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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방사선

의료 종사자 피폭량 '천차만별'… 환자는 안전할까?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1. 5. 21.

피폭량 비교적 많은 PET-CT 검사 후 ‘밀접 접촉’ 자제를

PET-CT를 찍기 위해 투약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는 촬영 후에도 일정 시간 남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방사선 피폭이 위험하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졌지만, '어느 정도'의 방사선량이 위험한 것인지는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소량의 방사선 피폭은 일상 속에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겪게 된다. 특히 엑스레이, CT 촬영 등 병원에서의 진단 검사를 통해 노출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진단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폭량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어서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비교적' 피폭량이 많은 PET-CT를 촬영한 후에는 약 6시간 정도 주변인과 밀접한 접촉은 피할 것을 권한다.

◇방사선 무서워 검사 피한다?… 질병이 더 위험합니다
방사선 노출이 두려워 진단 검사를 피할 필요는 없다. 한국수력원자원 방사선보건연구원에 따르면 흉부(가슴) 기준으로 엑스레이 촬영에는 0.05mSv, CT 촬영에는 8mSv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한국인 평균 연간 자연 방사선 노출량은 3mSv이며, 인체 부작용이 확인된 최소 방사선량은 100mSv이다. 문제가 될 만큼의 방사선에 노출되려면 엑스레이 촬영을 2000번, CT 촬영을 13번이나 해야 하는 것. 100mSv에 노출되면 즉각적인 영향은 없지만, 향후 암 발병률을 0.5%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CT 촬영을 13차례 했다고 하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노출된 방사선의 경우 단기간에 급격하게 노출된 방사선에 비해 부작용 위험은 적다.

다만 각종 암이나 치매 진단 목적으로 쓰이는 PET-CT 검사의 경우 일반 CT 검사보다는 비교적 피폭량이 많다. PET-CT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구성된 약물(FDG-F18)을 체내에 주입한 후, 방사선 발생량을 측정하는 검사법이다. 촬영할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10~25mSv 정도다. 대개 PET-CT 검사는 정기적으로 시행하지는 않으므로 환자가 크게 적정할 필요는 없는 수준이다. 환자에게 주입한 방사성 물질은 일정 시간 이후 완전히 사라지는데, 사라지기 전까지는 밀접 접촉한 주변인에게 미량의 방사선이 전달될 수 있다.

◇매일 환자 보는 의료기관 종사자, 피폭량 다소 우려
국제성모병원 영상의학팀 오종인 방사선사 연구팀은 PET-CT 촬영 환자와 밀접 접촉하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방사선 피폭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직군에 따라 피폭량에 차이가 있었다. 환자 1명에게 받는 피폭선량 기준, ▲핵의학 근무자는 2.22μSv(0.002mSv) ▲초음파 근무자는 57.4μSv(0.057mSv) ▲혈관조영검사 근무자는 59.18μSv(0.059mSv) ▲CT실 근무자는 1.04μSv(0.001mSv) ▲진료 의사는 3.27μSv(0.003mSv)의 방사선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적은 수치 같지만, 이들이 1년간 매일 환자를 검사한다면 피폭선량은 수백 배로 늘어난다.

오종인 방사선사는 "초음파나 혈관조영검사는 환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오랜 시간 검사를 하므로 근무자의 피폭선량이 많았다"며 "PET-CT 검사 후 다른 검사를 진행하기까지 최소 6시간의 간격을 두고 검사를 진행한다면 근무자의 불필요한 피폭선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제성모병원에서는 PET-CT를 진행한 환자의 경우, 6시간이 지난 이후에 다른 검사를 진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연구팀은 "방사선 피폭은 결정적 영향뿐 아니라 확률적 영향으로 장해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피폭선량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9년 의료방사선 종사자의 연간 평균 방사선 피폭선량은 0.45mSv로, 국내법에 따른 방사선 근무자의 연간 선량 한도(50mSv)에 비하면 1/100에 불과했다. 다만, 해외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본 의료방사선 분야 종사자의 연간 평균 방사선 피폭선량은 0.3mSv, 캐나다는 0.06mSv, 독일은 0.05mSv 등으로 국내보다 훨씬 낮다.

◇PET-CT 찍은 후, 6시간 동안은 '밀접 접촉' 자제를
환자와 오랜 시간, 가까이 있는 근무자들에게 피폭량이 많았다면 환자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보호자들은 괜찮을까? 오종인 방사선사 연구팀에 따르면 보호자나 간병인이 PET-CT를 찍은 환자와 24시간 접촉했다고 가정했을 때 노출되는 피폭선량은 27.53μSv(0.027mSv)이었다. 1년에 2회 촬영한다고 가정해도 연간 피폭량은 55.06μSv(0.056mSv), 이는 앞서 초음파 검사자가 환자 1명당 받는 피폭량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걱정할 만큼의 피폭량은 아니라는 것.

아주 작은 피폭량이라도 걱정된다면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임신 가능성이 있다면 엑스레이 검사도 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임산부나 영·유아는 주의할 것을 권한다. 연구팀은 "PET-CT 촬영 후 6시간 동안은 임산부, 어린이와 매우 밀접한 접촉은 피하는 게 낫다"며 "다만, 1m 이상만 거리를 둬도 피폭량은 현저히 줄어드니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5/18/202105180152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