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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방사선

종양 위치 정밀 확인… 췌장암 등 '맞춤형' 방사선치료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0. 3. 21.

인천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MRI 등을 활용한 첨단기기의 등장으로 방사선치료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조사(照射) 부위를 정밀하게 선택해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면서 암(癌)에 대한 '맞춤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 중이다. 특히 수술이 어려운 췌장암, 간암, 폐암 같은 고난도암에 적용할 수있다. 인천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명수 교수는 "방사선을 잘 다룰 수 없던 예전과 달리 기술이 발달해 종양에 충분한 방사선량을 조사할 수 있다"며 "이제 방사선치료를 통해 재발방지, 종양 크기 축소 효과뿐 아니라 완치까지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MRI 기반 방사선치료기는 실시간으로 종양 위치를 파악하며 알맞은 양의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의 크기를 줄인다.
MRI 기반 방사선치료기는 실시간으로 종양 위치를 파악하며 알맞은 양의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의 크기를 줄인다. /인천성모병원 제공
◇수술 어려운 암에 적합

암(癌)치료법은 3가지 정석이 있다.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다. 방사선치료는 그중 사용조건이 까다로워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너무 적은 양의 방사선을 사용하면 종양을 제거하지 못하고, 너무 많이 사용하면 주변 장기까지 손상되기 때문이다. 김명수 교수는 "방사선량을 신체기관이 견딜 수 있는 견딤선량에 맞춰 알맞게 조사해야 한다"며 "각 신체 부위마다 견딤선량이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방사선치료는 피로감이 심하고, 주변 장기가 손상되는 등 부작용이 심하다고 알려졌다. 김명수 교수는 "기존의 방사선치료기는 엑스레이나 CT를 통해 종양이 어딨는지 파악한 다음 방사선을 조사했다"며 "환자가 움직이거나 숨을 쉬면 종양 위치가 변해 치료범위를 실제 종양 크기보다 넓게 잡아야했다"고 말했다. 이때 주변의 정상 조직까지 방사선에 피폭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메르디안 라이낙 같은 MRI 기반 방사선치료기가 등장하며 부작용이 많이 사라졌다. 메르디안 라이낙은 종양 위치를 계속 확인하며 방사선을 정확히 조사할 수 있는 치료장비다. 김명수 교수는 "MRI를 통해 실시간으로 종양 위치를 파악하며 알맞은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다"며 "주변 조직에 대한 방사선 노출을 최대한 줄이기 때문에 치료효과는 높이고, 합병증, 장기손상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기에 탑재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방사선량을 자동으로 계산하고, 종양 위치가 변하면 치료계획을 2~3분 안에 수정할 수 있어 안정성과 치료 효과도 보장된다.

방사선치료는 특히 수술이 불가능한 종양에 효과적이다. 그중 췌장암이 대표적이다. 김명수 교수는 "췌장은 방사선에 민감한 십이지장 바로 옆에 붙어 있어 방사선을 알맞게 조사하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메르디안 라이낙 같은 장비를 통해 부위를 확인하며 방사선량을 알맞게 조사하면 종양 크기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확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면 조기 두경부암은 60~90%가 완치되며, 조기폐암도 90%에서 치료 효과가 있다. 김명수 교수는 "전립선암, 자궁경부암, 뇌종양 등에 완치를 목표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어 기술 진화로 '맞춤 치료' 가능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은 방사선과 방사능을 헷갈려서 생긴 오해다. 방사선을 내뿜는 '방사능'은 신체에 해롭지만, 영상촬영에 쓰이는 방사선은 건강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 온종일 방사선에 노출되는 의료진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게 증거다.

김명수 교수는 "영상과에서 방사선은 수술 의사의 메스처럼 매일 사용하는 도구"라며 "엑스레이, CT 등에 쓰이는 방사선을 활용하므로 신체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사선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환자 상황에 알맞은 '맞춤치료'가 가능해졌다. 김명수 교수는 "일부 초중기 암에서는 완치를 목적으로 방사선치료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술이나 항암치료와 병행하는 등 방사선은 맞춤 치료에 도움을 주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7/202003170274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