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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상식/일반 건강상식

[스크랩]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가장 완벽한 약이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6. 4. 19.

[통합기능의학]

질병은 왜 생기는가?

야생동물은 병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야생동물을 동물원으로 이주시키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평균 수명도 짧아진다고 한다. 인류 과학사에 큰 획을 그은 찰스 다윈의 위대한 연구로부터 모든 생물은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생물 개체와 환경과의 부조화에 의해 질병이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 과연 건강이란 무엇일까? 건강검진 결과표에 명기된 체중이나 혈압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 같은 숫자들이 정상 범위에 들어 있으니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 또 몸에 통증이 있거나 열이 있으므로 병에 든 것인지 그 판단의 기준은 무엇인가? 지난 수십 년간 우리 모두는 신체를 매우 복합적인 시스템으로 존중하기보다는 우리를 병들게 하는 개개의 유전자를 찾거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마법의 탄환만 찾아왔다.

만성결핵을 앓고 있는 환자의 혈액 속에는 철분 농도가 낮다. 이 빈혈증을 치료하려고 철분보충제를 처방하면 환자의 감염은 오히려 악화된다. 왜냐하면 우리 몸이 결핵균에 철분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철분 농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먼 것이 잘 안 보이는 근시는 에디슨이 전등을 발명하기 전엔 많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최근엔 아토피의 원인을 위생가설(위생적인 환경이 오히려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아토피 알레르기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설)로도 설명하고 출생 전 영양상태의 관점에서 보기도 한다.

 

작은 질병으로 죽음을 피하는 적응력

겸상 적혈구와 말라리아 원충의 관계를 알아보자. ‘겸상 적혈구빈혈증’이라는 병은 적혈구 DNA 서열의 변이로 인해 발병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나 지중해 지방 출신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병이다. 그리고 중앙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은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이 일정 기간 적혈구 안에서 번식한 후 오한과 발열 등 전형적인 감염 증상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그런데 겸상 적혈구는 말라리아 원충의 번식을 막아준다. 하나의 작은 병이 다른 커다란 병을 막아주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록 빈혈을 일으키지만 말라리아가 빈발하는 지역에서는 오히려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변이된 유전자가 자연 선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유전자

미국으로 유학 온 한국 대학생이 심한 복통과 구토 그리고 설사로 병원을 찾았다. 전날 유럽에서 온 유학생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우유 두 잔을 마셨는데 함께 우유를 마신 학생들은 괜찮았다. 왜 이 청년만 탈이 난 것일까?

모유나 우유에는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유당이 풍부하다. 이 유당을 신생아는 유당분해효소로 분해하여 흡수한다. 그러나 이유기가 지나면 대부분 유당분해효소가 더 이상 분비되지 않는다. 주식이 엄마 젖에서 다른 음식으로 바뀌면서 굳이 효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신기하게도 목축을 했던 북유럽 사람들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성인이 된 후에도 신생아 때처럼 유당분해효소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 청년은 유럽 청년들과 달리 다량의 유당을 분해 흡수할 수 없어 탈이 난 것이다. 이를 유당불내증이라는 대사장애로 분류하고 있는데, 유당불내증은 북미인의 경우 인구의 10% 이하만 가지고 있는 반면 아시아인은 80% 이상이 가지고 있다.

 

의약학의 역사는 병원 미생물들과의 군비경쟁

인류가 집단을 이루고 농경을 시작한 이후 수많은 질병이 새로 생겨나고 그에 대항해 사람들은 새로운 의약학으로 그 질병들과 전쟁을 치러왔다. 페스트 같은 악성 전염병도 현대의학이 꽃을 피우자 지구에서 사라져 갔고, 제2차 세계대전 전쟁터에서 총상을 입은 많은 젊은 이들도 페니실린 주사로 살아남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세균은 페니실린에 저항하며 나중엔 페니실린을 무력화시키는 효소까지 갖추게 된다. 결국 페니실린은 세균 감염으로부터 인류를 구한 지 30여년 만에 새롭게 개발된 항생제에 그 자리를 넘겨주어야만 했다. 초강력 항생제마저 무력화시키는 슈퍼박테리아가 늘어나고 있다. 인간과 세균은 새롭게 개발하는 무기로 경쟁하며 계속 힘들게 싸우고 있다.

실제로 우리 몸속에는 한 사람의 세포수보다 많은 100조 개 이상의 미생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사실이 밝혀진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장내 미생물의 경우 그 생태계에 이상이 생기면 체내의 신경과 순환시스템을 교란시킨다. 이에 대응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생물의 종과 종끼리의 경쟁 그리고 공생이라는 생명의 중요한 가치를 시험하고 확인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어떤 질병이 획기적인 기술에 의해 해결이 되면 그때마다 이제 질병 없는 시대가 온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갈수록 질병의 종류는 늘어나고 환자 수는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질병의 원인에 대한 근원적 접근

강원도 홍천에 가면 한 건강마을이 있다. 우선 마을에 들어가면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다. 그리고 객실엔 TV나 냉장고가 없다. 침실 천장엔 하늘이 비치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 매일 하늘을 볼 수 있다.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산비탈을 오르내리며 생활해야 하기에 별도로 피트니스센터 찾을 이유도 없다. 대부분의 방문객은 불편해하고 문명의 이기를 아쉬워하면서 지낸다. 그러는 동안 우리 몸속의 유전자들은 마치 고향에 온 듯 질병과 다시싸울 수 있는 면역력을 회복할 수 있다.

질병의 원인에는 근접 원인과 궁극적 원인이 있는데, 정통의학은 주로 근접 원인을 탐구하고 교정하는 데 집중한다. 근접 원인은 질병이 어떻게 진행된다는 것을 잘 알려주는 대신 진화의학은 질병이 왜 생기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최근에 탄생한 진화의학은 정통의학을 보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외 수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동양의학이나 아유르베다의학은 진화의학과 유사점이 많다.

 

의사보다 빨리 진단하는 인공지능 ‘왓슨’

인간이 주도한 기술문명의 발달에 가속도가 붙었다. 최근 200여 년의 압축 성장이 수백만 년 살아온 생활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거기에 인간보다 똑똑한 인공지능이 보편화되면 삶은 편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급속한 변화는 오히려 정신적 공황 사태를 초래하여 그동안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기괴한 복합성 질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술문명의 발달은 건강 측면에서 인류에게 재앙일 수 있다. 이는 환경의 진화속도에 인간 유전자가 적응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질병에 관한 한 종말은 없다.

한편 의사가 닷새 동안 찾지 못하던 환자의 고열 원인을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2시간 만에 진단한다. 사람들은 곧 의사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시작했다.m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이제야말로 의사가 해야 할 일이 있다. 2분 진료 시대를 접고 환자의 아픔을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품어야 한다. 이 일은 기계가 아무리 발달해도 우리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며 질병을 극복해나가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기적의 약은 없다, 기본에 충실하자!

아프리카 사바나의 평원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우리 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최대의 도전을 앞두고 있다. 수천 년의 의약학사를 돌아보면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바로 완벽한 제약공장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방어기전과 항상성을 기준으로 생존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동안의 지식과 경험에 진화적 사고를 더하면 수많은 질병을 이겨낼 수 있다. 이제 생명에 관련 있는 모든 지식과 기술이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여 새로운 융합의학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제네신의학연구소 소장 신현종

신현종
제네신의학연구소 소장. 서울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제약회사 한국 대표를 역임했다. 의과대학원에서 예방의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암환자를 위한 해연면역학교를 운영하면서 약물유전체학을 응용한 통합기능의학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15/2016041501460.html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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