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의해 생기는 사마귀를 뜸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가 최초로 보고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윤영희 교수는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던 손발 사마귀를 뜸으로 치료한 증례군 연구'결과를 통합의학 분야의 유명 SCIE급 저널인 '익스플로러' 7월호에 게재 예정이다.
사마귀는 주로 아동이나 청소년, 젊은 성인에게 호발하는 피부 질환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해 피부의 표피가 과다증식하면서 발생한다. 사마귀는 어느 부위의 피부에나 발생할 수 있는데, 주로 손, 발, 다리, 얼굴에 잘 생기며 드물게 입술이나 입안, 외음부에 생기기도 한다.
윤영희 교수는 사마귀 제거에 뜸 치료 효과를 관찰하기 위해 냉동치료, 레이저, 사마귀연고 등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 3명을 대상으로 7~10일 간격으로 뜸 치료를 시행했다. 뜸은 쑥 0.1g을 재료로 하여 높이 1.8cm, 직경 1.2cm의 쑥뜸을 사용했다. 뜸 치료는 환자의 사마귀 병변 부위에 시행됐으며, 병변의 상태에 따라 뜸이 60~80% 가량 연소되도록 했다. 환자들은 매회 내원 시 한 병변에 뜸 치료를 10회 반복해 실시했다. 그 결과 3명의 환자는 각각 5회, 16회, 19회 내원 후 사마귀가 소실됐다.
뜸은 쑥과 같은 한약재를 몸의 특정 부위에서 연소시켜 발생하는 열 자극을 이용한 한의학적 치료법이다. 주로 소화기 장애, 월경 장애 등 다양한 증상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뜸으로 사마귀를 치료하려면, 초기에는 피부 표면에 가해지는 온열 자극의 양을 충분하게 해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괴사하도록 해야 한다. 이후 사마귀가 탈락된 후에는 뜸 치료 횟수를 줄이거나 뜸 뜨는 시간을 줄이는 등 피부 표면에 가해지는 온열 자극을 줄여 피부 화상을 예방하면서, 뜸 치료를 통해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피부의 면역 반응을 강화시킨다.
최근에는 뜸 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화상을 예방하기 위해 전자 뜸 치료기가 개발되기도 했다. 잘못된 자세나 과도한 열 자극 등으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일 뜸 치료 후 미미한 붉은 자국이 보이는 등 화상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윤영희 교수는 "이전까지 사마귀 치료에 있어 뜸의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 보고가 없었으며, 관련 연구 활동도 적은 편이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냉동치료나 레이저 치료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사마귀 환자들 및 통증 탓에 냉동치료를 기피하는 소아 환자들에게 뜸 치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25/20160425018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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