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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비만

[스크랩] "초고도비만의 유일한 치료법은 위 절제 수술입니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8. 10. 11.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고도비만 수술 명의' 이대목동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이주호 교수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불리는 비만. 비만 중에서 고도비만은 그 자체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고도비만 인구가 2030년에는 현재의 2배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고도비만은 경제적인 활동이 한창인 20~30대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고도비만은 운동·식이요법만으로 살을 빼는 데 어려움이 있다. 고도비만에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은 위를 줄이는 ‘수술’이다. 그러나 비만수술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이주호 이대목동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장(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회장)을 만나 고도비만의 위험성과 비만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들었다.

이대목동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이주호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고도비만은 어떤 상태인가
국가와 전문가들마다 이견이 있지만 아시아인은 BMI가 25 이상인 상태를 ‘비만’이라고 정의하고, BMI 30 이상을 ‘고도비만’ BMI 35 이상을 ‘초고도비만’이라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 비만은 약간 증가했지만, 고도비만은 2배 가까이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도비만 실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고도 비만 환자가 2002∼2003년 2.63%에서 2012∼2013년 4.19%로 10년간 1.59배, 초고도비만환자의 비율은 0.18%에서 0.47%로 2.64배 증가했다.

-고도비만이 유독 늘어나는 이유는
고도비만은 20~30대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지난 20년간 소아청소년 비만의 급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생활습관이 형성되는 소아청소년 시기에 신체활동 부족, 고열량·고지방음식 섭취 증가, 과일·채소 섭취 감소 같은 부적절한 습관이 만들어지면서 비만이 늘었다. 소아청소년기 비만은 80%가 성인 비만으로 이행하며 이 시기의 비만은 지방세포수를 증가시켜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지방세포 크기만 일시적으로 감소돼 쉽게 재발한다. 상당수는 고도비만까지 발전한다.

-고도비만, 뭐가 문제인가
고도비만이 되면 일상적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숨이 차며 피곤하다. 젊은 나이에도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관절염, 수면무호흡증, 난임, 우울증 등 수많은 질환에 노출된다. 구직 등 사회 활동에도 제약이 있어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삶의 질이 떨어져 스스로에 대한 자학, 무능력, 무기력감에 빠져 심하면 우울증에 걸리고 사회에서 격리되는 처지에 빠지게 된다. 무엇보다 고도비만 환자는 오래 살지 못한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0년에 약 30~40만 명이 비만으로 사망하였으며, 이는 그 해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의 거의 10배에 이른다.

-한국인은 비만에 더 취약한가
그렇다.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같은 키에 같은 체중을 갖고 있어도 복부에 내장지방이 많다. 내장지방은 온갖 질병이 원인이 된다.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며 당뇨병 등 여러 대사 질환에 유발한다.

-고도비만 개선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도비만은 비만과 다르다. 식이요법, 운동, 약물 등 어떤 치료 방법도 효과적일 수 없다. 어렵게 체중을 줄여도 2년 이상 유지하기가 어렵다. 체중에 대한 세트포인트(SET POINT)가 이미 높게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고도비만 환자는 세트포인트를 식이요법·운동·약물만으로 내릴 수가 없다. 여러 연구를 통해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 세트포인트를 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비만수술은 단순한 미용수술로 오인하는 사람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고도비만 환자의 생명 단축을 예방하고자 하는, 꼭 필요한 치료이다.

이대목동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이주호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비만수술은 어떻게 하나
가장 대표적인 비만 수술은 위우회술이다. 위장을 잘라 종이컵 하나 크기로 줄이고 영양소 흡수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십이지장을 건너뛰고 소장으로 우회시키는 수술이다. 음식 섭취량이 크게 줄고 먹은 음식도 소화흡수가 잘 안 된다.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이 소장으로 들어가면서 평소에는 적당량 분비되던 장 호르몬이 급격히 혈중으로 방출돼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한다. 최근에는 위소매절제술도 많이 한다. 위 일부를 절제해 위 용량을 줄이는 수술이다. 수술의 결과는 위우회술과 비슷하다. 문제가 됐던 위밴드 수술(위 상단을 실리콘밴드로 묶는 수술)은 많이 안한다.

-비만수술은 누가 해야 하나
비만수술은 BMI 35 이상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BMI 30~35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아직 증거가 충분하지 못하지만 선별적으로 수술을 해볼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비만 환자들이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치료로는 경험하기 힘들었던 20~30㎏의 체중 감소가 일어난다.

-수술 후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장을 자르면 음식이 내려가는 길이 바뀐다. 위와 소장은 소화기관이지만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장과 소장에는 무수히 많은 장내 호르몬이 나온다. 수술로 장이 구조적으로 바뀌면 호르몬 변화도 나타난다. 일례로 배가 고프면 나오는 그렐린 호르몬이 나오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를 잘라내서 호르몬 분포가 변화하면 비만도 개선이 되는 것이다. 체중은 6개월 동안 확 줄고 1~2년 동안 서서히 빠진다. 놀라운 것은 비만 수술을 하면 당뇨병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당뇨병은 완치가 안 되는 질병인데, 당뇨병을 가진 고도비만 환자들은 비만수술 후에 10명 중 7~8명에서 약을 먹지 않아도 정상 혈당이 된다. 요즘에는 비만수술을 당뇨 수술이라고도 부른다.

-고도비만 수술은 안전한가
고도비만 수술은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쉬운 수술은 아니다. 예를 들어 BMI 35 이상, 120kg 이상인 사람을 수술하기는 쉽지 않다. 배를 열면 지방 밖에 안보인다. 해부학적 구조가 안 보이고 수술 도구가 들어갈 공간도 안 나온다. 비만 수술은 주로 복강경을 이용하는데, 수술 전 배에 가스를 주입해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고도비만 환자들은 지방이 많아 배가 부풀지도 않는다. 간혹 장이 터지는 등의 사고가 날 수 있는데, 이 때 빨리 대처를 해야 한다. 그래서 비만 수술을 잘 배운 의사에게 수술을 받아야 하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빠른 대처가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진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 내가 회장으로 있는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는 고도비만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와 병원이 얼마나 적합한 지 인증을 해줄 계획이며, 안전한 수술법 등에 대해 외과의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수술 환자 수가 크게 줄었다
고도비만 수술은 2003년에 처음 이뤄졌다. 2008년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가 조성되면서 수술 환자수가 크게 늘었다. 2014년 정점을 찍을 때는 한 해 1700건의 고도비만 수술이 이뤄졌다. 가수 신해철 사건 이후로 수술에 대한 공포 때문에 500 건으로 수술 건수가 크게 줄은 뒤,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해 30만건의 수술을 한다.) 고도비만 환자는 늘어나는데, 고도비만 수술이 위험하다는 왜곡된 인식 때문에 수술을 주저하는 것이다. 일부는 돈이 없어서 수술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고도비만 수술에 건강보험 적용이 될 예정이다.
고도비만 수술은 비용 1000만원이 넘는 등 비싸다. 고도비만은 게다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 계층에게 많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지만, 크고 작은 사고 때문에 보험 적용이 늦춰졌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비만 수술에 보험이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기준 마련과 수가를 결정하는 중이다.

이대목동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이주호 교수/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주호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2002년부터 이화의대 외과학교실 교수로 재임 중이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비만외과 교환교수로 있었으며 현재는 이대목동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장이다. 2008년에 창립한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의 발기인. 현재는 회장이다. 미국비만대사외과학회 정회원, 국제비만수술연맹 정회원이다. 이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인 비만수술이 미용 수술로 인식되는 데에 대해서 걱정이 많다. 앞으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는데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비싼 비만 수술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수년 간 고도비만 수술의 보험 급여화를 위해 힘을 썼으며 올해 말 급여화를 통해 많은 고도비만 환자들이 혜택을 보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도비만 수술을 하는 의사의 질 관리에도 관심이 많아 회장으로 활동 중인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 의사 인증 기준(외과 전문의, 복강경 수술 경험, 비만 수술 경험 등)을 마련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05/2018100502880.html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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