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탕처럼 거창한 이름을 가진 음식이 또 있을까요? ^^
기린, 거북과 함께 상서로운 사령(四靈)으로 꼽히는 용과 봉황이 이름에 들어 있으니 말인데요, 상상 속의 동물들이기 때문에 용봉탕에는 실제로 용과 봉황이 들어가는 것이 아닌 영양이 풍부한 잉어와 닭이 들어갑니다.
용봉탕은 조선시대 왕실의 연회석에도 오르던 음식이에요.1892년에 있었던 고종의 ‘망오순진찬연(望五旬進饌宴)’, 즉 만 40세 기념 생일잔치 상에 용봉탕이 올랐었요. 그 후 여러 연회기록에도 용봉탕은 자주 등장하죠.
[용봉탕과 관련된 동물 - 용]
왕실의 용봉탕에는 잉어 대신 숭어나 붕어가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이유인즉슨 용은 임금을 상징하는데 잉어는 그 용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래요. 임금과 관계되는 것에는 빠짐없이 ‘용’이라는 접두어가 붙을 정도로 용은 임금의 표상입니다.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이라 하고, 임금이 앉는 평상을 용상(龍床)이라 하며 임금의 옷을 용포(龍袍)라 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
[용봉탕 재료 - 잉어]
잉어는 등용문의 설화에서 보듯 물살이 센 황하 상류를 거슬러올라 용문을 뛰어넘게 되면 용으로 변해서 승천한다는 물고기에요. 그런 이유 때문에 궁의 용봉탕에는 잉어를 쓰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어쨌거나 잉어는 명의 허준이 <동의보감>에서 황달과 당뇨병 등을 다스리고 임산부에게도 좋다며 ‘민물고기의 왕’이라 극찬했을 정도에요. 오래전부터 그 효능을 인정받아온 식재료 중 하나죠.
지역에 따라서는 용봉탕에 잉어 대신 자라를 넣는 곳도 있는데요, 자라 역시 오래전부터 약재로 알려져 왔는데 중국의 현대 약학서인 <중약대사전(中藥大辭典)>에는 “양기를 성하게 하고 음기의 부족을 보한다”고 했고 19세기 초에 나온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자라찜은 왕비탕이라 하는데 맛이 몹시 좋다”며 “병에 성약(聖藥)”이라고 했어요.
중국에도 ‘용봉’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용봉대회(龍鳳大會)라는 음식이 있는데 뱀(龍)과 닭(鳳)이 주재료로 들어가요. 요즘 미국이나 유럽에 진출해 있는 중국식당들에는 용봉배(龍鳳配)나 용봉갱(龍鳳羹) 같은 음식이 있는데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서인지 뱀대신 큰새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
[용봉탕 재료 - 닭]
용봉탕의 재료 중 용의 역할을 하는 것은 다양하지만 봉황을 대신하는 것은 줄곧 닭이에요. 봉황 역시 고대 중국에서부터 신성시했던 전설 속의 새로, 태평성대를 의미하고 ‘천자(天子)’를 상징하죠.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부터 봉황을 성군의 표상으로 여겨왔으며 지금도 대통령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쓰인답니다. 닭은 생김새도 봉황을 닮았지만 영양이 풍부하고 맛도 좋으며, 특히 국물을 내는 데는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입니다.
궁에서 만들어 먹던 용봉탕에는 물고기나 닭 같은 주재료 외에도 달걀, 무, 미나리, 파, 표고, 간장, 소안심살, 두골, 곤자소니, 전복, 해삼, 참기름 등이 듬뿍 들어갔으니 참으로 호화로운 보양식이 아닐 수 없죠. 19세기 후반에 나온 이기원의 <농가월령(農家月令)>에도 용봉탕이 나오는데 “고쵸장 외나물이 졈심참이 늦졌으니 / 용봉탕을 부러하랴 우리 농군 허긔졌다”라는 구절로 미루어볼 때 농민들은 가까이하기 어려웠던 상류층의 보신 음식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어요.
1924년에 출간된 이용기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은 “큰 잉어 한 마리를 내장과 알, 이리를 빼고 씻어 큰 솥에 물을 붓고 안친 뒤에 묵은 암탉 한 마리를 내장을 빼고 기름을 걷어 같이 넣고 녹도록 끓여 장을 치고 더 끓여 먹는다”고 상당히 간소화된 용봉탕의 조리법을 기록하고 있어요.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가족과 함께 임금님의 보양식이었던 '용봉탕'을 끓여먹어 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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