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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수술

[스크랩] 입체로 뱃속 보며 암 수술… 3D 복강경, 정확성·안전성 크게 높여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5. 7. 1.

병원에서 암을 치료할 때 수술, 약물치료(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중에서 한 가지 이상의 방법을 선택한다. 그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게 수술이다. 암 수술의 성공 여부는 신체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를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과 수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달려있다. 그런 측면에서 '복강경(腹腔鏡)' 수술은 개복 수술과 비교했을 때 획기적인 의료기술의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이란 복부 서너곳에 지름 0.5~1.5㎝의 작은 구멍을 내고, 구멍을 통해 카메라와 수술 가위, 초음파 기기 등을 집어 넣어 수술을 하는 것이다.


	복강경 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카메라와 절삭기 등을 넣어 배 안에서 수술을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뱃속을 입체 영상으로 볼 수 있는 3D 기술도 접목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김형호 교수가 3D 복강경을 이용해 위암 수술을 하는 모습.
복강경 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카메라와 절삭기 등을 넣어 배 안에서 수술을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뱃속을 입체 영상으로 볼 수 있는 3D 기술도 접목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김형호 교수가 3D 복강경을 이용해 위암 수술을 하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김형호 교수는 "배를 열지 않는 복강경 수술은 몸에 상처를 덜 남길 뿐 아니라 합병증 위험이 적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에는 "눈으로 직접 확인이 안되기 때문에 정교한 수술이 불가능하다"며 복강경 수술을 꺼리는 의사가 많았다. 하지만 의료장비 기술 발전 덕분에 뱃속 카메라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입체 영상을 구현할 수 있게 되자, 복강경 수술은 모든 외과 수술의 대세가 됐다.

복강경 수술, 1990년 국내 도입

복강경 수술은 1929년 독일에서 처음 시도됐다. 그 전에는 내시경을 뱃속에 넣어 내부를 관찰하고 병을 진단하는 수준이었다. 1987년에는 뱃속에 들어갈 수 있는 소형 비디오 카메라가 개발돼 여러 의료진이 함께 모니터를 보고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복강경 수술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우리나라에는 1990년 처음으로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에 복강경 수술이 도입됐다.

국내 도입 초기에는 담낭이나 맹장을 자르고 꿰매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에만 쓰였지만, 이제는 암 수술을 포함한 대부분의 외과 수술에 이용된다. 김 교수는 "복강경 수술의 편리성과 안전성 등이 인정을 받아 암세포를 제거하는 복잡한 수술에도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흉터 적게 남기고, 입원 일수 줄여

복강경 수술은 배를 5~20㎝ 정도 절개해야 하는 개복술(開腹術)에 비해 흉터가 적게 남고, 몸에 주는 부담이 덜하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배꼽에 한 개의 구멍만 내 흉터를 거의 안 남기는 복강경 수술법도 나왔다"고 말했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술에 비해 수술 자리에 균이 옮아 곪는 창상(創傷) 감염 등의 합병증이 덜하고, 수술 후 생기는 통증이 훨씬 적다. 회복이 빨라 입원 일수도 짧다. 김 교수는 "위암의 경우, 복강경 수술이 개복술보다 입원 일수가 평균 1~2일 적다는 통계가 있다"고 말했다. 복강경 수술 건수도 계속 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대장암센터가 2009~2013년 진행한 대장암 수술 중 복강경을 이용한 비율을 분석한 결과, 2009년에는 50%가 안됐지만 2013년에는 80%가 넘었다.

입체 영상 제공하는 3D 복강경 나와

복강경 수술에 쓰이는 도구와 관련된 기술은 계속 발전 중이다. 배에 뚫은 구멍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자동봉합기, 초음파 절삭기 등이 나와 종양 등을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게 됐다. 뱃속 장기의 구조를 입체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3D 복강경 기술도 나왔다. 3D 복강경은 뱃속에 넣는 기기 속의 초소형 렌즈 2개로 찍은 영상을 3D 영상으로 전환, 모니터에 띄운다. 의료진이 3D 안경을 쓰고 모니터를 보면 수술 부위를 실제로 보는 것 처럼 영상이 구현된다. 렌즈와 몸속 조직 사이 거리의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자동으로 초점이 맞는다. 올림푸스에서 만든 3D 복강경 기기는 끝이 상하좌우(上下左右) 네 방향으로 각각 100도까지 구부러져 장기 구석구석을 더 잘 관찰할 수 있다.

3D 복강경 덕분에 병변(病變)의 깊이, 눈에보이는 조직 뒤의 장기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가능해졌다. 김형호 교수는 "3D 복강경을 사용하면 직접 배를 열고 보는 것처럼 안전하고 편안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며 "수술 편리성은 물론, 정확성과 환자의 안정성도 함께 높일 수 있어 더 각광받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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