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랫배에서 심장처럼 쿵쿵 뛰는 부위가 만져지고, 명치가 찢기는 듯한 통증을 느낀 60대 남성 A씨. 검사 결과 복부대동맥류였다. 칼로 배를 째는 수술이 필요한 줄 알고 큰 부담을 느꼈지만, 의사는 "걱정하지 말라"며 인터벤션 시술을 권했다. 이 시술은 다리만 미세하게 절개하고 팽창한 혈관에 스텐트 그라프트를 넣어서 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인터벤션 수술을 받은 A씨는 "수술에 비해 통증도 적고 회복도 빨라서 일상으로 금방 복귀할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복부대동맥류, 고령화로 인해 급속히 증가
복부대동맥류는 뱃속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이 여러 원인에 의해 약해져, 혈관 직경이 정상 기준인 2~2.5cm에서 5cm 이상 늘어나며 풍선처럼 부푸는 질환이다. 복부대동맥은 배·골반·다리로 피를 내보내는 중요한 혈관이기 때문에 계속 부풀다가 터지면 대량 출혈을 피할 수 없다. 이런 탓에 전체 복부대동맥 파열 환자 중 30~40%는 병원 이송 중에, 40~50%는 수술 중에 사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복부대동맥류 환자는 2009년 3670명에서 2013년 6534명으로 4년간 약 80% 가까이 급증했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도영수 교수는 "복부대동맥류는 급속한 고령화 추세, 서구화된 식습관 및 현대인들의 바쁜 라이프스타일이 맞물려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터질 때까지 증상 거의 없어… 생활습관 개선이 최선
복부대동맥류는 혈관이 계속 부풀어 올라도 터지기 전까지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 복부팽만감, 복통, 허리통증, 복부에서 심장이 박동하는 느낌을 받는 환자도 있으나 대부분 경미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는 질환을 진단하기 어렵다. 대부분 건강검진 등 다른 검사를 통해 복부대동맥류를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도영수 교수는 "복부대동맥류는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일상생활에서 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을 줄이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므로 금연, 식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도 교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혈관질환이나 가족력이 있다면 건강검진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소침습' 인터벤션 시술, 신체·심리 부담↓
복부대동맥류가 진단되면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하면 금연, 체중 및 혈압 관리 등을 통해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동맥류 팽창 속도가 빠르거나 직경이 5cm 이상까지 커진 경우는 혈관이 터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전에는 전신마취 후 배를 째서 동맥류를 제거하고 인조혈관을 튼튼한 동맥벽과 연결하는 인조혈관 치환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복술의 위험성을 획기적으로 줄인 최소침습 치료법 인터벤션(intervention) 시술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복부대동맥류 인터벤션 시술은 사타구니 부위를 미세하게 절개해 지름 0.2cm 내외의 의료용 튜브 카테터를 혈관에 삽입한 뒤, 조영제로 병변을 확인하는 혈관조영검사로 시작한다. X선을 이용해 혈관 모습을 영상화해 상태를 파악한 뒤, 복부대동맥 부위에 금속망으로 지지된 인조혈관 스텐트 그라프트 기구를 삽입해 혈액을 원활하게 흐르게 하고 동맥류가 커지는 것을 막는다. 도영수 교수는 "인터벤션 시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크지 않아 안전하고, 치료 및 회복에 소요되는 시간도 짧아 시술 후 일상생활로 복귀가 빠르다"며 "무엇보다 영상진단 장비를 통해 시술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치료하기 때문에 정확성과 안정성이 높다"고 말했다.
방사선량 80%까지 낮추면서도 고품질 영상 제공
최근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다양한 혁신 기술이 개발돼 인터벤션 시술의 안정성 및 정확성을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인터벤션 시술 시에는 X선을 사용해 병변을 살피고 치료하기 때문에 의료진, 환자 모두 X선에 다량 노출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최신 인터벤션 X선 장비는 첨단 영상처리 기술을 이용해 인터벤션 시술 시 사용되는 방사선량을 기존 장비 대비 60~80%까지 낮추면서 영상의 품질은 그대로 유지한다. 환자와 의료진에게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3차원 영상으로 혈관 구조를 구현하거나 시술 중 실시간으로 초음파 영상을 융합해 심장 구조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임상 소프트웨어를 탑재, 의료진이 더욱 신속하고 정교하게 인터벤션 시술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필립스 인터벤션 X레이,
알루라 클래러티(Allura Clarity)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기업 필립스의 인터벤션 엑스레이 (Intervention X-ray) 알루라 클래러티는 클래러티 영상 처리 기술(Clairty IQ)을 탑재했다. 2011년 스톡홀룸의 카롤린스카 대학병원에서 동일한 환자를 대상으로 영상 품질을 비교한 임상 연구 결과, 알루라 클래러티는 뇌혈관조영술 시술 시 최대 73%까지 방사선 피폭량을 줄이면서도 기존 혈관 조영 장비와 동일한 품질의 영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환자 614명 대상 영상 노이즈 저감 기술 사용에 따른 뇌혈관조영술 방사선량 연구', 2013 유럽신경방사선학회지).
이외에도 필립스는 병변 주변의 혈관 구조를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는 베셀네비게이터, 시술 중 실시간으로 초음파 영상을 융합해 심장의 입체 구조를 파악하는 에코네비게이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임상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의료진의 시술을 돕고 있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1/20/20151120020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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