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병원 치료/수술

"출혈 고위험군·암 수술 예정 환자는 '비폴리머 스텐트' 고려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9. 6. 16.

김효수 교수와 어반 교수 대담
스텐트 수술 후 출혈 위험 환자는?

심장 스텐트 수술은 혈관이 막혀 급성 심근경색 같은 질환이 생겼을 때, 혈관을 뚫어주는 치료법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약물방출형 심장 스텐트에는 ‘폴리머’(혈전이 생기지 않게 해 주는 약물을 스텐트에 부착해주는 역할을 하는 물질)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폴리머는 성분 특성상 혈전(피떡)이 생길 위험이 있다. 때문에 수술 후 아스피린과 항혈소판제제 두 종류 약물을 약 1년 복용한다. 이를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이라고 부른다.

약물방출형 심장 스텐트는 현재 의료 현장에서 활발하게 쓰여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잘만 하면 큰 문제가 없다. 단, 이중항혈소판요법 기간을 줄이는 게 좋은 사람도 있다. 이중항혈소판요법 기간을 줄이는 게 좋은 사람은 누구이며, 어떤 방법이 도움이 될까? 스텐트 수술 권위자인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와 스위스 투르병원 순환기내과 필립 어반 교수에게 들어봤다.

필립 어반 스위스 투르병원 교수(왼쪽).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Q. 이중항혈소판요법은 무엇이며, 왜 사용하나?

어반: 스텐트는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치료다. 혈전이 생기면 혈관이 다시 막힐 수 있다. 때문에 수술 후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아스피린과 항혈소판제 약물을 매일 함께 투여한다. 이것이 이중항혈소판요법이다. 약 1년간 지속해야 한다. 이중항혈소판요법처럼 혈전을 없애는 치료는 출혈 위험이 증가한다는 한계가 있다. 외부 상처 뿐 아니라, 내부 장기에서 미세한 상처가 생기기도 하는데 지혈이 되지 않아 위험할 수 있다. 이중항혈소판요법은 필요하나, 일부 환자는 기간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Q. 이중항혈소판요법 기간을 줄여야 좋은 사람이 따로 있나?

김효수: 출혈 위험이 특히 높은 사람(출혈 고위험군)은 그렇다. 과거에는 출혈 고위험군 정의가 제각각이어서 어떤 사람이라고 정확히 결론내리기 어려웠다. 최근에는 어반 교수를 주축으로 유럽·미국·한국·일본의 전문가 20인이 모여 학술 연구팀을 구성했다. 연구팀은 활발한 학술 교류를 통해 출혈 고위험군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어반: 지난 5월 유럽심혈관중재시술학회에서 고위험군 기준을 발표했다. ▲빈혈 ▲간기능 부전 ▲콩팥기능부전 ▲혈소판 감소증 ▲과거 출혈 사건 경험 ▲혈전억제제 투여 중 등이 출혈 고위험군 조건이다.

Q. 스텐트 환자 중 출혈 고위험군의 비율은?

어반: 현재 데이터로는 정확한 수치 예측이 어렵지만, 25% 정도라고 추측한다. 50% 정도로 보는 전문의도 있다.

김효수: 최근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에서 동서양 환자별 혈전·출혈 위험 비율을 비교한 논문을 발표했다. 스텐트 시술을 받은 한국인 환자는 서양 환자에 비해 혈전 위험이 절반 수준이었다. 출혈 위험은 2배에 달했다. 한국인은 출혈 위험성이 높아,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Q. 출혈 고위험군인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좋나?

어반: 폴리머 성분이 없는 '비(非)폴리머 약물 코팅 스텐트'를 사용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유럽심장학회의 이중항혈소판요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출혈 고위험군은 일반 금속 스텐트보다 비폴리머 약물 코팅 스텐트 사용이 권고된다. 비폴리머 약물 코팅 스텐트를 쓰면 이중항혈소판요법사용 기간이 짧아진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최소 1개월 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다. 이중항혈소판요법 사용 기간이 줄어들면 출혈 위험도 줄어든다.

Q. 출혈 고위험군 외에 이중항혈소판요법 사용 기간을 줄이는 게 유리한 사람이 있다면?

김효수: 심장 스텐트를 해야 하는 환자인데 암이 발견돼, 암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원래는 스텐트 삽입을 먼저 하고, 3개월을 기다린 뒤 암 수술을 했다. 혈전 방지를 위해 적어도 3개월은 이중항혈소판요법을 해야 해서다. 이 때 비폴리머 약물 코팅 스텐트를 사용하면 한 달만에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중단, 빠르게 암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1/201906110212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