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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게시판

[스크랩] 건강한 삶을 나누는 반찬 품앗이, `동네부엌`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4. 5. 15.

 

‘1인 가구 드라마’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방영했던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는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했습니다. 혼자 사는 남녀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1인 가구 시청자들로부터 커다란 공감과 지지를 얻었었는데요. 통계청에서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의 25%가 1인 가구라는 발표를 했습니다(2013년 말 기준). 2035년에는 전체 가족 단위 중 1인 가구의 수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 발간되는 인테러뱅 ‘2014년 농산업 트렌드’ 문건에서도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우리의 식탁문화 또한 달라지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혼자 살더라도 건강한 음식을 똑똑하게 구입하는 ‘세이푸드슈머’(안전(safe), 음식(food), 소비자(consumer)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로, 건강하고 안전한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생기게 되고, 반찬을 만들어 먹기보다는 가게에서 사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우후죽순 늘어나는 반찬가게들 중에서 조금은 특별한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는데요.

안전한 먹거리와 우리 농산물 소비에 앞장서고 있는 착한 반찬가게, ‘동네 부엌’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동네부엌’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다’는 단어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자연스럽다’의 사전적 의미는 ‘1. 억지로 꾸미지 아니하여 이상함이 없다. 2. 순리에 맞고 당연하다.’입니다.

 

해가 뜨면 주변이 밝아지고, 해가 지면 까만 밤이 찾아오는 것처럼 한 점의 억지스러움이나 불편함 없이 우리 삶 안으로 편안하게 스며드는 것, 그런 것을 두고 우리는 ‘자연스럽다’고 이야기합니다.

 

‘동네부엌’은 성미산마을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성미산마을은 쫀쫀한 마을공동체가 잘 형성된 곳으로 유명합니다. ‘동네부엌’의 탄생도 이러한 마을 분위기의 영향을 톡톡히 보게 되었는데요. ‘누가 반찬을 좀 만들어 줬음 좋겠다’는 마을 내 맞벌이 주부들의 고민이 대두되었을 때, 함께 반찬을 만들어 먹는 ‘반찬 품앗이’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이 공동으로 겪는 문제나 고민이 있으면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하는 성미산마을 특유의 문화 덕분이었지요.

 

 

 

처음엔 조그맣게 시작했던 반찬 품앗이는 점점 입소문이 나게 되었고, 2003년에는 8명의 엄마들이 모여 지금의 ‘동네부엌’을 만들게 된 것이죠.

 

다른 반찬가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윤 창출’이 아닌 '공동체적 삶과 건강한 먹거리'라는 가치를 상위 목표로 운영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동네부엌’이 태어난 2003년부터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결같이 ‘동네부엌’을 지키고 있는 ‘박미현’ 대표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Q. 국내산 재료는 값싼 수입 산에 비해 맛과 영양 면에서 우수합니다. 그러나 좀 더 싼 가격으로 수입산 재료를 쓸 수도 있을 텐데 국내산 채소, 유기농, 친환경 재료를 고집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서로 같이 잘 살자’는 것이 ‘상생’이죠. 농민 분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건강하게 작물을 심고 기르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수요가 없으면 농민 분들도, 우리도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건강한 재료를 섭취하므로 좋고, 그 분들은 생산에 대한 수요를 보장받을 수 있으니 좋고 서로가 상생하는 것이죠. 단순히 가격 문제 아니라 ‘생태 순환’의 가치로도 이야기 할 수 있는데요. 생산자인 농민들의 환경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려져야 우리 다음 세대들도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동네부엌’의 식재료는 모두 국내산이며, 김치의 경우엔 무농약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다.>

 

 

<고사리나물, 취나물, 뱅어포조림, 멸치 볶음, 등 24종이 넘는 반찬이 구비되어 있고, 사진 속 나물은 ‘방풍나물’로 봄에만 나오는 제철 나물이다.>


Q. 농촌과 도시는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유기적으로는 긴밀한 ‘관계성’을 띄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태 순환’과 ‘상생’의 가치가 더욱 소중한 것 같습니다. 국내산 재료는 어디서 공수해오시나요?

 

A. 친환경, 유기농 농촌과 직접 연계하여 농산물을 공급받고 있는 마포두레생협에서 재료를 구입합니다.

 

<마포두레생협에서 물건을 고르는 주민>

 

Q. ‘동네부엌’에 오는 손님은 주로 어떤 분들이신가요?

 

A. 떡꼬치를 먹으러 오는 어린 아이부터 혼자 사는 남자, 할머님까지 남녀 노소 다양한 분들이 찾아옵니다. 제일 많이 오시는 손님은 맞벌이 부부고요. 한 번 오시면 꾸준히 이용하시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시고, 20-30가구가 5년 이상 저희 가게를 찾아오시는 단골들입니다.

 

<회사의 단체 도시락을 주문하고 있는 손님>

 

Q. ‘동네부엌’이 다른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는 반찬가게와는 다른 특별한 점이 있나요?

A. 이용자와의 소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네부엌’은 오시는 손님들과 안전하고 좋은 먹거리에 대해 다양한 정보와 조리법을 공유하고 이야기 하고 있어요. 먹거리 이야기뿐만 아니라 관심사나 사는 이야기들도 나누면서 마을공동체의 소통 공간으로도 기능하고 있고요.

 

Q. 앞으로 동네부엌의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세요.

A. 친환경 유기농 재료의 바른 먹거리를 좀 더 알리고 싶고, 성미산마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먹거리에 관심 있는 분들이 모여 제 2의 ‘동네부엌’같은 곳이 생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조언이나 지원해드릴 수 부분이 있으면 도와드릴 수도 있고요. 또 저를 포함한 마을사람들 몇몇이 모여 ‘평창’으로 귀촌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동네부엌’의 생산지로 연계할 수 있고, ‘산촌유학’과 같은 교육적인 부분 또한 구상하고 있습니다.

 

 

1994년 성미산마을은 맞벌이 부부 25가구가 모여 ‘공동육아협동조합’을 만들어 육아에 힘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조그만 이 씨앗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안전한 먹거리와 유기농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새싹으로 자라게 되었고, 반찬 품앗이와 같은 예쁜 꽃봉오리가 피더니, 지금의 ‘동네부엌’ 이라는 친환경 유기농 반찬가게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평창으로의 귀촌을 통한 다음 열매는 어떤 맛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시냇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삶의 리듬에 따라 탄생한 ‘동네부엌’처럼, 도시와 농촌 사이의 관계성과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는 가게들이 더욱 더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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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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