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 전단계, 비흡연 환자에 많아… 3~6개월 추적하며 수술 결정해야 크기 1㎝ 넘으면 절제하는 게 좋아
암 사망자 수 1위 폐암. 폐암은 조기 발견이 잘 안 된다. 위암은 조기발견율이 61.6%, 유방암 57.7%인데 비해 폐암은 20.7%에 불과하다(보건복지부 자료). 대부분 증상이 없고, 조기검진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선량 흉부 CT상 뿌연 간유리음영(왼쪽 원 안)이 6년 후 폐암(오른쪽 원 안)으로 진행된 모습.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최근 '폐암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간유리음영(GGO) 단계에서 수술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간유리음영은 저선량 흉부 CT상에서 폐 조직이 뿌연 유리(간유리)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간유리음영은 놔두면 결국 폐암까지 진행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성수 교수팀이 폐암이 의심돼 수술 받은 환자 중 순수 간유리음영으로 진단된 44례를 조직검사한 결과, 43례에서 암세포가 확인됐다.
이성수 교수는 "간유리음영은 폐암 중에서도 선암(腺癌)의 전단계"라며 "선암은 비흡연 폐암 환자에게 많다"고 말했다. 폐암의 30%는 흡연력이 없는 비흡연 폐암이고, 여성 폐암 환자의 90%가 비흡연 폐암이다. 비흡연 폐암 환자는 정기검진을 받지 않아 대다수가 4기에 진단이 된다. 따라서 간유리음영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간유리음영 진단을 받았다면 바로 수술을 하지 않고 3~6개월간 지켜본다.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문영규 교수는 "폐렴 등을 앓아도 CT상으로 간유리음영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최소 3개월은 꼭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간유리음영의 크기가 2㎝까지는 두고 보고, 일본은 1.5㎝까지 두고 본다. 이성수 교수는 "우리 병원 조사 결과 간유리음영이 1㎝만 돼도 대다수가 암이기 때문에 폐암의 위험성을 고려했을 때 1㎝ 이상이면 조기에 수술을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폐암이라면 한쪽 폐의 3분의 1혹은 2분의 1을 제거해야 하지만, 간유리음영은 부분 절제를 해도 된다. 문영규 교수는 "간유리음영은 특히 아시아 여성에게 많다"며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55세에는 한 번 정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