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절로 움츠러들어 바깥에 나가기가 망설여지는 겨울이다. 그런데 이때만을 기다려온 이들이 있다. 바로 스키·스노보드·스케이트 등 겨울 스포츠 마니아들이다. 추운 날씨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운동하기 위해서 알아둬야 할 점을 정리했다.
설원에서 스포츠를 즐기고 싶은 사람은 잠시 주목하자. 다른 계절이 아닌 겨울에 운동할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추운 날씨에는 관절이 굳기 쉬워서 자칫하면 골절 같은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건조한 공기와 찬바람으로 인해 피부나 눈에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건강해지려고 운동하러 나갔다가 도리어 질환을 안고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하는 법. 본격적으로 겨울 스포츠 하러 나서기 전, 체크해봐야 할 것들을 모았다.
<골절 및 염좌>
무릎 부상 주의해야
스키는 무릎 부상의 위험이 높다. 특히 무릎 위·아래 관절을 이어주는 십자인대 부상이 많다. 스키를 타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거나 무릎이 뒤틀릴 때 회전압력을 견뎌내지 못하면 순간적으로 십자인대가 끊어질 수 있다. 스키부츠가 발목 윗부분까지 고정하기 때문에 상체를 급하게 회전하면, 무릎에 쏠린 힘이 비틀리면서 골절이나 인대 손상 같은 큰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 및 손목 골절 위험 높아
스노보드를 타다 넘어지면 대개 수직 방향으로 넘어진다. 이때 충격이 엉덩이와 허리에 그대로 전해져 엉덩이뼈에 금이 가거나 척추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넘어질 때 무의식적으로 팔을 뻗어 땅을 짚으면 팔꿈치 또는 어깨뼈가 골절되기도 한다. 하중이 갑자기 손목에 실리면 관절이 비틀어지거나 꺾이면서 손목인대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손목 및 발목 골절되기 쉬워
스케이트 역시 넘어지면서 손목 부상을 입을 위험이 높다. 미끄러질 때 몸을 보호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얼음판을 손으로 짚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발목 부상도 생길 수 있다. 갑자기 멈추거나 코너를 돌 때 발목에 힘이 전달돼 발목 염좌(인대나 근육이 외부 충격에 의해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것) 등의 손상을 입기 쉽다.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 생길 수 있는 골절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온을 유지해 근육과 인대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옷을 따뜻하게 입어서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몸이 움츠러들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연세바른병원 최문기 원장은 “운동 전 가벼운 실내운동으로 척추와 관절을 풀어주고, 따뜻한 물로 미리 샤워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장비 선택도 중요하다. 스키는 부츠와 스키를 연결하는 바인더의 고정력을 너무 높지 않게 조절한다. 바인딩에 적힌 강도 숫자가 낮을수록 플레이트와 부츠의 분리가 잘 돼서 넘어지더라도 충격이 분산된다. 혼자서 하기 어렵다면 스키장비 전문점에 가서 장비를 점검하는 게 좋다. 스케이트 탈 때는 스케이트 발목 부분의 끈을 단단히 매야 한다. 체중이 중앙에 있지 않고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쏠리면 발목이 꺾여 발목 인대를 다칠 수 있다. 스케이트와 스노보드 탈 때는 보호대를 착용하는 게 좋다. 특히 손목과 무릎 등은 부상 위험이 높은 부위이기 때문에 보호대를 반드시 써야 한다.
넘어지는 법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희의료원 정형외과 정비오 교수는 “안전하게 넘어지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넘어질 때는 서서히 주저앉아야 부상 위험이 낮다. 일단 넘어지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넘어진 후 그대로 앉아 있다가 운동하던 다른 사람과 충돌하면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넘어져서 일어날 때도 조심해야 한다. 손바닥으로 바닥을 지탱하고 일어나면 손목 인대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관절이 굳기 쉬운 추운 날에는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생기기 쉽다. 본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을 해서 부상의 위험을 낮춰야 한다. 평소 허리가 약하거나 경미한 디스크 증상이 있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가벼운 준비운동을 하면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체온을 올리고 근육 긴장을 풀 수 있다. 먼저 두 발을 어깨 너비만큼 벌린 다음,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다. 이 상태에서 상체를 위로 당기는 느낌으로 허리를 쭉 늘린다. 허리를 늘리는 동안 하체와 허리 근육으로 상체 무게를 버틴다. 이때 구부정한 자세가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허리를 위로 늘리는 동작을 10초 정도 유지한 후, 두 손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까지 상체를 아래로 숙인다. 이 자세도 마찬가지로 10초를 유지한다. 두 동작을 1회로 하여 5회 반복한다.
<피부질환>
건조증_ 운동 전 각질 제거하고, 수분 공급 충분히
건조하고 찬바람이 강한 야외에서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 보면, 피부의 수분이 금세 날아가고 피부가 거칠어지기 쉽다. 특히 눈가나 입가 등 피부가 얇은 부위에 건조함이 지속되면 잔주름이 생길 수도 있다. 사우나도 피하는 것이 좋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 원장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고 나서 피로회복을 위해서 사우나를 하면 피부 건조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조증과 이로 인한 잔주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운동 전 수분크림이나 에센스를 평상시보다 넉넉히 발라준다. 한 번에 듬뿍 바르지 말고 여러 번 얇게 덧바르는 게 좋다. 아무리 덧발라도 건조함을 느끼는 사람은 페이스 오일을 활용하면 된다. 수분크림을 바른 직후 오일을 한두 방울 손에 덜어 문지른 다음, 얼굴에 대고 흡수시키자. 오일막이 생겨서 촉촉함이 오래 유지된다. 눈가와 입가는 피지선이 얇아 건조해지기 쉽다. 아이크림과 립밤을 휴대하며 틈틈이 발라주면 건조함을 피할 수 있다.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 전에 집에서 미리 관리하도록 한다. 각질크림과 폼클렌징으로 세안해서 두꺼워진 각질층의 죽은 세포를 제거한다.
안면홍조_ 고글과 마스크 쓸 것
스키장 등 겨울 야외 스포츠를 즐길 때 피부에 차가운 공기가 직접 닿으면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가 생길 수 있다. 안면홍조는 찬바람과 건조한 날씨, 잦은 온도 변화 등 강한 자극이 피부에 가해져 발생한다. 특히 기온이 낮은 야외에서 따뜻한 실내에 들어왔을 때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해 혈관이 갑자기 늘어나면 안면홍조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운동하기 전에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해 피부에 강한 자극이 가해지는 것을 피하는 게 좋다. 또한 운동이 끝나고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거나 사우나를 하면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동상_ 체온 유지하고 운동 후 온찜질
영하 2~10℃ 정도의 심한 추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피부가 얼어버리는 동상에 걸릴 수 있다. 동상에 걸리면 해당 부위가 창백해지고, 통증이 생긴다. 동상은 귀, 코, 뺨, 손가락, 발가락 등에 많이 생기는데, 그중에서 발가락이나 손가락 등은 특히 주의해야 할 부위다. 이 부위는 땀이 나고 식기를 반복하면서 감각이 둔해져 동상에 걸려도 바로 느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 스포츠를 즐기면서 동상을 예방하려면 체온을 높이는 것이 필수다. 방한복을 겹겹이 입고, 찬 공기에 노출되기 전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서 몸의 온기를 높여야 한다. 2시간 이상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나면 따뜻한 곳에서 충분히 몸을 녹이자. 이때 부츠와 장갑을 벗고,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을 주물러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운동이 끝난 후 체온 조절도 중요하다. 따뜻한 물로 씻되 운동하면서 유난히 추위를 느낀 부위는 온찜질을 하면 효과적이다.
일광화상_ 자외선차단제 발라야
스키장에서 간과하기 쉬운 피부의 적은 자외선이 포함되어 있는 햇빛이다. 하얀 눈에서 반사되는 햇빛은 여름철 내리쬐는 햇빛만큼 강한 자극을 준다. 눈은 햇빛의 85~90%를 반사시키는데, 이는 여름철 바닷가에 내리쬐는 햇빛의 4배 이상이다. 모래의 햇빛 반사율은 5~20%이다. 스키장 등에서는 여름휴양지만큼이나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었을 때 피부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붉고 따가운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다.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기고, 오한이나 발열 등 전신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일광화상에 예방하려면 우선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자외선차단제를 선택할 때는 자외선 차단지수가 25SPF 이상이며, UVA와 UVB가 모두 쓰여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운동 중 휴식시간에 자외선차단제를 덧바르고, 차가운 공기에 노출될 수 있는 피부 부위는 최대한 줄여야 한다.
<안구질환>
안구건조증_ 고글 등 보호 장구 착용
겨울에 바깥에서 운동하다 보면 차갑고 건조한 바람을 맞는 건 필연적이다. 차가운 바람을 많이 맞으면 눈물이 빨리 증발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추위로 인한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려면 고글 등의 보호 장비를 착용하자. 바람이나 공기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만약 운동하다가 눈이 건조하고 뻑뻑하면, 인공누액을 넣고 눈을 감고 잠시 쉬는 것이 좋다.
광각막염_ 직접 햇빛을 주시하지 말아야
햇빛에 손상돼 생기는 안구질환 중 주의해야 할 것은 광각막염이다. 광각막염은 각막에 생기는 화상이다. 강한 햇빛을 오래 쬐거나 반사되는 빛에 노출되면 각막세포가 손상된다. 순간적으로 시력이 떨어지고 아프고 눈물이 나는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온누리스마일안과 정영택 원장은 “겨울 스포츠를 하던 중에 이러한 증상이 생기면 우선 눈을 감고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증상을 무시하고 계속 운동하다가 순간적으로 눈을 뜨지 못해서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눈을 뜨지 못할 만큼 아프다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빛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빠른 시간 내에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광각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눈으로 직접 햇빛이나 반사광을 주시하지 않아야 한다.밖으로 나갈 때는 반드시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눈을 오랜 시간 햇빛에 그대로 노출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15/20151215015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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