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를 높이 베면 단명한다는 ‘고침단명(高枕短命)’이란 말이 있다.
옛 선조들은 오래전부터 베개는 낮을수록 건강하다고 강조해 왔지만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베개는 대부분 나무로 만든 목침이나 쌀겨를 넣은 둥근 베개로 생각보다 높이가 높다.
더욱이 ‘베개를 높이 하여 편안히 잘 잔다’는 의미인 고침안면(高枕安眠)이란 고사성어도 있어 베개에 대한 상식은 사람을 헷갈리게 만든다.
잘못된 습관이지만 관습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 것 중에 하나가 베개의 높이이다. 목 건강을 위해서라면 낮고 편안한 베개 선택이 필요하다.
높은 베개는 목 건강에 좋지 않아
목 건강, 즉 경추 건강을 해치는 원인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과도한 사용이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지만 베개도 잘못 사용하면 경추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사람은 살아가는 시간의 1/3을 잠자는데 쓴다. 한 자세를 가장 오래 유지하는 경우가 바로 잠을 잘 때다. 따라서 편안하고 적당한 자세로 잔다면 문제가 없지만 조금이라도 무리가 가는 자세가 습관이 되면 언젠가는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엎드려 잔다거나 지나치게 목에 무리가 가는 자세로 잠자는 습관은 조금씩 지속적으로 목에 무리를 가져와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충분한 수면을 취했는데도 목과 어깨에 피로감이 크고 뻐근한 느낌이 강하다면 베개의 높이와 잠자는 자세를 제일 먼저 점검해야 한다.
- ▲ 적당한 높이 : 누웠을 때 경추(목뼈)의 모양이 C자 형태의 곡선 모양을 유지해 목 주변 근육이 이완되고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다.
- ▲ 높은 높이 : 경추가 일자로 직선에 가깝고 머리의 높이가 높다. 목덜미 근육이 당겨져 긴장 상태가 지속되며 경추 속을 지나는 신경이 눌릴 수도 있다. 목주름이 깊어져 미용에도 좋지 않다.
- ▲ 옆으로 누웠을 때 머리가 올라가거나 처지지 않도록 베개의 가운데 부분은 들어가고 베개의 양쪽 옆 날개 쪽은 살짝 올라가면 수평이 유지된다.
어떤 베개를 고를까?
▲11cm의 높이가 적당
잘 때 목의 C자 모양을 편안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173cm 정도의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11cm 정도 높이의 베개가 좋다. 머리와 목의 무게로 뒤통수 부분은 가라앉아 3~4cm 정도 들어가는 편이 좋으며 목 부근이 11cm에서 1~2cm 정도 들어가면 경추가 C자를 유지할 수 있다. 어깨 근육량이 적고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편인 여성은 2cm 정도 높이가 낮은 베개가 적당하다. 따라서 체구가 작은 남성도 8~9cm 정도 높이의 베개가 맞다.
▲목 선을 따라 부드럽게 감싸는 디자인
최신 베개 공학에 따르면 베개는 머리의 뒤통수 부분에 하중이 실려 기댄다는 느낌보다 어깨부터 뒤통수 바로 아래 목 부분의 굴곡을 따라 감싸 쥔다는 느낌이 들어야 목의 C자 모양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목선이 자연스러운 곡선이 생기도록 모양이 잡혀 있는 베개가 좋다.
▲옆으로 누워도 수평 유지해야
엎드려 자는 습관은 꼭 고쳐야 한다.
잠자리가 불편해 옆으로 돌아누워야 한다면 이때 머리가 지나치게 높이 들리지 않고 목과 머리가 수평을 유지할 수 있으면 좋다.
▲적당히 푹신한 복원력
너무 부드럽거나 딱딱한 재질은 피하는 편이 좋다. 깃털이나 솜 베개는 안락하지만 지나치게 푹신해서 목이 처지는 경향이 있어 경추 곡선을 유지하는데 좋지 않다. 너무 딱딱한 소재의 베개는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어 피하는 편이 좋다.
▲메모리폼, 라텍스 계열 소재가 도움
메모리폼은 1960년대 미국 NASA에서 우주선이 발사될 때 의자에 앉은 우주인의 중력 부하를 잘 흡수하기 위해 개발된 첨단 소재다. 이후 개량을 거듭해 침대 매트리스, 베개 소재로 사용되어 왔는데 밀도가 높아 열을 품고 시간이 지나면 경화되는 단점이 있다.
라텍스는 고무나무의 수액을 가공해 메모리폼과 비슷한 물성을 갖도록 하는데 합성라텍스와 천연라텍스의 가격차가 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첨가제를 적절히 넣어주지 않으면 시간이 지난 뒤 가루가 날리는 경우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기능성 베개란 무엇이며 어떤 종류가 있나?
아무렇게나 누워서 잠만 자면 된다고 여기던 시대에서 수면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베개의 소재와 모양도 발전하고 있다.
얼굴 전면을 다쳤거나 성형수술로 잘 때 무의식중에 고개가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성형수술 환자를 위한 베개가 있다. 아기의 두상이 예뻐지라고 뒤통수에 구멍을 뚫은 '짱구베개'나 '성형 베개'처럼 병원에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베개가 기능성 베개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오래 서 있거나 몸이 무거운 임신부의 경우 다리가 쉽게 붓는 '하지부종'으로 고통을 받는데 이런 사람을 위해 탈리아에서는 다리를 올려놓을 수 있는 하지 정형베개(Tilia Vein Cushion)를 출시하기도 했다.
바로 누울 수 없는 임신부를 위해 옆으로 누웠을 때 체중을 분산시켜주는 임신부 전용 베개도 있다.
베개에 골전도 스피커를 달아 누웠을 때 기분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골전도 스피커 베개는 한때 화제가 됐고 시중에 여러 회사 제품이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다.
기능성 베개의 돌풍을 일으킨 가누다의 경우 '견인' 기능이 특히 주목받는데 경추협착증, 흔히 목 디스크라고 말하는 증세가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경추협착증이 심하면 당연히 병원에서 의사의 진단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그 증상이 미미할 경우 방치하는 사람이 많다.
가누다는 머리의 무게를 이용해 목뼈 사이가 이완되도록 베개의 형상을 고안해낸 견인베개 중 하나다. 인기가 높은 만큼 기능성은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사람은 이런 견인 효과가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누비스 무중력 베개는 메모리폼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극복한 노그노플랙스2(nogonoflex 2)라는 신소재를 사용해 차별화했다고 말한다.
이 소재는 영하 20도에도 얼지 않고 통기성은 일반 메모리폼보다 20배나 높다. 밀도가 높고 형상이 잘 유지되는데도 저 반발성이어서 어떤 수면자세에서도 하중을 균등하게 분산시킨다.
만들 때 편백 나무 가루를 넣었고 건조 과정에서 편백 나무 수액을 다시 한번 뿌려 항균, 탈취 효과를 주었다.
옆으로 누웠을 때 목이 처지지 않는 장점도 있지만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다.
점점 더 고급화 되어가는 베개
여름철 시원한 수면을 위해 열을 차단하는 소재를 사용하는 베개도 있고 집 먼지 진드기가 살지 못하도록 듀폰 소재를 베개 커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와 닿는 부분이 민감한 사람을 위해 오가닉 코튼 원단을 베개커버로 사용한 베개도 있는데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이런 기능성 베개는 2~3만 원 대의 중국산 메모리폼 베개와 차별화를 강조하며 10~20만 원 이상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사람마다 신체구조가 다르고 잘 때 자세와 체형이 달라 평가가 엇갈리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평소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열중하느라 목을 쭉 빼서 일자목으로 생활하는 습관, 엎드려 자는 습관, 방바닥에 옆으로 누워 팔을 괴고 장시간 TV를 보는 자세 등 잘못된 자세와 습관부터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다.
평소 좋은 자세만 유지하면 고가의 기능성 베개는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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