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살, 화창한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봄이 되면 골골거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피로는 물론, 쉬지 않고 계속되는 기침·콧물·재채기 때문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병원은 비염·폐렴·기관지염·피부염 같은 각종 감염 질환에 걸린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09~2013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월 대비 알레르기 비염 증가율이 가장 높은 달은 3월(20.4%)이고, 폐렴 진료 인원이 가장 많은 달은 4월(23만2305명·10.32%)이다. 독감도 조심해야 한다. 인플루엔자가 기승하는 1월(8만7801명)·2월(8만4309명)에 이어, 3월(6만4412명)·4월(5만7636명) 순으로 진료 인원이 많았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봄이 되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봄에는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침입자가 늘고, 이로 인해 면역세포 자체의 힘도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면역세포는 몸속에 바이러스 등 이물질이 침입하면 이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데, 면역세포의 기능이 저하되면 외부 물질을 제대로 무찌르지 못 하고 병이 생긴다. 그래서 봄철에는 면역력과 관련된 감염 질환과 알레르기 질환이 잘 발생한다.
- ▲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송윤혜 기자
면역력 떨어지는 3大 이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은 황사·미세먼지·꽃가루 같은 유해물질, 일교차, 식욕 저하 등이다. 이 같은 봄의 환경 변화와 신체 변화가 어떻게 면역세포를 손상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리는지 알아본다.
① 큰 일교차… 피부·근육 에너지 고갈돼 면역세포 기능 저하
봄에는 일교차가 10도 이상으로 커진다. 몸이 겨울 동안 항상 낮은 기온에만 적응돼 있다가, 갑자기 아침·저녁으로 급격히 바뀌는 날씨에 적응하려면 피부·근육·교감신경 등 여러 기관이 에너지를 과다 소모한다. 면역세포가 생성되고 정상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다른 곳에서 에너지를 많이 써버리기 때문에 면역세포에 할당되는 에너지가 줄어든다. 이 과정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은 더 떨어진다.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해 부신(콩팥 근처에서 면역력을 조절함)이 코르티솔·DHEA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몸속 에너지가 부족할 때 춘곤증을 잘 겪는 것도 문제다. 낮 시간 동안 졸음을 느끼면 수면 리듬이 비정상적으로 깨져서, 면역체계에 영향을 준다.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종우 교수는 "운동을 하거나 나들이를 가는 등 신체 활동량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정신·신체가 너무 처지는 것도, 반대로 과도하게 흥분하는 것도 안 좋으므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일교차 극복하려면=기온에 따라 체온이 급격히 변하지 않도록 스카프나 얇은 겉옷을 갖고 다니는 게 좋다. 운동은 20~30분 정도에서 시작, 2주 간격으로 시간·강도를 서서히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낮 동안 활동량이 많았다면 밤에는 몸을 충분히 쉬게 해서 에너지 소모를 막아야 한다.
② 황사·꽃가루… 침투 막다가 생긴 활성산소, 면역세포 공격
봄에는 황사·꽃가루가 많이 날린다. 미세먼지도 많다. 이들 물질은 몸속에 침투하면 면역세포가 적(敵)으로 인식하고 공격하기 시작한다. 면역세포가 이물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경희대 의대 활성산소연구소 김성수 소장은 "활성산소는 다시 면역세포를 손상시키는 성질이 있는데, 몸속에 들어오는 외부 물질이 많아지면 활성산소가 과다해져 면역세포가 사멸된다"고 말했다. 결국 면역세포 수가 줄어들어 면역력이 떨어진다. 특히, 미세먼지 입자는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로 매우 작아서 몸속 깊숙한 곳까지 잘 침투하고 배출도 잘 안 되기 때문에, 구석구석에서 활성산소를 만들어 낸다. 쥐 110마리의 혈액에 고농도 미세먼지를 주입했더니 활성산소 농도가 39% 증가했다는 국내의 연구 결과가 있다.
유해 물질 막으려면=황사·꽃가루·미세먼지는 피하는 게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외출 시에는 방진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알레르기나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이라면 가급적 외출은 피하고, 환기가 어려우므로 집안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를 없애기 위해 항산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
③ 식욕 저하… 비타민 섭취 부족해 면역세포 적게 생성
기온, 밤낮의 길이, 새로운 생활패턴(새학기·입사 등) 같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식욕은 떨어진다. 하지만 봄철에 영양 섭취를 제대로 안 하면, 면역세포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특히, 비타민은 면역세포 생성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몸속 비타민은 겨울 동안 추위에 적응하느라 대사 과정에서 많이 소진돼 봄에 부족한 경우가 많다.
김성수 교수는 "비타민이 부족하면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를 없애지도 못해 면역세포가 손상된다"고 말했다.
입맛 돋우려면=봄철 입맛을 돋우면서, 비타민 섭취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냉이, 두릅, 씀바귀 등 쓴 맛이 나는 봄나물을 먹으면 된다. 쓴 맛은 미각을 자극해 식욕이 생기게 도와준다. 교감신경을 가라 앉히도록 명상·족욕 등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면역력
면역세포가 인체에 침입한 유해 물질을 무찌르는 힘을 말한다. '대식세포'는 바이러스·세균 등을 처음으로 잡아 먹은 뒤 항원을 만들어 다른 면역세포에 전달한다. 이 항원을 인식하고 공격할 항체를 만드는 것은 'B세포'가, 항원을 직접 파괴시키는 것은 'T세포'가 담당한다. 'NK세포(자연살해세포)'는 독소를 갖고 있으면서, 암세포나 감염세포 등을 죽이는 기능을 한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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