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춘래불사춘…봄바람 부는 계절 협심증 `주의`
기사입력 2016-03-11 13:27
‘봄은 왔지만 봄같지 않다(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는 3~4월 직장동료나 친구가 등산이나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돌연사했다는 소식을 종종 듣게 된다. 돌연사는 약 80%이상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졌거나 막혀 발생한다. 즉,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이 돌연사의 선행질환이라는 얘기다.
혈관은 태어날때 매끄럽게 뚫려있지만 일생을 통해 기름기가 많은 물질이 혈관벽에 쌓여 점차 좁아진다. 오래된 수도관이 녹슬고 이물질이 침착되듯이 심장근육에 피(산소)를 공급하는 핏줄(관상동맥)에 기름이 끼고 좁아지면 동맥경화(動脈硬化)가 발생한다. 동맥경화가 계속 진행되면 혈액순환이 안되고 산소가 부족(허혈·虛血)해 심장근육이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는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호흡곤란 증상으로 나타난다. 협심증은 치료를 하지 않거나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좁혀진 혈관을 청소해주지 않으면 심근경색으로 악화된다. 심근경색은 혈관이 완전히 막혀 피의 흐름이 중단되어 심장근육이 죽는 것을 말한다.
협심증은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쌀쌀한 3월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는 추운 겨울에 비해 활동량과 운동량이 갑자기 많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1~13년 3년간 협심증 환자는 164만 4000여명이 발생했고 이중 17만 5200여명이 3월에 발생했다. 4월에는 17만 1200여명의 협심증 환자가 발생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국내 유일 심장전문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협심증은 혈관이 50%이상 막히면 운동할 때 흉통이 느껴지고, 심근경색 역시 발생전에 전조증상을 느끼는 비율이 50%에 불과하다”며“봄철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평소 협심증이 있는 줄을 모르고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심장에 무리를 줘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식 이사장은 이어 “흉부통증과 함께 눌리거나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있다면 심장근육에 무리가 간 것이므로 야외활동을 중단하라”고 조언했다.
◇소화불량 증세와 비슷해 오진 많아
협심증이란 심장으로 가는 혈류 공급이 줄어들면서 심장에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협심증은 보통 동맥경화증이나 혈전증 때문에 관상동맥이 좁아져 협심증을 일으키지만, 혈관 자체의 이상으로 혈관이 수축하면서 협심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협심증 증상은 가슴 중앙부위의 통증(흉통)이다. 흉통은 운동, 활동, 스트레스, 추위 등에 더 악화되고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사라진다.
간혹 명치부근이 체한 것처럼 매우 답답하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병원장은“소화불량인줄 알고 병원을 찾았다가 협심증을 진단받기도 한다”며“협심증 환자의 명치부근 통증은 주로 높은 곳을 오르거나 운동을 할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고강도 운동은 중강도 운동을 할 때보다 급사할 위험성이 2~6배 높아진다. 특히 협심증, 동맥경화증과 같은 심장병을 가진 사람은 운동을 할 때 심정지가 일어날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100배나 높다. 따라서 심장병 환자는 등산이나 운동을 할 경우 수축기 혈압을 180mmHg, 이완기 혈압을 110mmHg이하로 조절해야 한다. 운동을 할 때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최대 심박수(적당한 심박수)는 1분에 보통 (220-나이) x 0.75로 계산할 수 있다. 만약 50세라면 1분당 심박수를 120~130회정도로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맥박은 손목의 맥을 짚었을 때 20초를 잰 맥박수에 3을 곱해 측정한다. 1분에 70~80회 가량의 맥박을 정상으로 보지만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맥박이 일정하다고 해서 흉통 등의 전조증상을 무시하면 안된다.
◇각종 심장병 신호달라 잘 살펴봐야
심장이 아프면 우리 몸은 전조증상을 통해 위험신호를 보낸다. 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 젖산이 쌓이기 시작해 통증이나 불편감이 든다. 심장이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은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절박한 신호이다.
가슴통증이 오다가 20분이내에 회복되는 양상이 몇차례 반복되거나 압박감, 목이나 인후, 턱과 왼쪽 어깨, 팔쪽 피부에서 타들어가는 통증이나 열기를 경험했다면 협심증일 가능성이 높다. 흉통이 누워있을 때에는 심해지지만 앉아있거나 앞으로 몸을 기울였을 때 호전된다면 심장을 감싸고 있는 심낭에 생긴 염증이 원인일 수있다. 염증이 심해져 심낭에 삼출액이 많아지면 심장을 압박해 심장의 펌프작용을 방해할 수있다.
심장이 벌렁거리는 느낌, 심장박동이 한두번씩 건너뛰는 느낌, 갑작스러운 전신 허약감과 어지러움증, 심장이 갑자기 불규칙적으로 보통 빠르게 뛴다면 심각한 부정맥질환인 심방세동(심장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깊게 숨을 들이마실 때 가슴통증이 심해지는 늑막염 증상이 있다면 폐색전(혈액안에 응고된 피로 폐혈관이 막힌 상태), 폐렴, 흉벽의 외상, 폐 종양 등과 같은 폐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가슴에 있는 복장뼈(가슴뼈, 흉골) 뒤편으로 아주 심한 통증이 생겨서 등의 양 날개뼈 사이로 뻗치는 증상은 흔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는 흉부대동맥에 발생한 박리성 동맥류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박리(剝離)성 동맥류는 대동맥 벽의 일부가 약해지면서 그곳으로 새어나온 혈액에 의해 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매우 긴급한 상황으로 가능한한 빨리 응급실로 호송해야 한다.
◇스텐트시술보다 생활습관 개선노력을
협심증을 앓게 되면 풍선혈관 성형술이나 스텐트라고 불리는 주입식 철망으로 좁아진 동맥을 강제로 뚫어준다.
그러나 한국에서 스텐트 시술을 쉽게 권하고 환자들도 쉽게 받아들인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유태우 몸맘삶대표(전서울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서양인은 협심증이라는 가슴통증이 있고, 이의 진행을 막기 위해 식·생활습관 개선, 운동, 약물사용 등을 최대한도로 시행하는 반면, 한국인은 그런 과정이 거의 없이 바로 스텐트시술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스텐트시술을 처음 고려하는 시기도 증세가 나타났을 때보다 건강검진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됐을 때가 더 많다. 유태우 대표는“관상동맥이 막히는 것을 확진하는 검사를 심장혈관조영술이라 하는데, 이 검사를 받으러 들어갔다가 바로 스텐트시술을 받고 나오기도 한다”고 소개한다.
스텐트시술의 진짜 문제는 한번 받게되면 반복적으로 또 받게 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스텐트시술이 결과를 치료할 뿐 원인을 치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술을 한 의사는 시술 후 관리에 더 집중하고, 환자는 시술로 안도감을 갖게 되어 동맥경화의 원인이었던 비만,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 흡연, 식사, 운동 등을 개선할 노력을 기울리지 않는 경향이 높다. 유태우 대표는 관상동맥조영술이나 시술을 권유받았을 경우에는 원인을 고치는 노력을 최소 3개월간 시행해보라고 조언한다.
협심증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유산소 운동을 매일 30~40분씩 지속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 금연, 저지방식과 함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비만, 대사성 증후군, 스트레스 등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도 중요하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출처 : 최고의 영양소
글쓴이 : 조영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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