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은 감염병을 막는 열쇠입니다. 백신과 같은 예방적 치료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을 지내고, 현재 MSD 세계공공정책·공중보건·전략 커뮤니케이션 사업부 수석부사장을 지내고 있는 '백신 전문가' 줄리 거버딩〈사진〉 박사의 말이다. 그는 "2014년 미국의 에볼라바이러스, 2015년 한국의 메르스(MERS) 창궐과 더불어 예방적 치료의 가치가 다시 한 번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예방적 치료는 질병 발생률을 낮추는 게 목적으로 이미 질환에 걸린 뒤 생기는 치료비·불편함·후유증 등 사회적 비용 손실이 막대하니, 이를 미리 막자는 것이다.
거버딩 박사는 "가장 효율적인 예방적 치료는 백신이다"며 "현재 백신은 30개가 넘는 감염질환을 예방하고 있으며 매년 200만~300만명의 목숨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 MSD글로벌 공공보건정책 수석부사장 줄리 거버딩 박사는 “공중 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질환에 대해서는 제약사가 나서서 백신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질환이 백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거버딩 박사는 "이론적으로는 대부분의 감염질환에서 백신이 개발될 수 있지만, 백신 개발에 드는 시간이나 비용 등의 한계로 백신이 없는 질환도 있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은 보통 10년 정도가 걸린다. 에볼라바이러스의 경우, 10년 전부터 개발이 시작돼 동물 실험을 마친 상태지만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백신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 투자도 필요하며, 개발한 백신이 실패하기도 한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백신의 경우, MSD에서 임상 3상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개발에 실패했다.
메르스 백신이 없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다. 메르스는 신종 감염질환으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질환임을 파악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동물을 위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존재하지만, 아직 인간에게 감염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초연구 단계라 볼 수 있어 당장 백신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
'제약사는 돈이 되는 백신·치료제만 만든다'는 의견에 대해 거버딩 박사는 "그렇지 않다"며 "백신은 사회공공재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공중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질환에 대해서는 제약사가 먼저 나서서 백신이나 약을 개발하거나 기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 빈번한 '회선사상충증'의 경우 기생충 감염으로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MSD는 회선사상충증이 공중보건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판단, 치료제인 '맥티잔'을 개발하고 1987년부터 아프리카, 중남미 35개 지역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2012년까지 제공된 분량은 51억 달러(한화 약 5조61억원)에 달한다.
거버딩 박사는 향후 10~20년 안에 백신으로 정복할 질환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10~ 20년 내에 백신으로 사라질 대표적인 질환이 에볼라나 뎅기열"이라며 "제약사들은 양질의 백신을 계속 연구해 만들고, 정부는 백신의 효과나 안전성을 고려해 백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인류가 백신으로 퇴치할 수 있는 질환은 계속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필라델피아=글·사진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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