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주관 불법 온라인 의약품 매매 단절을 위한 정책토론회
국내에서 인터넷으로 의약품을 매매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그럼에도 인터넷 의약품 매매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 의약품 불법매매의 문제점과 근절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헬스조선>은 지난 7월 15일 민관 의료 관계자들을 초청해 토론을 진행했다.
지난해 의약품 온라인 불법 거래 1만6394건
홍헌표(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이하 헬스조선) 인터넷을 통해서 의약품 거래가 꽤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불법 의약품 판매 온라인 사이트 차단 건수가 2012년 1만912건에서 2014년 1만6394건으로 늘어났고요.
개인과 개인이 포털사이트에서 일반 상품 구매하듯 의약품을 매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토론은 이를 근절시킬 대책을 한번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했습니다. 우선, 명경민 과장님께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명경민(식약청 의약품관리총괄과 과장,이하 명경민) 의약품은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나뉩니다. 전문의약품은 반드시 의사 처방에 의해서 복용할 수 있는 약입니다. 일반의약품은 일반 소비자가 의사의 처방 없이 약사의 조언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약을 말합니다.
헬스조선 굳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나눠 놓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명경민 약은 양날의 칼과 같거든요. 한쪽 날을 잘 쓰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지만 잘못 쓸 경우 반드시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국내에서 의약품이 개발되면 일단 전문의약품으로 분류가 됩니다. 전문의의 처방을 통한 복용으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죠.
헬스조선 약 한번 잘못 먹으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약은 전문가와 상담한 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군요. 그런데 현재 상황은 온라인으로도 의약품 매매가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명경민 온라인 상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일반 소비자도 경각심 없이 의약품을 쉽게 구매하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의약품을 사고파는 것은 모두 불법 행위입니다. 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복용하거나 약사에게 구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약사가 온라인을 통해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고요.여드름약, 정력제 등 다양한 약품이 온라인상에서 거래돼
헬스조선 온라인상에서 대표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약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조소연 (서울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이하 조소연)피부과에서 처방하고 있는 경구용 여드름 약제가 대표적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이라는 성분이 들어간 약입니다.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데요. 주로 이 약은 농포를 동반한 중증 여드름의 기본적인 치료제로, 치료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정도의 여드름에 사용하는 경구용 제제입니다.
헬스조선 이 약을 임의로 복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조소연 대표적인 부작용은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빈혈, 혈소판 증가·감소증이 있고요. 온몸의 피지선을 말리는 약이라서 투여 초기에 전신이 건조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서 안구건조증, 코점막건조증, 입술건조증이 나타납니다. 2만 명 중 1명꼴로 드물게 나타나지만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이 나타날 수 있고요. 1만 명 중 1명꼴로 염증성 장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형아 출산의 위험도 있고요.
헬스조선 전문가와 상담 없이 함부로 복용하기엔 위험 부담이 큰 약이군요.
조소연 그렇습니다. 현재, 이 약물은 여러 가지 부작용 때문에 유럽에서는 연고나 경구용 항생제 치료를 시도한 후에 치료 효과가 좋지 않거나 항생제에 대해 내성이 있는 사람에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2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처방하면 안 됩니다. 기형아를 낳는다는 부작용이 있어서 가임기 여성에게는 사용을 금지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심한 화농성 여드름에 한해서만 처방하고 있습니다. 그전에 다른 치료를 먼저 시도합니다.
헬스조선 진료 현장에서 이 약을 처방한 사례가 있나요?
조소연 네, 저는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증세가 심한 환자들이 많이 찾아와서 자주 처방합니다. 심한 여드름 환자거나 다른 치료에 반응을 하지 않으면 검사를 통해 처방하고요. 사실 이 약은 효과가 가장 좋은 여드름약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온라인상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것 같습니다.
헬스조선 효과가 좋지만 부작용이 심각하니 반드시 복약지도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죠?
조소연 맞습니다. 처음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설명하고 건조함에 대처하는 걸 설명해야 합니다. 3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약을 처방할 땐 상담시간이 굉장히 길어집니다. 그래서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자체가 상당히 위험합니다.헬스조선 대표적으로 여드름약을 말씀해주셨는데, 여드름약 이외에 어떤 약이 온라인상에서 매매되고 있나요?
이주영(녹색소비자연대 의약품안전사용운동본부 본부장, 이하 이주영) 여드름약 이외에도 '비아그라'로 대표되는 정력제도 온라인상으로 많이 매매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의약품인 시차 적응을 도와주는 약도 매매가 되고 있습니다.
흉터치료연고제는 쓰다 남은 것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요. 여드름 치료로 쓰이는 레티놀 계열의 연고도 매매가 되고 있습니다. 사후피임약과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사전피임약, 낙태약도 매매가 되고 있습니다.
헬스조선 그렇다면 왜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의약품을 구매할까요?
이주영 우선, 여드름약이나 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처방전을 받기 귀찮다는 인식이 있고요. 두 번째는 가격 형평성의 문제입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외국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많이 차이가 나니까 외국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는 거죠. 다음으로는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약이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게 시차 적응 약인 멜라토닌이죠. 마지막으로는 정력제처럼 비공개로 구매하고 싶은 약물일 경우 온라인으로 구매하죠.
헬스조선 유경선 보좌관께 여쭤보겠습니다. 국회 차원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게 있나요. 피해 사례를 모은다든지.
유경선(김춘진 국회의원 보좌관,이하 유경선) 단일사안으로 상임위를 개최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최근 국정감사 자료를 찾아보니 2012년에 이현주 의원이 지금 여기서 논의되고 있는 여드름치료제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12세 이하 어린이에게 처방한 사례가 있었어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질의할 때 이 품목에 대해 급여 지급을 중지시키라고 했지만 실제로 이행됐는지는 파악이 안 됩니다. 같은 해에 류지영 국회의원이 식약청(현재 식약처)을 상대로 의약품의 인터넷 판매에 대해 정부 조치가 필요하다며 관련 법안을 발의한다고 했으나, 제가 찾아본 바로는 아직 발의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온라인 매매 근절 위해서는 소비자 교육이 가장 중요
헬스조선 그럼 온라인상에서 의약품 매매가 이루어지는 대해 식약처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명경민 식약처에서는 공급 차단 정책에 힘쓰고 있습니다. 수요 억제는 국회나 시민사회 전문가와 민간영역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정부쪽에서 하고 있는 조치는 인터넷 사이트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되는 사이트 중심으로 의약품이 판매되는 증거를 수집해 방송통신위원회에 게시물 삭제 및 사이트 폐쇄를 요청합니다.
또 불법 판매자 신원이 확인되면 약사법에 의해 경찰청에 고발조치합니다. 불법 판매자의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됩니다. 물품이 국경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관세청과 협조하고 있고요. 국제 공조도 이루어집니다. 해당 불법 사이트가 국외 소재인 경우, 인터폴에 통보해서 수사를 합니다. 최근에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115개 국가들이 일정 기간을 정해놓고 한꺼번에 전 세계 불법 판매 사이트를 찾아서 모으는 작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헬스조선 이런 조치에 대한 한계도 있나요?
명경민 공급을 차단해도 수요가 억제되지 않으면 근절시키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 소비자들이 일반 상품처럼 의약품도 인터넷으로 편하게 사고 싶은 욕구를 절제할 필요가 있죠. 소비자 교육 부분이 중요합니다. 온라인 의약품 매매가 불법인지 모르는 소비자도 있으니까요.
온라인 의약품으로 구입한 제품을 먹었을 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홍보도 같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식약처에서는 실제 판매인 외에도 구매 대행인이나 제품을 광고하는 사람에게도 처벌할 수 있는 입법을 준비 중이고, 의약품 안전 사용 교육과 관련한 법의 제정을 제안하려고 현재 입법 예고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헬스조선 수요 억제 부분은 건강에 나쁘다고 알려야 한다는 건데 거기에 큰 역할을 하는 게 녹색소비자연대 같은데요 이주영 본부장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주영 명 과장님이 말씀하신 입법에 대해 매우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결국 요즘은 예방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약물로 질병을 조절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높이는 게 필요합니다. 또 일반의약품의 확대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일정 부분 일반의약품으로 확대해서 불법 유통 경로를 줄이는 방법이 있겠죠.
건강기능식품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을 일반 소비자들은 분별하기 어려워요. 건강기능식품을 홍보할 땐 마치 일반의약품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처럼 홍보해서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있으니까요. 국내 실정에 맞는 관리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약값의 관리도 필요합니다. 가격 차이 때문에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건 막기가 정말 어려워요. 또, 진품의 여부를 구분할 수 있는 정보도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헬스조선 실제 거래되고 있는 약품에 대한 검사가 식약처에서 이루어지고 있나요?
명경민 재작년에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작년에는 발기부전치료제라고 표방하면서 파는 20개 제품을 구매해서 검사해 봤는데 100% 다 가짜였어요. 아예 그 성분이 없거나, 엉뚱한 성분이 들어 있거나, 적게 들어 있거나 그랬죠. 겉으로 보기에는 흉내를 많이 냈는데. 그래서 올해도 다시 수거할 계획입니다.
헬스조선 의약품이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거래된 제품이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것이 또 다른 문제네요.
명경민 상당수가 진짜가 아니더라고요.
헬스조선 국회 차원에서 제안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어떤 것이 있나요.
유경선 면밀히 검토하진 않았지만, 식약처에 사법경찰 같은 권한을 부여해서 모든 걸 경찰을 통해서 하는 게 아니라 식약처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의약품 직접 구매자에 대해 등록제를 시행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의약품 구매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헬스조선 조 교수님, 약을 처방하는 입장에서 이런 사태를 근절하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요.
조소연 저도 소비자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처방받은 약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 쓰는 건 상당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일단 약은 일반 물품과 다르니까요. 약은 자기만을 위해서 처방됐다는 걸 철저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언론도 캠페인을 통해 대중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면 좋겠죠. 선진국의 의약품 모니터링 시스템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헬스조선 선진국은 어떤 식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나요?
조소연 여드름약의 경우, 미국에선 식품의약국(FDA)재가하에 가이드라인과 프로그램을 통해 임산부와 태아가 약에 노출되는 걸 방지하는 iPLEDGE(아이플레지) 프로그램을 2006년부터 적용하고 있습니다. 가임기 여성이 이 약을 처방받으려면 이 프로그램에 본인은 물론이고 의사와 처방한 약사도 등록해야 합니다. 처방전에 서면 동의서도 필요하고요. 매달 임신 검사를 시행해 음성인 것을 확인해야 하고, 본 약제의 임신 관련 위험성에 대한 지식을 퀴즈로 풀어야 지속적으로 처방이 가능합니다.
호주의 경우, 해당 약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피부과 전문의만 처방하게 합니다. 영국에서는 모든 가임기 여성에게 임신방지 프로그램을 사용해 모니터링하도록 하고있고요. 한 번 진료할 때 경구용 이소트레티노인은 7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약의 부작용에 대한 카운슬링을 받을 수 있습니다.헬스조선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약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곳이 식약처 홈페이지에 있나요?
명경민 온라인 의약도서관이라고 있어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되어 있어서 컴퓨터 외에 스마트폰으로도 자료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들어가면 회수 중인 약, 최근 새로운 부작용이 밝혀진 약의 정보가 다 있어요. 온라인 거래가 되고 있는 약을 모아 둔 자료는 없습니다.
이주영 녹색소비자연대와 대한약사회 그리고 식약처가 재작년에 청소년 의약품 안전 사용 교재를 만든 적이 있어요. 온라인 의학도서관에 '내 몸속 약 이야기'라고 검색하면 열람 가능합니다. 어르신용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헬스조선 현재까지 논의된 내용을 종합하면 소비자들에게 온라인 의약품 매매는 불법이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씀이시죠?
전부 네.
헬스조선 오늘 토론을 통해, 저희도 불법 온라인 의약품 매매 단절을 열심히 알리는 데 노력해야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토론 참가자
명경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관리총괄과 과장. 식약처 의약품안전국 소속
유경선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보좌관
조소연 서울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과장
이주영 약사. 녹색소비자연대 의약품 안전사용 운동본부 본부장
명경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관리총괄과 과장. 식약처 의약품안전국 소속
유경선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보좌관
조소연 서울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과장
이주영 약사. 녹색소비자연대 의약품 안전사용 운동본부 본부장
- 정책 토론중인 참가자들
홍헌표(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이하 헬스조선) 인터넷을 통해서 의약품 거래가 꽤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불법 의약품 판매 온라인 사이트 차단 건수가 2012년 1만912건에서 2014년 1만6394건으로 늘어났고요.
개인과 개인이 포털사이트에서 일반 상품 구매하듯 의약품을 매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토론은 이를 근절시킬 대책을 한번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했습니다. 우선, 명경민 과장님께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명경민(식약청 의약품관리총괄과 과장,이하 명경민) 의약품은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나뉩니다. 전문의약품은 반드시 의사 처방에 의해서 복용할 수 있는 약입니다. 일반의약품은 일반 소비자가 의사의 처방 없이 약사의 조언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약을 말합니다.
헬스조선 굳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나눠 놓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명경민 약은 양날의 칼과 같거든요. 한쪽 날을 잘 쓰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지만 잘못 쓸 경우 반드시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국내에서 의약품이 개발되면 일단 전문의약품으로 분류가 됩니다. 전문의의 처방을 통한 복용으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죠.
헬스조선 약 한번 잘못 먹으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약은 전문가와 상담한 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군요. 그런데 현재 상황은 온라인으로도 의약품 매매가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명경민 온라인 상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일반 소비자도 경각심 없이 의약품을 쉽게 구매하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의약품을 사고파는 것은 모두 불법 행위입니다. 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복용하거나 약사에게 구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약사가 온라인을 통해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고요.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관리총괄과 명경민 과장
헬스조선 온라인상에서 대표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약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조소연 (서울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이하 조소연)피부과에서 처방하고 있는 경구용 여드름 약제가 대표적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이라는 성분이 들어간 약입니다.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데요. 주로 이 약은 농포를 동반한 중증 여드름의 기본적인 치료제로, 치료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정도의 여드름에 사용하는 경구용 제제입니다.
헬스조선 이 약을 임의로 복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조소연 대표적인 부작용은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빈혈, 혈소판 증가·감소증이 있고요. 온몸의 피지선을 말리는 약이라서 투여 초기에 전신이 건조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서 안구건조증, 코점막건조증, 입술건조증이 나타납니다. 2만 명 중 1명꼴로 드물게 나타나지만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이 나타날 수 있고요. 1만 명 중 1명꼴로 염증성 장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형아 출산의 위험도 있고요.
헬스조선 전문가와 상담 없이 함부로 복용하기엔 위험 부담이 큰 약이군요.
조소연 그렇습니다. 현재, 이 약물은 여러 가지 부작용 때문에 유럽에서는 연고나 경구용 항생제 치료를 시도한 후에 치료 효과가 좋지 않거나 항생제에 대해 내성이 있는 사람에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2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처방하면 안 됩니다. 기형아를 낳는다는 부작용이 있어서 가임기 여성에게는 사용을 금지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심한 화농성 여드름에 한해서만 처방하고 있습니다. 그전에 다른 치료를 먼저 시도합니다.
헬스조선 진료 현장에서 이 약을 처방한 사례가 있나요?
조소연 네, 저는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증세가 심한 환자들이 많이 찾아와서 자주 처방합니다. 심한 여드름 환자거나 다른 치료에 반응을 하지 않으면 검사를 통해 처방하고요. 사실 이 약은 효과가 가장 좋은 여드름약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온라인상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것 같습니다.
헬스조선 효과가 좋지만 부작용이 심각하니 반드시 복약지도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죠?
조소연 맞습니다. 처음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설명하고 건조함에 대처하는 걸 설명해야 합니다. 3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약을 처방할 땐 상담시간이 굉장히 길어집니다. 그래서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자체가 상당히 위험합니다.
- 서울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조소연 교수
이주영(녹색소비자연대 의약품안전사용운동본부 본부장, 이하 이주영) 여드름약 이외에도 '비아그라'로 대표되는 정력제도 온라인상으로 많이 매매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의약품인 시차 적응을 도와주는 약도 매매가 되고 있습니다.
흉터치료연고제는 쓰다 남은 것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요. 여드름 치료로 쓰이는 레티놀 계열의 연고도 매매가 되고 있습니다. 사후피임약과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사전피임약, 낙태약도 매매가 되고 있습니다.
헬스조선 그렇다면 왜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의약품을 구매할까요?
이주영 우선, 여드름약이나 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처방전을 받기 귀찮다는 인식이 있고요. 두 번째는 가격 형평성의 문제입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외국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많이 차이가 나니까 외국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는 거죠. 다음으로는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약이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게 시차 적응 약인 멜라토닌이죠. 마지막으로는 정력제처럼 비공개로 구매하고 싶은 약물일 경우 온라인으로 구매하죠.
헬스조선 유경선 보좌관께 여쭤보겠습니다. 국회 차원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게 있나요. 피해 사례를 모은다든지.
유경선(김춘진 국회의원 보좌관,이하 유경선) 단일사안으로 상임위를 개최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최근 국정감사 자료를 찾아보니 2012년에 이현주 의원이 지금 여기서 논의되고 있는 여드름치료제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12세 이하 어린이에게 처방한 사례가 있었어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질의할 때 이 품목에 대해 급여 지급을 중지시키라고 했지만 실제로 이행됐는지는 파악이 안 됩니다. 같은 해에 류지영 국회의원이 식약청(현재 식약처)을 상대로 의약품의 인터넷 판매에 대해 정부 조치가 필요하다며 관련 법안을 발의한다고 했으나, 제가 찾아본 바로는 아직 발의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장)보좌관
헬스조선 그럼 온라인상에서 의약품 매매가 이루어지는 대해 식약처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명경민 식약처에서는 공급 차단 정책에 힘쓰고 있습니다. 수요 억제는 국회나 시민사회 전문가와 민간영역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정부쪽에서 하고 있는 조치는 인터넷 사이트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되는 사이트 중심으로 의약품이 판매되는 증거를 수집해 방송통신위원회에 게시물 삭제 및 사이트 폐쇄를 요청합니다.
또 불법 판매자 신원이 확인되면 약사법에 의해 경찰청에 고발조치합니다. 불법 판매자의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됩니다. 물품이 국경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관세청과 협조하고 있고요. 국제 공조도 이루어집니다. 해당 불법 사이트가 국외 소재인 경우, 인터폴에 통보해서 수사를 합니다. 최근에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115개 국가들이 일정 기간을 정해놓고 한꺼번에 전 세계 불법 판매 사이트를 찾아서 모으는 작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헬스조선 이런 조치에 대한 한계도 있나요?
명경민 공급을 차단해도 수요가 억제되지 않으면 근절시키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 소비자들이 일반 상품처럼 의약품도 인터넷으로 편하게 사고 싶은 욕구를 절제할 필요가 있죠. 소비자 교육 부분이 중요합니다. 온라인 의약품 매매가 불법인지 모르는 소비자도 있으니까요.
온라인 의약품으로 구입한 제품을 먹었을 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홍보도 같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식약처에서는 실제 판매인 외에도 구매 대행인이나 제품을 광고하는 사람에게도 처벌할 수 있는 입법을 준비 중이고, 의약품 안전 사용 교육과 관련한 법의 제정을 제안하려고 현재 입법 예고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헬스조선 수요 억제 부분은 건강에 나쁘다고 알려야 한다는 건데 거기에 큰 역할을 하는 게 녹색소비자연대 같은데요 이주영 본부장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주영 명 과장님이 말씀하신 입법에 대해 매우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결국 요즘은 예방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약물로 질병을 조절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높이는 게 필요합니다. 또 일반의약품의 확대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일정 부분 일반의약품으로 확대해서 불법 유통 경로를 줄이는 방법이 있겠죠.
건강기능식품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을 일반 소비자들은 분별하기 어려워요. 건강기능식품을 홍보할 땐 마치 일반의약품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처럼 홍보해서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있으니까요. 국내 실정에 맞는 관리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약값의 관리도 필요합니다. 가격 차이 때문에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건 막기가 정말 어려워요. 또, 진품의 여부를 구분할 수 있는 정보도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녹색소비자연대 의약품 안전사용 운동본부 이주영 본부장
명경민 재작년에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작년에는 발기부전치료제라고 표방하면서 파는 20개 제품을 구매해서 검사해 봤는데 100% 다 가짜였어요. 아예 그 성분이 없거나, 엉뚱한 성분이 들어 있거나, 적게 들어 있거나 그랬죠. 겉으로 보기에는 흉내를 많이 냈는데. 그래서 올해도 다시 수거할 계획입니다.
헬스조선 의약품이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거래된 제품이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것이 또 다른 문제네요.
명경민 상당수가 진짜가 아니더라고요.
헬스조선 국회 차원에서 제안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어떤 것이 있나요.
유경선 면밀히 검토하진 않았지만, 식약처에 사법경찰 같은 권한을 부여해서 모든 걸 경찰을 통해서 하는 게 아니라 식약처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의약품 직접 구매자에 대해 등록제를 시행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의약품 구매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헬스조선 조 교수님, 약을 처방하는 입장에서 이런 사태를 근절하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요.
조소연 저도 소비자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처방받은 약을 다른 사람들과 나눠 쓰는 건 상당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일단 약은 일반 물품과 다르니까요. 약은 자기만을 위해서 처방됐다는 걸 철저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언론도 캠페인을 통해 대중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면 좋겠죠. 선진국의 의약품 모니터링 시스템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헬스조선 선진국은 어떤 식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나요?
조소연 여드름약의 경우, 미국에선 식품의약국(FDA)재가하에 가이드라인과 프로그램을 통해 임산부와 태아가 약에 노출되는 걸 방지하는 iPLEDGE(아이플레지) 프로그램을 2006년부터 적용하고 있습니다. 가임기 여성이 이 약을 처방받으려면 이 프로그램에 본인은 물론이고 의사와 처방한 약사도 등록해야 합니다. 처방전에 서면 동의서도 필요하고요. 매달 임신 검사를 시행해 음성인 것을 확인해야 하고, 본 약제의 임신 관련 위험성에 대한 지식을 퀴즈로 풀어야 지속적으로 처방이 가능합니다.
호주의 경우, 해당 약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피부과 전문의만 처방하게 합니다. 영국에서는 모든 가임기 여성에게 임신방지 프로그램을 사용해 모니터링하도록 하고있고요. 한 번 진료할 때 경구용 이소트레티노인은 7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약의 부작용에 대한 카운슬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의학도서관에서는 약 성분에 대한 정보와 회수 중인 약, 새롭게 부작용이 밝혀진 약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명경민 온라인 의약도서관이라고 있어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되어 있어서 컴퓨터 외에 스마트폰으로도 자료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들어가면 회수 중인 약, 최근 새로운 부작용이 밝혀진 약의 정보가 다 있어요. 온라인 거래가 되고 있는 약을 모아 둔 자료는 없습니다.
이주영 녹색소비자연대와 대한약사회 그리고 식약처가 재작년에 청소년 의약품 안전 사용 교재를 만든 적이 있어요. 온라인 의학도서관에 '내 몸속 약 이야기'라고 검색하면 열람 가능합니다. 어르신용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헬스조선 현재까지 논의된 내용을 종합하면 소비자들에게 온라인 의약품 매매는 불법이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씀이시죠?
전부 네.
헬스조선 오늘 토론을 통해, 저희도 불법 온라인 의약품 매매 단절을 열심히 알리는 데 노력해야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7/23/2015072301846.html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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