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동염 네비게이션 시스템 수술기구 끝 자기장 추적기 부착 조직 손상 최소화해 회복도 빨라
축농증으로 불리는 부비동염은 코 주위 얼굴 뼛속인 '부비동(副鼻洞)'이라는 빈 공간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부비동염이 있으면 누런 콧물이 흐르고, 숨쉬기 힘들 뿐만 아니라 두통이 심해 학업·업무에 지장을 주고 숙면도 방해한다. 부비동염은 감기 합병증으로 생기는 급성 부비동염과,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부비동염이 있다. 급성 부비동염은 쉽게 치료가 되지만, 만성 부비동염은 약물이 듣지 않아 필요에 따라 수술을 해야할 수 있다.
부비동염 수술을 할 때 복잡한 코 구조를 지도처럼 볼 수 있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적용하면 수술 정확도와 안전성이 높아진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제공
◇부비동염 약물 반응 안하면 수술
부비동염은 항생제나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등을 쓰면 호전된다. 그러나 약이 잘 듣지 않고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만성 부비동염 환자는 수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김준호 진료부장은 "콧속 빈 공간인 부비동 입구는 좁고 벌집 모양으로 돼 있어 잘 막힌다"며 "부비동 입구가 막히면 공기가 잘 안 통해 콧물 같은 분비물이 쌓이고, 세균이 들어가 감염이 되면 점막이 붓는 등 부비동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부비동염 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한다. 코 안으로 내시경을 집어넣어 좁아진 부비동 입구를 넓히고 염증을 긁어내고 부풀어 있는 점막을 제거한다. 그러면 고름이 빠지고 공기가 잘 통하면서 콧속 점막이 서서히 정상화된다.
◇네비게이션 도입해 수술 정확도·안전성 높여
얼굴의 빈 공간인 부비동은 해부학적으로 작고 복잡한 부위라 정밀한 수술이 필수적이다. 부비동 중에서도 눈과 뇌쪽에 가까운 전두동과 저평동은 특히 세밀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을 잘못하면 안구 근육을 손상시켜 복시 등 시력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뇌쪽을 건드려 뇌척수액이 누출되거나 뇌염 등의 위험도 있다. 김준호 진료부장은 "내시경 수술을 할 때는 의사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수술 범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불안전함을 보완한 진화된 수술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 내시경 수술에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적용한 부비동염 수술법이 주목받고 있다. 부비동과 같이 복잡한 신체구조에서 정확한 길을 찾아 치료하도록 신체를 지도처럼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CT와 MRI를 찍어 환자 얼굴을 등록하고 수술 기구 끝에 자기장 추적기를 부착한다. 그러면 의사가 사용하고 있는 수술 기구가 환자의 부비동의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 이미지로 제공받을 수 있다. 마치 GPS 위성으로 현재 위치한 장소를 화면에 송출하는 네비게이션의 원리와 닮아 네비게이션 시스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러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부비동염 수술은 기존의 수술보다 안전하고 정확도가 높다. 또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경제적인 부담도 줄였다. 김준호 진료부장은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적용하면 복잡한 코의 구조를 지도처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기존 수술보다 정확하고 안전하다"며 "불필요한 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출혈과 통증을 줄이고 회복 시간을 단축시켜, 환자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특히 저평동·전두동 같은 비교적 위험한 부위에 부비동염이 있는 사람, 부비동염 재수술을 하는 사람, 부비동에 종양이나 물혹이 있는 사람이 활용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