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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정보

[스크랩] 암 정복 그날까지, 암 예방 수칙 지키세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6. 5. 4.

[건강 멘토] 국내 암치료 선구자 김병수 전 연세대 총장·전 포천중문의대 총장

우리나라 암치료의 역사를 써나간다면 김병수 박사를 빼놓고는 서술이 어려울 것이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변변한 암치료 방법도 없던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암병원이 하나둘 생겨난 것은 김병수 박사 같은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병수 전 연세대 총장·전 포천중문의대 총장

우리나라 암치료 수준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김병수 박사가 의대를 다니던 1960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암치료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공부할 기회도 없었지만, 선진국에서 쏟아져나오던 항암치료제조차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나라가 어렵기도 했다. 김 박사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향한다.

 

미국행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당시 우리나라의 의료는 ‘암치료’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지금의 방사 선 치료를 담당했던 코발트치료기 정도만 있었고, 대부분 외과수술로 치료했습니다. 물론 의사가 뜻을 펼칠 만한 환경도 아니었어요. 당시에는 은행원이나 공무원이 아니 면 변변한 직업 자체도 없던 시절이거든요. 비행기삯도 준비하기 어려워 가난한 학생 들을 위해 한미재단이 알선해준 미해군수송선 선박을 타고 갔습니다. 17일이 걸렸죠.

당시 미국의 의료계는 어땠습니까?

수준만 놓고 보면 당연히 한국 의료와 비교할 바가 아니었죠. 그런데 그때 미국의 암 발병률이 급격히 늘어날 때였어요. 암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했죠. 언어 문제도 극복해야 했고, 입에 풀칠도 해야 했으니까 정말 이를 악물 고 일하고 공부했습니다. 결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종양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하버드 의대 스승인 시드니 파버 교수와 함께
하버드 의대 스승인 시드니 파버 교수와 함께

하버드대학에서 종양학 전문의까지 따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당시 연세대는 1960년 말 일본 정부의 대외기술원조계획의 도움을 받아 1969년 에 연세암센터를 설립하고 대학병원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현대적 의미의 암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암치료의 중요한 치료방법 중 하나인 항암요법 전문가가 없어 당시 박대선 총장과 김효규 의무부 총장이 직접 보스턴을 찾아와서 저를 설득했어요. 저는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고 기꺼이 모교의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 암환자 치료와 종 양학 발전을 위해 힘쓰기로 하면서 말이죠. 

 

김병수 박사 미국 유학 시절
미국 유학 시절은 오직 공부만 했던 시기였다. 하버드 의대에서 종양학을 전공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 암 연구의 시초였을 지도 모른다.

김 박사가 한국에 돌아온 뒤로 전이와 재발을 방지하는 항암치료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요즘 각 학문 분야가 서로 암치료에 협조하는, ‘다학제적’ 치료라는 개념은 김 박사가 처음 우리나라에 정립한 것이다. 수술로 치료되지 않는 소아의 급성백혈병, 림프종, 암치료에 약물요법이 필수인 각종 소아암 환자에게서 새로운 다학제 치료법으로 세계적 수준의 암치료 성적을 일궈냈다. 미국종양학회(ASCO) 총회에서 위암수술 후 항암 면역요법이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강연을 비롯해, SCI 논문 200여 편을 발표했다. 1989년부터 2000년까지 대한암학회 이사장, 부회장, 회장을 맡아 한국 종양학의 초창기 발전을 이뤘고, 한국과학단체총회 회장으로 선출되어 정부의 큰 지원을 받아내는 등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진흥에 진력해왔다.

 

당시에 연구 자금 마련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연구도 사실 자금이 없으면 머리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의사로서 행정력도 발휘해야 했고, 도움도 요청해야만 했습니다. 우선, 보건복지부(당시 보사부) 후원으로 고성능방사선치료기자제를 도입했습니다. 골수이식 등 최신 기술도 그때 도입했지요. 가장 기 억나는 일은 1990년 해태송당암 연구기금 30억원을 바탕으로 기초 암 연구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었어요. 지금 도 그때 설립한 연구소의 연구원과 교수들의 노력으로 세계와 경쟁하는 암 유전체 연구, 암 유전자 치료연구, 암 전이 연구, 암 진단 칩(Chip) 연구개발, RNA 연구를 통한 치료약 개발 등 해마다 연구비가 50억원에 이르는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초의 우리나라 암 정보도 박사님이 만드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 암등록사업인 강화 지역 암등록 사업은 제가 연구기금으로 기부받은 2000만원을 1982 년 예방의학교실에 출연해 시작했습니다. 1997년 국제암 연구소(IARC)에 한국 강화 지역의 암발생률이 등재되면 서, 한국의 암 발생 자료가 처음으로 국제 공인을 받게 된 것은 큰 보람이었죠.

대한암학회 회장과 대한암협회 이사장 등 학회 활동도 열정적으로 하셨어요.

뭐든지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 없습니다. 암 치료와 연 구 활성화를 위하여 각 대학 암 전문 분야에 종사하 는 종양 학자와의 교류와 협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국제학술대회, 우리나라에 많은 위암에 대 한 공동연구제도, 세계 최고 학자들과 학문 교류 등에 힘썼고, 나아가 종양학과 기초 학문에 연계와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고있는 김병수 박사
1999년 김병수 박사는 종양학 분야의 업적을 인정받아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암 예방 개념을 도입했다. 그는 요즘도 만나는 사람마다 암을 예방하는 습관에 대해 조언을 한다. 일생을 암 연구에 바쳤으니 그의 잔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암은 도대체 왜 증가하는 것일까요?

암은 유전적인 요인이 10%입니다. 나머지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봐야 하는데, 식습관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서구적인 식습관이 우리나라에서 대중화되면서 전립선암이나 대장암이 늘어나는 것이 그 증거지요. 환경적인 요인도 중요합니다. 미세먼지를 우습게 봐선 안 됩니다. 외출할 때 꼭 마스크를 하고, 미세먼지가 있는 날은 절대 창문 등을 열어두어선 안 됩니다.

암 예방을 위해 꼭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암을 예방하려면 우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양분을 축적하는 유전자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요. 먹을 것이 풍부하지 못한 가난했던 시절의 기억 탓일 겁니다. 저는 소식을 기본원칙으로 하루에 두 끼만 먹습니다. 특이할지 모르지만, 저는 한 끼를 시리얼로 나머지 한 끼는 메밀국수를 먹는데, 씨리얼 같은 경우 요즘 균형 있는 영양소를 갖춘 것이 많아요.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메밀국수도 마찬가지예요. 메밀이라는 곡식 자체가 몸에 좋기도 하지만, 맛도 괜찮고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어서 매일 먹습니다.

똑같은 식사를 계속 드시면 질리실 만도 할 텐데요.

사실 쌀을 먹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 외에는 가끔 청국장이나 낫또 등을 먹습니다. 콩은 가장 완벽한 단백질 보충원입니다. 낫또도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맞게 만들어 나온 것이 시중에 많이 있습니다.

 

김병수 박사

김병수 박사는…
현재 대한민국학술원 자연과학부 회장으로서, 종양학 분야의 세계적인 업적과 공헌으로 1999년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2001년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연세대 의대에서는 학생들에게 교육·연구 분야에서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교수로 최다 투표를 얻고 최우수 교수로 선정되기도 있다.

 

소금 섭취나 태운 음식도 암발병률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네 짠 음식은 되도록 피하세요. 염분의 과다섭취는 위암뿐만 아니라 모든 암의 발병률을 높입니다. 그 이유는 세포 내의 미네랄 균형을 무너뜨리기 때문이에요. 세포 내 칼륨과 세포 밖의 나트륨 균형이 깨져 세포의 대사 이상으로 암 발생과 증식을 촉진하게 됩니다. 태운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기 등 구울 때는 벤조피렌 등 20여 종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발생합니다. 굽기 전보다 불판에 구우면 (PAHS)가 2배 증가합니다. 숯불에 구울 때는 더욱 증가하게 되고요, 기름이 숯에 떨어져 타면서 불완전연소가 되어 산도가 매우 높은 유해가스가 음식에 붙습니다. 운동도 열심히 하세요. 저는 늘 지하철을 타고 다닙니다. 움직일 수 있을 때 많이 움직여야 해요. 아까 얘기한 미세먼지도 조심하고요.

 

김병수 박사

인터뷰 중 점심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청국장을 주문한 김 박사는 식당관계자를 불러 자신은 공기밥을 먹지 않을테니,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순간 밥을 남겨서는 안 되겠다 싶어 숟가락질을 재촉했다. 김 박사는 검소한 사람이다. 이력만 놓고보면 기사가 딸린 승용차가 있어도 사치스럽지 않아 보일 텐데 간혹 버스를 타는 것을 제외하고는 지하철만 탄다. 몸을 자꾸 움직여야 건강해진다는 이유 외에도 그는 의사가 선민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밥을 남기면 안 되겠습니다, 하하.

식당에서 제공하는 물티슈 하나도 쓰고 나서 가지고 있다가 한 번이라도 더 쓰고 버리지요. 수많은 기부활동이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차광렬 CHA병원 그룹회장과 함께 20억원을 연세의료원에 기부해 ‘김명선·차경섭·김인수 암연구상’을 제정한 것입니다. 암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거나 봉사활동을 벌이는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시상해왔는데, 여건이 되면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의료 NGO인 글로벌케어 활동도 눈에 띕니다.

글로벌케어는 1997년 베트남 선천성 안면기형아동 수술사업을 시작으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의 전문의 팀을 해외로 파견해 현재까지 1000명이 넘는 아동에게 수술을 지원했습니다.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현지의 의료진에게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요. 글로벌케어도 기록적인 단체입니다. 국내외 긴급구호나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과 지원 등의 개발사업을 수행하는 국내 최초 국제의료구호기관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예요. 우리도 외국에 도움받았잖아요. 베푸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학술원 활동도 하고 계신데요.

대한민국학술원에 의사는 8명뿐입니다. 제가 자연과학부 회장이에요. 요즘은 인공지능과 의료의 미래에 대해 학습하고 토론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지금 의료행위의 부족함을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왓슨(IBM이 운영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경우만 살펴봐도 의사가 직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일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도와줄 수 있어요. 물론 인간의 감성까지 따라하지는 못합니다만, 4D 기술이 발전되면 충분히 감성적인 부분도 역할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의사상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일 것 같습니다.

우선 의사들은 선민의식을 버려야 합니다. 저는 IT기술에 대해 기대를 참 많이 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스마트폰을 이렇게 많이 쓸 줄 알았습니까? 기술이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세상은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로봇이 어려운 수술도 척척해내고 있는데, 환자 상담이나 스킨십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평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을 <헬스조선> 독자들에게 말씀해주세요.

우선, 세상과의 소통입니다. 저는 우선 하루에 신문 3개를 빠짐없이 읽습니다. 최신 정보와 지혜가 가득한 책도 늘 손에 놓지 않고요. 그리고 주변에 좋은 친구가 많아 모임에도 자주 나갑니다. 그리고 항상 균형 있는 사고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맹자가 말하기를 ‘한 사람에 대해 100%가 반대한다면 그 사람은 확실히 나쁜 사람이고, 100%가 좋다고 하면 무능한 사람이며, 반반이면 리더’라고 했습니다. 살아오면서 나쁜 일도 좋은 일도 많았지만 항상 균형감 있는 사고를 가지려고 노력한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그리고 앞서 얘기한 암 예방 수칙을 저는 항상 실천하며 살고 있습니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29/2016042901382.html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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