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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게시판

[스크랩] `학생 260명 금연 성공` 아주 특별한 수업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4. 7. 10.

“수업에서 과제 점수를 얻으려면 금연클리닉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금연을 해야 해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홍익대학교에는 특별한 인기 강좌가 있다. 바로 한영미 교수의 보건학 수업이다. 강의실을 보면 다른 수업과 별다를 게 없어 보인다. 모두 열심히 교수님이 하시는 말 하나하나를 필기할 뿐이다. 그렇지만 이 수업의 진면모는 수업이 끝나고 시작된다. 수업이 끝난 후 몇몇 학생들은 금연클리닉 명단에 이름을 적고 상담 시간을 정한다. 또 다른 학생들은 금연 여부 검사 확인서를 낸다. 보건학 수업의 과제는 바로 금연이다. 흡연자 수강생들은 교수가 보건소에서 시행하는 금연 클리닉에 직접 참여해야 하고 비흡연자 수강생들은 흡연하는 타 학우의 금연을 성공하게 해야 한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한 교수의 강의는 굉장히 성공적이다. 홍익대학교 금연 클리닉 센터 2013년도 흡연자 관리 명단 통계자료를 보면 총 260여 명의 학생이 보건소가 주최한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금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처음 한 교수가 홍익대학교에 왔을 때 학교 내 보건소에 가정의학 건강교육을 학생들에게 일대일로 가르쳤다. 그 후 더욱 큰 파급력을 위해 1992년도부터 홍익대학교의 보건학 수업을 맡아 학생들에게 건강에 대해 수업을 했다. 그때부터 교수는 많은 질병의 요인 중 가장 위험하고 주요한 요인을 흡연으로 보고 수업 내에서 흡연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또 비흡연 학생들이 겪을 간접흡연을 막기 위해 총학생회와 학교 행정 보건소장과 함께 교내 흡연 지정구역과 흡연 부스를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수는 담배의 위험성 교육과 간접흡연을 막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안해 낸 것이 학점에 민감한 학생들에게 금연프로젝트 과제를 실천하게 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에게 흡연을 권하려면 교직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죠.” 처음 과제를 시작할 때 한 교수는 먼저 교직원 30명을 지역 마포구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에 보내 금연을 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난 후 수강생 자신이나 타인의 금연을 성공하게 해야만 과제 인정이 되는 제도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과제가 터무니없고 실현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리고 “에이 설마”하는 반응도 있었다.

 

“저는 솔직히 금연이 과제라고 했을 때 그냥 금연했다고 (담배) 냄새 안 나게 하고, 몇 시간만 참다가 가면 될 줄 알았어요. 근데 검사도 하고 정확하게 하더라고요. 매주 보건소에 가서 검사해야 하는데 검사 첫 주에 담배 피운 걸 걸려서 그 이후로는 금연클리닉에 등록했어요.” 수업에 참여하는 한 학생은 매우 체계적인 금연 여부 검사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흡연 여부는 소변검사로 진행됩니다. 이 검사에서 소변 속 니코틴 대사물질 농도를 통해 최대 한 달간의 흡연 여부를 알 수 있죠.” 한 교수는 검사를 통해 많은 학생이 자신의 몸이 좋아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금연 의지도 덩달아 높아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학점이 걸려 있다고 해도 담배를 끊는 것은 어려운 일. 다시 흡연하는 학생들도 자주 있다고 했다. 금연 클리닉은 이러한 실패를 방지하고자 다양한 방법들로 학생들의 금연을 도왔다. 그중 가장 많은 학생이 거친 방법은 바로 성격유형을 분석한 전문 상담. 담배를 피우는 사람 중 자신이 왜 담배를 피우는지, 사람은 누구나 힘이 든데 꼭 담배만이 해결책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성격유형 검사를 통해 생활 습관 테스트를 합니다. 그리고 난 후 그에 따른 전문상담을 시행하죠. 흡연자는 자신의 객관화된 흡연 패턴을 결과로 받고 일주일간의 금연 프로그램 시도를 통해 더욱 구체적인 6개월간의 프로그램 일정을 받게 됩니다.” 한 교수는 자신의 성격유형을 바탕으로 한 근본적인 흡연 문제점을 다루는 것이 금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자기 스스로 끊을 수 있으면 도움 없이 혼자 해도 되는데, 저는 그러질 못해서 보건소 금연 클리닉의 도움을 받아 오랫동안 피우던 담배도 끊고 과제점수도 받았네요.”  최민석(21 경영대) 씨는 보건소의 금연 클리닉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보건소의 프로그램 외에도 한 교수는 학생들에게 지압기나 간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힘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고 했다. “금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의지죠, 물론 실패를 할 수도 있어요, 칠전팔기라는 말이 있잖아요. 정말 통계적으로 7번 실패한 사람이 8번째에 성공하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언제나 자신은 안 된다, 나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돼요. 자기 자신은 누구보다도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누구든지 맘만 먹으면 다 해낼 수 있어요.”

 

 

한 교수는 지금껏 금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많은 학생이 다양한 의지와 방법으로 금연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동기 여부는 한 커플의 동기였다고 한다. 남학생이 금연에 성공하지 못하면 여자 친구가 결혼하지 않기로 선언한 것이었다. 이 동기로 8년간 못 끊던 담배를 반년 만에 끊었다고 한다. 또 많은 학생은 자신의 친구로부터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한다. 한 학생은 금연을 시키는 학생을 끊임없이 따라다니고 전화를 하는 방법으로 성공하게 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학생들 사이에 금연 내기를 해서 한 학기가 끝난 후 결과를 보는 것도 있었다고 한다. 한영미 교수는 많은 사례 중 가장 획기적인 방법으로 담뱃갑에 표를 만드는 것을 추천했다.

 

교수는 흡연하는 학생에게 몇 월 며칠에 담배를 피웠고 왜 피웠는지를 꼼꼼하게 기록하게끔 시켰다. 이는 학생 자신에게 자가 관찰의 기회를 준 것이다. 이를 통해 흡연 학생은 늘 들고 다니는 담배를 보면서 자신이 현재 금연 중이라는 것을 각인시켰고 이는 의지 강화로 이어졌다. “자신이 흡연자라면 건강과 모두를 생각해서라도, 자신이 비흡연자라면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과 자신을 위해서라도 금연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영미 교수는 보건학 수업의 금연 프로젝트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했다. 흡연자, 비흡연자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흡연자 비흡연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업 이색적이다. 비단 한 교수의 수업뿐 아니라 다른 학교, 회사,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 금연할 수 있고, 금연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혜진 따스아리 기자
pkdbwls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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