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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비만

요요보다 무서운 식욕억제제, 약 많으면 주의해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9. 11. 9.

식욕억제제를 찾는 사람이 많다. 마른 체형을 선호하며 수요가 해마다 증가 추세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분석에 따르면, 국민 45명 중 1명꼴로 식욕억제제를 처방 받았다. 여성이 대부분(92.7%)이었다. 30대(30.3%)가 가장 많고, 40대(29.6%), 50대(17.2%), 20대(16.9%), 60대(4.8%) 순이었다. 한번에 대개 1개월 복용량을 처방 받았지만 3개월을 초과한 처방도 9만건(2%)에 달했다. 두 가지 이상의 식욕억제제 성분을 중복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국내 식욕억제제 시장 규모는 2018억원에 달했다. 한해동안 공급된 약이 4900억개 이상이다. 식욕억제제, 이렇게 먹어도 괜찮은걸까.

체중 재는 모습
식욕억제제를 먹더라도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요요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BMI 30이상 비만, 3개월 이내

식욕억제제는 뇌 시상하부 식욕중추에 작용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거나, 포만감을 높인다.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고혈압·고지혈증 등 관리가 필요한 비만 환자에서 단기적 보조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식욕억제제로 허가받은 의약품 성분은 사용이 많은 순서대로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로카세린, 마진돌 등이다.

이들 성분은 오남용시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있다. 제조·​판매·​투약 등을 식약처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구입했다면 판매자와 함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류’ 위반으로 형사 처벌을 받는다. 이처럼 관리하는 이유는 중독성이 강력해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암페타민과 유사…중독성 강해​

식욕억제제 부작용은 살이 더 찌는 요요현상보다 무섭다.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성분은 중추신경을 흥분시킨다. 이들은 강력한 중추신경 흥분제인 암페타민과 작용이 유사하다.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는 동시에, 도파민의 재흡수를 차단해 약물에 대한 보상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의존 가능성이 높다. 복용 후 위장관에서 빠르게 흡수돼 효과가 나타난다.

약은 작용과 부작용이 있다.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성분은 가슴 두근거림, 빠른 맥박, 혈압 상승, 숨이 참, 몸 떨림, 가슴 통증, 불안감, 현기증, 불면증, 두통, 입 마름, 발작, 성적 충동, 두드러기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 과량 복용하면 환각, 경련, 혼수상태, 사망 등에 이를 수 있다. 또한 부정맥, 고혈압, 저혈압 등 순환계에 심각한 이상반응이 생길 수 있다. 로카세린 성분은 두통, 어지러움, 복부 불쾌감, 구역, 변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청소년·우울증약 복용자 등 금기

식욕억제제는 1개월 이내 단기로 투약하는 게 좋다. 식약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 가이드에 따르면, 식욕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폐동맥 고혈압이나 심장병과 같은 부작용 위험이 높아진다.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들의 혈압이 상승한 폐동맥 고혈압은 평균 생존기간이 3년일정도로 치명적이다. 심장 판막에 문제가 생겨도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가쁘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염근상 교수는 “펜터민 성분의 체중감량 효과가 첫달 10이라고 가정하면, 둘째달 5, 셋째달 2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3개월 이상 쓰는 것에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식욕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다가 중단하면 극도의 피로와 우울증, 잠이 오지 않음, 중증의 피부병, 자극에 과민해짐, 성격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16세 이하 소아청소년이나, 14일 이내에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는 식욕억제제를 먹으면 안 된다. 이외 녹내장, 갑상선기능 항진증, 폐동맥 고혈압, 중증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동맥경화증 등이 있어도 피한다.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수유 중인 여성도 복용하지 않는다. 식욕억제제를 다른 식욕억제제와 병용해서도 안된다.

◇​"처방 약 1~2알 이상이면 주의"

동국대일산병원 비만대사영양센터 오상우 교수는 “펜플루라민, 시부트라민 등 부작용이 심각한 식욕억제제들이 퇴출돼 이제는 잘만 쓰면 괜찮다”면서도 “일부에서 식욕억제제의 여러 성분을 섞거나, 건강기능식품과 병용하고, 한번에 여러개 복용하는 등 안전하지 않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염근상 교수 또한 “식욕억제를 위해 처방 받은 약이 1~2알 이상이라면 위험한 경우이니 주의하라”고 말했다. 식욕억제제 등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했다가 사망한 사례들이 있다.

어떤 식욕억제제도 완벽한 다이어트 방법이 아니다. 염근상 교수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지 않고 식욕억제제에 의존해서 체중이 감량된 경우는 약 끊으면 꼭 요요현상이 나타난다”며 “지방이 아닌 근육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식욕억제제는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3~6개월간 노력해도 체중이 10%도 줄지 않는 경우에 단기간 보조요법으로 쓴다. 1개월간 복용해도 체중감량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복용을 중지한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5/201911050178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