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을 받은 환자는 혹시 모를 감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이하정 교수는 "이식을 받은 환자의 면역세포는 이식된 장기를 외부 물질로 여겨 공격한다"며 "이로 인해 이식된 장기가 손상되는 것을 막으려면, 대다수의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역억제제로 인해 체내 면역 세포 활동이 저하되면, 이식된 장기에 대한 공격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 들어온 세균 등에도 취약해진다. 따라서 이식수술 후에는 무엇보다 신체에 세균 등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억제제 투여… 감염 주의해야
이식 직후에는 면역억제제가 고용량으로 투여되기 때문에 환자의 면역 기능도 극도로 저하된 상태다. 이 때문에 장기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3주간은 격리된 1인 병실에서 생활하면서 감염 관리를 하게 된다. 이때는 가족들의 면회도 허용되지 않으며, 의료진의 출입도 최소화된다. 가열을 통해 세균이 완전히 파괴된 제균 음식만 섭취할 수 있으며, 생과일이나 채소는 섭취가 제한된다.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김명수 교수는 "밭에서 나는 채소에는 흙에 있던 곰팡이나 세균이 붙어 있을 수 있는데, 이 정도의 세균에도 이식 환자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균 감염에 취약한 입속 위생 관리를 위해 식전이나 식후에는 반드시 양치질과 곰팡이 균을 사멸시키는 효능이 있는 의료용 가글을 해야 한다.
면역억제제는 췌장의 기능도 떨어뜨린다. 이하정 교수는 "면역억제제가 췌장 세포를 사멸시키는 작용을 하면서,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저하돼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면역억제제를 투약하는 이식 환자는 적당한 수준의 유산소 운동과 함께 식이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면역억제제 한 번만 걸러도 장기 손상
퇴원 이후부터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면역억제제의 용량도 지속적으로 줄이기 때문에 면역력은 어느 정도 회복된다. 하지만 이식된 장기에 대한 신체의 급성거부반응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어, 적정량의 면역억제제는 평생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드물게 약 먹는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아예 약을 거르는 환자가 있다.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하종원 교수는 "약을 한 번 거른다고 급성거부반응이 생기지는 않지만, 면역세포가 조금씩 이식 장기에 손상을 입힐 수는 있다"며 "이런 손상이 쌓이면, 이식 장기의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