기하게도 이 두 가지는 아예 다른 분자에서 기인한다. 맛 분자와 질감 분자가 따로 있는 셈이다. 어떻게 다른지 알면 풍미와 식감이 훌륭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질감, 네 가지 분자로 결정돼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그리고 물, 이 네 가지가 질감 분자다. 동시에 식품을 구성하는 약 99%의 분자이기도 하다. 다른 분자들에 비해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데다, 많이 들어간다. 특히 물이 많은 함량을 차지하는데, 건조해 보이는 밀가루도 15%는 물이다. 이 분자들은 맛이 안 난다.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가 인지할 수 없다. 분자 크기가 커 미각과 후각 수용체에 결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질감은 네 가지 분자들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어떻게 결합하고 변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쿠키 등 식품 개발 방법을 제안하는 삼양사 식품바이오연구소 솔루션센터 관계자는 "각 질감 분자별로 질감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데, 쿠키를 예로 들어보면 밀가루의 전분과 설탕에서 유래하는 탄수화물은 쿠키 골격을 형성하고, 먹을 때 바사삭 깨지는 식감을 부여한다"며 "밀가루의 글루켄, 분유, 계란 등에 있는 단백질은 분자 간 결합을 만들어 쿠키가 쉽게 바스러지지 않게 붙들고, 버터, 쇼트닝, 마가린 등 지방은 단단한 조직 사이를 채워 조직을 무르고 부드럽게 한다"고 말했다. 네 가지 분자 간 결합과 형태 변화도 질감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식품을 분자 상태에서 이해한 뒤, 조리할 때 일어나는 변화까지 고려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자 요리'다. 잘 알려진 분자 요리 조리법으로 '수비드(sous vide)'가 있다. 단백질 변성을 고려해 나온 것으로, 스테이크를 밀봉한 뒤 약 50~65℃ 저온으로 장기간 익히는 방법이다. 단백질은 약 40℃부터 변형되기 시작하는데, 고온에서 구울수록 수축이 심해 질겨진다. 근육에 있는 마이오신 섬유 부분과 콜라겐은 60℃ 이상으로 가열해야 식감이 부드러워져 50~65℃로 장기간 익히면 더 맛있다.
◇식품 속 1%가 맛 구성
맛 분자는 아주 작고, 또 적다. 삼양사 식품바이오연구소 솔루션센터 관계자는 "1% 미만 소량으로 사용하는 향료로 맛이 정해지는데 같은 반죽에 바닐라 향을 사용하면 바닐라 쿠키, 버터 향을 사용하면 버터 쿠키, 양파 향을 사용하면 양파 쿠키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맛 분자는 후각 분자와 미각 분자로 구성되는데, 특히 후각 분자가 맛의 풍미를 결정한다. 우리는 약 390개 종류의 후각수용체를 가지고 있는데, 조합해 1만 개 이상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다. 분자 크기가 작을수록 수용체에 쉽게 결합한다. 실제로 맛 분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보다 100만~10억 분의 1 정도로 작다. 미각 분자는 혀와 입천장에 있는 미뢰(미각 수용체가 있는 세포)와 결합한다. 미뢰로 우리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등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작기 때문에 조그마한 변화로도 또 다른 맛을 낼 수 있다. 설탕에 산을 넣거나, 와인에 소금을 첨가하는 식이다. 작은 맛 분자만 채집해 음식에 넣은 사람도 있다. 스페인 카탈로니아 엘 셀러 드 칸 로카 레스토랑 조르디 로카 제빵사는 오래된 책 맛이 나는 요리를 만들었다. 실제 고서에 라드(돼지기름)를 오랜 시간 바르고, 증류해 맛 분자(후각 분자)를 분리해 낸 요리에 사용했다.
한편, 질감 분자도 맛 분자가 될 수 있다. 아주 작게 분해해 수용기와 결합할 수 있게만 하면 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7/15/20220715014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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