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연구
구인두암 치료를 위한 면역항암제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면역학적 분류법이 개발됐다. 이를 통해 면역항암제 효과를 예측하고 알맞은 전략을 적용해 더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세암병원 두경부암센터 종양내과 김혜련·조병철·김민환·홍민희 교수팀과 두경부외과 고윤우·박영민·김다희 교수팀 및 에비슨의생명연구소 김재환, 표경호 박사팀은 구인두암의 면역학적 분류법을 제시하고, 면역성이 높은 구인두암 타입의 경우 면역 치료제가 높은 효과를 보임을 밝혀냈다.
구강~후두 점막에서 생기는 구인두암은 진단 시 보통 3~4기에서 발견돼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나쁜 난치암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두경부암으로는 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침샘암 등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구인두암 환자는 2015년 767명에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2019년 1015명까지 늘었다. 그중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과 연관된 구인두암의 경우 최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두경부암의 일부 환자에서는 최근 키트루다, 옵디보 같은 면역항암제가 효과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항암효과를 예측·향상하는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구인두암으로 수술을 받거나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 37명의 조직을 수집해 차세대염기서열 분석법(NGS), 다중 면역화학염색법 등 종합적인 분자 분석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결과, 구인두암은 면역과 관련한 유전자 발현, T세포 침투 정도 등 면역학적 특성에 따라 ▲고면역성 타입(immune-rich) ▲간엽성 타입(mesenchymal) ▲T세포가 모두 부족한 타입으로 분류됐고, 각각의 타입에 맞는 치료법이 필요함이 제시됐다.
‘고면역성 타입’의 경우 수술 후 예후가 좋으며, 면역항암제 치료에서도 높은 반응을 보였다. T세포가 종양 주위에서만 맴돌고 침투하지 못하는 ‘간엽성 타입’의 경우 암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TGF-beta 경로 활성이 높게 측정됐다. 따라서 추후 면역항암제와 TGF-beta 억제제의 병합 치료가 시도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T세포가 모두 부족한 타입에서는 면역항암제 반응이 낮아 다른 치료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시됐다.
김혜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구인두암 환자의 타입에 따라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환자 치료나 임상시험에 사용할 수 있는 분자 진단법을 개발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는 다른 암종에는 적용이 어렵지만, 연구를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련 교수는 “구인두암이 아닌 다른 암에 적용은 어렵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다른 연구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암 저널(British Journal of Cancer,SCI IF 5.9)’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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