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조선일보 DB
결혼을 앞둔 이모(28)씨는 몇 달 전부터 질 분비물의 양이 늘고, 가려운 증상이 계속됐다. 하지만 산부인과를 찾아야겠다는 결심은 쉽게 서지 않았다. 가본 적도 없던데다가,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 산부인과를 찾는다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은 더 심해지고 아랫배 통증까지 더해져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질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골반염으로까지 발전한 안타까운 케이스"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결혼이나 임신 전의 가임기 여성들에게 산부인과 문턱을 넘는 일이란 쉽지 않다. 하지만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진을 제때 받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가임기 여성에게 대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성 생식기 질환은 자궁근종, 자궁경부와 내막의 용종, 난소종양 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생기는 대표적인 증상은 비정상적인 질출혈과 하복부 통증이다. 때로는 질 분비물만 보고도 크고 작은 질환의 발생을 판별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지식을 조금만 알고 있어도 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질염 방치하면 골반염으로 발전할 수도
여성들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산부인과 질환은 '질염'이다. 질염은 세균성 질염과 곰팡이성 질염으로 나눌 수 있다. 보통 질 분비물이 노란색이거나 악취가 나면 세균성 질염이고 질 분비물이 하얀색이고 가려움증을 동반하면 곰팡이성 질염이다. 질 분비물을 채취해 이 둘을 더욱 정확히 구별할 수 있으며, 두 가지 질환 모두 항생제를 이용해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질염이 치료하지 않아서 증상이 심해지면 골반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골반염은 질이나 자궁경부에 생겼던 염증이 자궁 본체로 올라와 골반쪽으로 균이 들어간 것이다. 아랫배가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성관계 중이나 성관계 후에 아랫배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하고 열이 나거나 추운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 불임이 되거나 자궁 외 임신(나팔관 임신)을 초래할 수 있고 때로는 골반유착을 일으켜 만성적인 골반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생리통 갈수록 심해지면 자궁내막종·자궁근종 가능성도
생리통은 1차성 생리통과 2차성 생리통으로 나뉜다. 1차성 생리통은 자궁 수축력이 강해 원래부터 남들에 비해 통증이 심한 경우다. 너무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나 호르몬 치료로 개선이 가능하지만, 1차성 생리통으로 인해 통증이 있는 사람은 건강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20~30대가 되면서 점점 통증이 심해지고 생리량이 과도하게 많아지는 경우(월경과다)는 2차성 생리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때는 자궁내막증, 자궁성근종 혹은 자궁근종일 수 있어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봐야 한다.
생리혈의 색으로 질환을 판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리혈은 배출된지 얼마 안 된 것일수록 선홍색을 띤다. 반면 질 안에 오래 머물면, 피가 안에 고여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색이 짙고 검어진다. 즉, 생리혈의 색은 질 안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냐에 의해 결정되는 문제이지 몸의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자궁경부암 초기에는 증상 없어
성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이전에는 30~40대에 많았던 자궁경부암이 최근에는 20대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무증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초기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대한부인종양학회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을 검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주사를 맞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윤환 교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성 접촉이 없는 청소년 시기에 맞는 것이 가장 좋지만, 성생활을 이미 경험한 사람들도 맞았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으로 인해 성생활 중 피가 비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다. 따라서 미리 검진을 받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정상 질출혈·하복부 통증 심하면 일단 병원 찾아야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최세경 교수는 "비정상 질출혈과 하복부 통증은 여성 생식기 질환의 가장 대표적 증상"이라며 "따라서 비정상 질출혈이
있을 때는 병원을 찾아 질경을 통해 자궁경부를 관찰하고, 질초음파 검사로 자궁의 병변 유무과 자궁내막의 두께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복부 통증은 생리주기와의 연관성을 우선 고려해야 하고, 질출혈과 마찬가지로 질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 및 부속기의 병변을 확인한다.
자궁근종이나 용종과 같은 기질적 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인 제거가 가능하며, 근종의 경우 근종용해술이나 자궁동맥 색전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난소와 부속기 종양이 발견되면 악성 유무를 평가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수술을 받기도 한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이해나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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