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유방암이나 위암처럼 눈으로 보이는 암은 혈액암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와 달리 가능하면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그런데 암세포는 육안이나 영상검사 등으로 확인되기 이전에 이미 몸 안에서 혈액이나 림프액을 따라 원래의 장소를 떠나 먼 곳에 숨어 있거나 돌아다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암을 수술로 완전히 제거해도 후일에 재발을 하는 이유는 이처럼 숨어서 조용히 있던 암세포가 훗날 점점 세력을 키워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찌하여, 어디에 숨어 있고 어떤 이유에서 훗날 세력을 키워 나타나는가는 아직도 수수께끼이다.1889년 영국의 외과 의사 스테펜 파제트는 유방암이 똑같은 양의 피를 공급받는데도 비장에는 전이되지 않고 간에 주로 전이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종자와 토양’ 가설(seed and soil hypothesis)이다. 암이 전이를 우연히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종자 즉 암세포가 토양인 특정 장기에 친화성을 가짐으로써 암 전이가 일어난다는 가설이다. 농부가 농사를 짓기 위하여 땅에 씨앗을 뿌려도 어떤 곳은 싹 조차도 나지 않는 반면, 어떤 곳에는 열매를 잘 맺는 것처럼 사람 몸에도 종자(암세포)가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 위해서는 종자와 토양이 궁합이 잘 맞아야 된다는 이론이다.
유방암이 주로 뼈, 간, 폐, 뇌로 전이가 일어나는 이유는 유방암 세포가 이러한 장기에 뿌리내려 자라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환경 조성에는 호르몬, 유전자, 성장인자 등 여러 요소들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이렇게 숨어있는 암세포를 다스리기 위해 의사들은 수술 후에 보조 항암요법을 시행하여 재발을 줄이려 한다. 이러한 보조요법에는 항암화학요법, 호르몬요법, 방사선요법, 표적치료, 면역요법 등이 있다.
이중 방사선요법은 수술과 마찬가지로 암이 발생한 원발 장소를 치료해 국소재발을 방지하는데 주 목적이 있다. 암을 수술할 때 암 조직을 수술 조작으로 건드림으로써 암세포가 피 속으로 많이 퍼지게 되는데 이것을 순환 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s)라 한다. 이러한 암세포의 대부분은 오랜 시간 생존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따라서 수술로 인해 암이 퍼지고 더 나빠질 수 있다함은 잘못된 사실이라 하겠다. 그러나 순환 종양세포의 양을 측정하여 예후를 예측할 수는 있다. 수술 후 시행하는 항암요법은 순환 종양세포를 사멸시키는 역할을 하며 암의 전이나 재발을 예방하자는 전략이다.
유방암의 경우 오래전부터 보조 항암요법을 시행한 유방암 그룹과 하지 않은 그룹 사이에 생존율의 향상이 약 30% 차이가 날 정도로 항암요법은 효과가 있다. 따라서 유방암 수술 후 보조 항암요법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그러나 수술 후 재발이 거의 없는 상피내암이거나 미세 침윤암 또는 5mm 이하의 유방암의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이 거의 필요 없다. 또한 유방암은 호르몬 의존성 암, 즉, 여성 호르몬이 유방암 세포 성장에 영향을 미치므로 호르몬 치료가 보조요법으로 이용된다. 단, 유방암 조직이 호르몬 수용체를 가져야만 호르몬 요법이 효과가 있다. 보조 호르몬 요법은 폐경 유무에 따라 약제가 달라지고 보통 5~10년 동안 해야 한다.
표적치료제는 항암제와 달리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분자생물학적으로 암세포가 되는 과정을 선택적으로 차단하거나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증식을 방해하여 결과적으로 암이 성장하지 못 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따라서 항암제와 달리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덜 주므로 부작용이 적다. 유방암에는 Her2 수용체 과발현이 있는 유방암이 20~30%쯤 되는데 이에 맞춘 허셉틴이라는 치료제가 개발돼 있다. 그 후 계속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어 내성 유방암에 대하여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면역요법은 암환자의 면역을 높여 암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이론 하에 눈에 띌 만큼 유방암에 효과를 인정받는 요법은 아니나, 독일 같은 일부 나라에서는 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 즉, 미슬토요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기고자: 양정현 건국대학교병원 의료원장 겸 유방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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