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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그밖의 중요 질병

[스크랩] 희귀질환, 전문 의료기관 정해 집중 진료… 치료 성적 높여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7. 4. 21.

의사 경험 검토해 하반기 중 지정… 환자는 보험 혜택, 치료 기회 확대
세브란스병원, 폐고혈압 전문화 정확한 진단·신속한 치료 가능

희귀질환은 병을 앓고 있는 인구가 2만 명 이하인 질환으로, 최근 유전자 진단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마다 환자가 늘고 있다. 국내에는 약 1000개의 희귀질환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한 해 35만명 정도가 희귀질환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 희귀질환은 진단이 잘 안 되고, 진단이 돼도 오진(誤診)인 경우가 많다. 희귀질환 통계 조사(SHIRE)에 따르면 희귀질환자들은 평균 3번 오진을 받고, 진단까지 4년 정도 소요된다. 2012년 국내 조사에서도 희귀질환자의 약 62%가 한 번 이상 오진을 경험했다. 희귀질환은 조기 진단이 생명과 직결될만큼 중요한 경우가 많다. 희귀질환 중 하나인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은 조기 진단을 통해 특수 식이를 공급해야 간부전·뇌기능 장애 같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마르판증후군 등은 빨리 진단을 받아야 대동맥 파열, 급사 등을 예방하기 위한 의학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희귀질환만 전문적으로 보는 병원을 지정하면 정확한 진단이나 최선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 사진은 세브란스병원 폐고혈압센터에서 희귀질환인 폐동맥고혈압 환자에게 심방중격천자술(심방중격에 구멍을 뚫어 폐동맥의 압력을 낮춤)을 시행하는 모습.
희귀질환만 전문적으로 보는 병원을 지정하면 정확한 진단이나 최선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 사진은 세브란스병원 폐고혈압센터에서 희귀질환인 폐동맥고혈압 환자에게 심방중격천자술(심방중격에 구멍을 뚫어 폐동맥의 압력을 낮춤)을 시행하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전문 의료기관 지정… 정확한 진단 가능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진단 기준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희귀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용이하게 하고 체계적인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희귀질환관리법을 제정,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심혈관희귀질환과 박현영 과장은 "지금까지 의료비 지원 등 희귀질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했지만, 희귀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기술 개발 등에 대한 지원은 미흡해 법 제정을 하고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희귀질환관리법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희귀질환 전문 의료기관 지정이다. 전국에 희귀질환 전문 의료기관을 지정해 해당 기관에서 희귀질환자를 등록할 수 있게 하고, 그곳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에게 보험 혜택을 준다는 계획이다. 박현영 과장은 "희귀질환자들은 전문성이 높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의사는 특정 희귀질환자를 집중 진료함으로써 경험과 지식 축적을 통해 의료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연구나 국가 통계 수집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 의료기관은 의사의 진료 경험 등 자격 기준을 검토해 하반기에 지정할 예정이다.

◇유럽, 전문 기관 지정해 국가간 정보 공유

희귀질환 전문 기관은 유럽연합(EU)에 속한 국가들이 이미 운영을 하고 있다. 유럽연합 차원에서 특정 희귀질환의 전문 기관을 지정하고, 해당 환자들은 국경을 넘어서라도 전문 기관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고 있다. 각국의 기관에서는 희귀질환에 대한 정보 교환은 물론, 생물학적 샘플, 방사선 영상, 진단 자료 등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 박현영 과장은 "이런 시스템을 통해 희귀질환에 대한 임상 정보를 축적하고 정확한 진단과 새로운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며 "실제로 유전자치료제나 세포치료제 같은 새로운 치료의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고 있다. 무엇보다 희귀질환자는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로부터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세브란스 폐고혈압센터, 치료 성과 높아

국내에서도 희귀질환을 전문적으로 보면서 진단과 치료 성과를 높인 사례가 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폐고혈압센터이다. 폐고혈압이란 주로 폐동맥에 생기는 고혈압을 말하는데, 돌연사·심부전 등의 위험이 커 평균 생존 기간이 진단 후 3년에 불과한 치명적인 질환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장혁재 교수(심장내과)가 주축이 돼 2009년부터 전문 진료를 시작했으며 현재 전국 폐고혈압 환자의 4분의 1을 진료하고 있다. 장혁재 교수는 "폐동맥 고혈압은 증상 발현 후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2.8년이 소요되는데, 환자 수가 적은 희귀질환이라 의사들이 숨참·실신 증상이 있어도 폐동맥 고혈압을 의심하지 못한다"며 "정확한 진단도 어렵고 뚜렷한 치료법도 없지만, 환자를 많이 보다보니 경험이 쌓이면서 생존 기간 연장 등 치료 성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국내 폐이식 건수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데, 폐이식 수술을 하는 환자의 상당수는 폐동맥 고혈압 환자이다. 폐동맥 고혈압이 있으면 생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폐이식을 해야 한다. 또 최선의 치료를 위해 류마티스내과·소아심장과·호흡기내과 등 7개 진료과와의 협진도 활발히 하고 있다. 장 교수는 "희귀질환은 환자가 적다보니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 의료기관 지정을 통해 환자 수가 늘어나면 의사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 낭비도 줄일 수 있다. 희귀질환은 고가의 검사나 치료제를 써야 될 때가 많은데, 의료진의 전문성이 부족해 필요 없이 검사나 치료제 사용을 하면 의료 자원을 낭비하게 된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8/2017041802046.html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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