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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정보

암치료 양한방 협진 필요하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3. 10. 4.

우리나라 제도권 의료에는 전통적으로 내려온 한방의료와 서양에서 들어온 의료가 병존하고 있다. 진료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일부 의사와 한의사 간 반목이 있을 수도 있다. 최근엔 이러한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가장 피해를 보는 쪽은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는 환자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본을 보면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의사들의 한방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어서 양한방 협진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각 의과대학에서 한방 교육이 늘어나고 국립대학병원들에 한방진료부가 설치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최근 우리나라도 각 의과대학에서 대체의학이나 한의학에 대한 교육이 조금이나마 이뤄지거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국립의료원과 시립의료원에 한방진료부가 들어서고 있는 것도 좋은 현상으로 생각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이 있듯이 협력하면 혼자서 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협동만 잘된다면 사공이 많을수록 배가 더 빨리 나아갈 수 있다.

암은 백지장처럼 가벼운 질환이 결코 아니라, 배처럼 무거운 질환이다. 암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협동이 잘되는 더 많은 사공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양의학에서도 암을 치료하는 데에 한 가지 방법만 쓰는 것이 아니라 수술, 항암제, 방사선치료 등 여러 치료가 여러 과 의사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이러한 서양의학적인 방법들만으로 모든 암이 관리가 잘된다면 무슨 걱정이랴! 조기에 발견되어 수술로 제거되는 경우이거나 항암제가 잘 듣는 암이라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상으로 진행이 된 경우라면 수술을 하기도 어렵고 항암제나 방사선치료를 한다고 해도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한의학적인 방법만으로 암의 완치를 장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시간에 강력한 자극을 가하는 서양의학적인 치료법들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만큼 효과 또한 단시간에 눈에 띌 만큼 강하게 나타나지 않으므로 일정 기간을 두고 꾸준히 받아야 한다. 하지만 양방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주고 부작용을 경감시켜 주는 효과가 탁월하며, 서양의학적으로 아무 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라도 한방 단독치료로 좋은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두 의학을 잘 조합하면 암환자들이 각종 증상을 경감시키고 암의 성장도 억제해서 환자들의 생존기간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성신 소람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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