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혈관은 도시의 수도관처럼 몸 곳곳에 산소와 각종 영양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눈에 보이는 혈관을 잘 관찰하면 혈관의 미세한 변화를 알아챌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 심해지면 눈의 망막혈관에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혈압이 높아지면서 망막 출혈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를 '고혈압 망막병증'이라 한다.
◇고혈압 정도에 따른 망막 상태 변화 달라
고혈압이 지속되면 망막 중심 혈관이나 망막 분지 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수 있다. 상계백병원 안과 김재석 교수는 "초기에는 망막동맥이 전반적으로 가늘어진다"며 "이후 만성적인 동맥경화성 변화가 발생해 동맥벽이 혼탁해지고 망막세동맥에 의해 망막세정맥이 눌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고혈압 증상이 심하면 혈관을 이루고 있는 근육과 내피세포가 손상 받아 망막 혈관 벽의 손상이 발생되고, 이에 따라 지질의 누출, 망막출혈 및 망막신경섬유층에서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매우 심한 고혈압에서는 시신경유두(망막 위 시신경이 모여 뇌로 들어가는 곳) 부위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그 부위가 뭇기도 한다. 이 단계까지 진행한 경우 심장, 뇌, 콩팥 기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생존율마저 영향받을 수 있다.
◇완전히 막히면서 시력 떨어지기도
고혈압으로 인한 망막혈관 변화는 다른 망막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망막분지정맥폐쇄'다. 이 외에도 동맥대혈관류, 비동맥염성 허혈시신경병증, 망막동정맥폐쇄 같은 시력에 영향 주는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김재석 교수는 “특히 망막중심동맥폐쇄가 발생하는 경우 급격한 시력저하가 발생하고, 폐쇄된 위치에 따라 시력 저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며 “망막중심정맥폐쇄 또한 시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망막혈관폐쇄를 진단하려면 안저검사를 받는 게 좋다. 눈의 검은자인 동공을 약물로 확대시켜 눈 안을 구석까지 살피는 것이다.
◇망막동맥폐쇄, 2시간 이내 응급실 방문해야
고혈압 망막병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혈압을 조절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더불어 1년에 1~2회 정밀 망막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망막 변화가 진행돼도 증상이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갑자기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심한 두통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재석 교수는 “망막동맥폐쇄의 경우 안과 영역의 응급 질환에 해당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폐쇄가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시력 회복이 어렵고 응급처치가 늦어지면 치료 결과가 좋지 않아, 발병 후 2시간 이내에 적극적으로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원인이 될 수 있는 전신질환의 치료도 함께 해야 한다. 망막정맥폐쇄의 경우 황반부종이 있다면 유리체내 항체 주사나 스테로이드 주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주기적인 경과관찰과 재주사가 필요하다. 망막의 조직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신생혈관이 발생할 수 있어 예방적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범망막 광응고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망막동맥폐쇄는 적절한 응급치료를 해도 시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망막혈관 폐쇄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질환인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미리 철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06/20181206010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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