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염증(1)
독일 의사로 근대 병리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루돌프 피르호(Rudolf Ludwig Karl Virchow, 1821~1902)는 “모든 병원체는 세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이론으로 세포병리학을 세웠습니다. 그는 병의 원인이 세포의 기능적이고 형태적인 변화에 있고, 단일 세포의 이상, 혹은 세포와 세포 간의 관계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해부학을 바탕으로 병에 걸린 조직을 연구하는 것이 의학의 주류였습니다. 질병의 단위를 “조직”에서 “세포”로 세분화시킨 것입니다.
그는 당시 태동하고 있던 세균감염설, 즉 질병이 세균의 감염으로 발생한다는 이론을 강력하게 부정했는데, 그것은 질병이라는 것이 세균과 같은 단일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복잡하며 세포의 상태, 세포와의 관계, 더 나아가 위생과 환경, 사회조건 등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이 질병을 발생시킨다는 그의 시각 때문이었습니다.
세균을 비롯한 미생물이 모든 전염병의 결정적 원인으로 밝혀진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세균설에 대한 그의 거부감은 잘못된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세균감염설로는 해석할 수 없는 암이라는 분야에서는 그의 이론이 현재까지도 가장 고전적인 이론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세포 상태의 변화와 세포간의 관계, 그리고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환경에서 질병의 원인을 찾았다는 점에서는 암에 대한 현대의 대체의학적 시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는 백혈병 연구에 특히 명성을 날렸는데, 백혈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종양 부위에 다수의 백혈구가 생기는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백혈구가 많이 생긴다는 것은 곧 염증이 발생했다는 것으로 암과 염증의 관계에 주목한 최초의 의사였습니다.
피르호는 여러 명의 종양 환자를 관찰한 결과 상처가 빈발하는 부위나, 맞은 부위, 그리고 신발, 혹은 작업 도구에 의해 반복적으로 힘을 받은 부위에서 암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1863년 만성 염증이 암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상처가 치유되는 염증 메커니즘에 이상이 생기면 암이 발생한다고 보고, 암이란 상처를 치유하려는 시도가 잘못되어 발생한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의 가설은 120년이 지난 1986년 하버드 의대의 병리학 박사인 헤럴드 드보락 박사에 의해 사실로 입증됐습니다. 드보락 박사는 상를 치유하는 염증 메커니즘과 종양세포의 생성 메커니즘이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충격, 자상, 화상, 중독, 감염 등에 의해 조직이 손상되면, 혈소판이 가장 먼저 출동하여 더 이상의 출혈을 막기 위해 상처 주위에 엉겨 붙습니다. 혈소판이 모여들면서 면역 체계의 백혈구에게 경보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인 혈소판유래성장인자(PDGF)를 분비합니다. PDGF는 사이토카인, 케모카인, 프로스타글란딘, 류코트리엔, 트롬복산과 같이 다양한 효과를 내는 여러 가지 화학 매개체들을 생산합니다.
이들 화학매개체들은 지원군인 다른 면역세포들의 유입을 돕기 위해 상처 주위의 혈관들을 확장시키고 혈관의 투과성을 높여 혈관 속의 수분을 염증 부위로 몰려들게 합니다. 또 주위 조직을 얇게 만들어서 면역세포들이 조직을 넘나들며 상처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세균이나 이물질들을 추적하기 쉬운 조건을 만듭니다. 또한 부분적으로 새로운 미세혈관을 생성시켜서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이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토대에서 마크로파지, 호중구 등의 면역세포들이 세균들과 전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합니다. 세균의 감염이 적절하게 처리되고 손상된 조직의 재건 작업이 끝나면 이 작업에 참여했던 모든 요소들은 활동을 멈추고 원래 자리로 돌아갑니다. 상처는 아물고 염증은 사라집니다.
이것이 염증이 발생해서 사라지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계획된 작업이 모두 종료되었는데도 이런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암세포입니다.
http://cafe.daum.net/gbn42 <--암정복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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