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유독 손발이 차갑고 뻣뻣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는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레이노증후군은 기온이 과도하게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말초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면서 신체 구석구석에 산소 공급이 원활히 되지 않아 손발이 차갑고, 색이 변하고, 저리고,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일종의 혈액순환 장애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따뜻하면 확장하는 것은 자율신경계에 의해 조절된다. 추위나 스트레스 등의 자극으로 말초혈관이 적당히 수축하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지만, 레이노증후군이 있는 환자에서는 말초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해 손이나 발과 같은 말초부위에 혈액공급이 감소되는 것이 문제다.
일반적으로 출산, 폐경 등으로 자율신경계가 예민해진 상태에서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혈관수축으로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출산을 끝낸 여성이나 호르몬 변화가 큰 40대 이상 중년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이 밖에 당뇨병, 류머티스, 고지혈증, 디스크 등 다른 질환에서 동반해서 나타날 수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레이노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총 2만1214명이었다. 그중 날씨가 추운 1~3월과 11~12월에 과반수가 넘는 1만861명(51%)이 진료를 받았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1만4218명(57%)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40대(17%), 30대(7%), 20대(6%). 10대(3%)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63%로 조금 더 많았다.
레이노증후군 증상이 있다고 해도 반드시 치료해야 할 병인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추위 또는 스트레스로 인해 알 수 없는 레이노증후군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엔 증상이 경미하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어 특별한 치료 없이 예방 조치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차성으로 발생하는 레이노 현상은 반드시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와 교정이 병행이 필요하다. 레이노 증상이 ▲나이가 들어 생기거나 ▲남성에서 나타났거나 ▲류마티스 질환이나 말초 동맥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서 이차성 레이노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서울의료원 류마티스내과 최병용 과장은 “레이노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차성으로 발생하는 레이노 현상은 반드시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노환으로 새로 발병하거나 손발이 심하게 붓는 증상이 레이노 현상에 동반돼 나타난다면 병원을 꼭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최 과장은 "레이노증후군의 증상을 방치해 이차성 증후군으로 이어져 신체 말단의 피부 괴사나 궤양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런 이차성 레이노증후군 환자는 기저 질환에 대한 치료와 함께 혈관확장 효과가 있는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지만, 기저질환 때문에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혈관확장에 도움을 주는지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노증후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우선 따뜻하게 해주는 게 좋다. 예방을 위해서도 겨울철엔 장갑 등 보온 장비를 착용하고, 차가운 곳에 피부를 노출하지 말아야 한다. 최병용 과장은 "흡연자라면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증상의 발병 횟수를 줄이고, 악화를 예방한다"고 말했다. 커피, 녹차,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식품을 피하고 얼린 음식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2/20181112009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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