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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환자를 위한 작은정보

따라쟁이 뇌세포 ‘거울뉴런’ 이용해 면역력 UP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0. 3. 15.

코로나19 이기는 면역짱 도전 (3)

거울 보고 있는 여자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이기는 면역짱 도전]에서 우리가 가진 '바이러스 치료제'인 면역력을 강화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전합니다.

"이 사진을 좀 보세요"

독일 함부르크의과대학의 마티아스 아우구스틴(Matthias Augustin) 교수가 특이한 실험을 했다. 단순포진(HSV)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입술에 염증이 잘 생기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음식물 쓰레기, 죽은 파리 등 부정적인 이미지의 사진을 잠깐 지켜보게 했다.

실험 결과, 환자들의 40%가 입술 염증이 악화되고 혈중의 염증 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부정적인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고 곧 병을 키운다'는 것이 아우구스틴 교수의 결론이다.

그렇다면 이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뇌졸중 재활의 세계적 병원인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 연구팀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중풍 환자들에게 4주간 자유롭게 움직이는 건강한 사람들의 일상을 지켜보게 했다.

실험 결과, 건강한 사람들의 행동을 지켜본 환자들이 다른 환자들에 비해 더 빨리 회복되었다.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를 촬영한 결과, 실제로 그들의 손상된 뇌지도(뇌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가 빠르게 재생되고 있었다. 비록 자신은 움직일 수 없지만 건강하게 움직이는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화내는 사람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호르몬 분비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병세가 달라지는 것은, 우리의 뇌에 보이는 것을 모방하는 신경세포인 거울뉴런(mirror neurons)이 있기 때문이다. 거울뉴런은 거울로 따라하듯 자신이 보는 것을 직접 행동할 때처럼 활성화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거울뉴런을 처음 발견한 것은, 세계적인 신경심리학자 지아코모 리졸라티 교수의 원숭이 실험을 통해서다. 바나나를 먹는 친구의 모습을 보는 원숭이의 뇌 안에서도 실제로 바나나를 먹을 때 사용하는 뉴런이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타인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실험 참가자들의 뇌를 촬영한 결과, 실제 자신이 움직인 것처럼 관련 뇌의 영역이 활성화되었다.

행동이 아니라 사진 한 장을 보는 동안에도 우리의 뇌는 영향을 받는다. 거울뉴런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함께 오래 산 부부가 닮아가는 이유를 과학의 눈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UCLA의 신경과학자 마르코 이아코보니(Marco Iacoboni) 교수는 보다 방대한 거울뉴런 실험을 통해 '내가 보는 대로 뇌가 변한다'는 것을 다양하게 증명했다. 이를테면 가수의 공연을 보면 노래 관련 신경활동이 활성화되어 자신이 노래하는 것처럼 반응한다. 스트레스를 받아 화내는 사람을 보면 자신도 스트레스호르몬이 분비되어 어둔 감정에 빠지고, 웃는 사람을 보면 웃음 관련 신경활동이 활성화되어 밝은 감정을 일으킨다.

자신의 뇌가 따라하도록 밝은 대상에 주목하자

코로나19 유행으로 불안감이 많은 요즘, 집안 환경을 밝게 만들어 따라쟁이 거울뉴런이 모방하도록 이끌자.

* 사랑하는 사람의 웃는 사진,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의 역동적인 사진 등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수시로 본다.

* 컴퓨터와 휴대전화 바탕화면 등 자주 보는 곳에 밝은 감정이 드는 사진을 배치한다.

* 초록식물, '사랑해. 고마워'라는 글귀가 쓰인 생활소품 등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소품을 잘 보이는 곳에 둔다.

* 코로나19 관련 어두운 뉴스에만 집중하기보다 밝은 뉴스를 찾아본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내가 무엇을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느냐, 즉 무엇에 주목하며 사느냐가 곧 면역력과 직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산모들이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좋은 것만 보고 듣고 생각하는 전통 태교법이 매우 과학적이라는 사실을 첨단 과학이 증명한 셈이다. 삶의 밝은 면에 집중하며 사는 것. 이게 바로 면역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3/20200313016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