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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뇨교실

유전자 조절로 제1형 당뇨병 위험 줄인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1. 11. 24.

[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특정 유전자를 억제해 제1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CCR2라는 수용체에 대한 특정 유전자를 억제함으로써 제1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Journal of Translational autoimmunity’에 실렸다.

제1형 당뇨병은 면역 체계가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 및 파괴하여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베타 세포는 췌장에서 이자섬(Islet)을 형성하고 있다.

제1형 당뇨병의 자가면역 성질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면역 체계가 왜 췌장에 작용하게 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며, 연구자들은 유전자와 면역 체계 사이의 관계에서 그 단서를 찾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제1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의 역할을 조사했다.

제1형 당뇨병과 관련된 염색체 내 특정 부분인 좌위(Locus) 3p21,31은 CCR2라는 수용체를 포함해 다양한 단백질에 대한 코드를 만드는데, CCR2는 CCL-2라는 사이토카인과 결합하면 T 림프구를 활성화하고 대식세포를 모이게 하여 염증반응을 유도한다.

기존 연구를 통해 CCL-2의 수치가 제1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간에 다르다는 것은 확인되었지만, CCL-2 수치가 증가했는지 감소했는지를 두고 연구마다 상반된 결과를 보여 이를 해석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원들은 CCL-2 수치와 제1형 당뇨병 사이의 혼란스러운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태어날 때부터 제1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컸던 유아 310명을 추적한 ‘Diabetes Autoimmunity Study in the Young(DAISY)’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310명의 유아 가운데 42명은 이자섬에 대한 자가항체가 형성되었으나 제1형 당뇨병에 걸리지 않았다.

즉, 췌장에 있는 인슐린-생성 세포에 대해 면역 체계가 작용하긴 했으나 제1형 당뇨병이 발생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고 연구원들은 이 그룹의 유아들을 ‘비진행자’로 분류했다. 반면, 48명의 유아는 실제로 제1형 당뇨병에 걸렸고 ‘진행자’로 분류됐다.

연구팀이 유아 310명을 이자섬 항체 또는 제1형 당뇨병이 없는 대조군 220명과 비교한 결과, ‘진행자’와 ‘비진행자’의 혈중 CCL-2 수치는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또한 연구원들은 자가항체 양성인 유아들에서 제1형 당뇨병이 진행됨에 따라 CCL-2 수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진행자’와 ‘비진행자’ 그룹에서 CCL-2를 면역세포와 결합하게 하는 CCR2 수용체 수치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연구원들은 수용체가 많아지면 더 많은 CCL-2가 수용체에 결합하여 염증을 일으키고 췌장에 손상을 입히는 것이며, CCL-2가 수용체에 결합하기 때문에 반대로 혈액 내에서 자유롭게 떠도는 CCL-2 수치는 감소하는 것이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CCR2를 억제하여 이자섬으로 면역세포가 모이는 것을 막음으로써 이자섬 자가항체를 가진 사람의 제1형 당뇨병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전문가들은 어떤 유전자가 제1형 당뇨병과 연관이 있는지 확인함으로써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큰 사람들을 발견할 방법을 확보할 수 있고, 제1형 당뇨병의 유전학에 대해 더 이해하는 것은 새로운 예방법과 치료법을 마련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가 CCL-2가 억제되면 제1형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이러한 접근법이 임상에 적용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재백 jaebaek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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