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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그밖의 중요 질병

[스크랩] HIV(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자, 약만 잘 챙겨 먹어도 삶의 質 유지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4. 11. 6.


	이선희 부산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선희 부산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근 서아프리카에 유행 중인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미국, 유럽에서도 발견되면서 에볼라가 '제2의 에이즈(AIDS)'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도 한 때 '20세기의 흑사병'으로 불리며 전 세계인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람은 2013년 현재 약 3500만명이다. 국내 감염인은 1만423명이다. 국내 감염은 연평균 18%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신규 감염인의 수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10대도 53명이나 된다.

HIV는 주로 성 접촉(정액, 질 분비물)을 통해 퍼진다. HIV에 감염되면 50~70% 정도가 3~6주 째에 급성 HIV 감염증을 경험한다. 그 뒤 서서히 면역체계가 파괴되면 각종 감염병, 악성 종양처럼 면역 저하와 관련된 질병이 생긴다. 감염부터 질환이 나타날때까지 기간은 다양하지만 평균 10년 정도 걸린다. 증상이 없는 기간에도 바이러스는 활발히 증식하고 있다.

현재 HIV 치료에는 '칵테일요법'이라 불리우는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이 사용된다. 3가지 이상의 약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치료법인데, 전 세계적으로 약 1290만 명이 이 치료를 받고 있다. HIV를 강력히 억제, 환자의 면역 기능을 회복시켜 환자의 발병률과 사망률을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복용 불편은 많이 줄었다. 과거에는 하루에 10알 이상의 치료제를 여러 번 나눠 먹어야 했지만, 최근에는 여러 성분을 하나로 합친 복합제들이 개발돼 복용 횟수나 약의 개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약제 선택은 약물의 효과, 부작용, 복용 순응도, 동반된 질환 때문에 복용하는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뿐 아니라, 환자 본인의 특성이나 생활 패턴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

에이즈 정복이 쉬운 길은 아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약은 체내의 HIV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 약을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만 잘 이뤄지면 '불치병'은 아니다. HIV 감염자의 사망 원인 중에서 면역저하로 인한 질병보다는 심혈관계 질환, 간질환 등 만성질환이 더 많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HIV에 감염됐더라도 석달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면역 검사를 받고 꾸준히 약을 먹는다면 건강하게 삶을 유지할 수 있다.

/ 이선희 부산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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