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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름에 생선은 맛 없다고요? 여름은 농어의 계절!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3. 8. 29.



여름에는 일반적으로 생선, 그중에서도 특히 회는 못 먹는 것으로 치부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위생상의 이유도 있지만 맛이 없기 때문인데요. 그렇지만 여름이 되면 맛이 유난히 좋아지는 생선도 있습니다! 그중 대표라 할 만한 것이 바로 농어죠.

여름이 되면 살이 오르고 지방 함량이 많아지는 농어는 하계 별미로 손꼽히는데 정약전도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농어를 “맛이 달고 맑다”고 칭송했습니다. 농어는 생기기도 잘생겼는데 날렵하고 긴 몸매는 ‘물고기의 팔등신’으로 불릴 만큼 수려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농어는 이름도 다양해서 지역별로도 달리 부르고 성장 단계에 따라서도 다른 호칭으로 불립니다. 19세기 초에 간행된 정약용의 어원연구서 <아언각비(雅言覺非)>에는 농어의 한자 이름인 노어( 魚)를 ‘농어(農魚)’라 한다 했습니다. 옛날 문헌인 소식(蘇軾)의 <후적벽부(後赤壁賦)>에서 비롯된 '입은 크고 비늘은 가늘다'는 의미의 ‘거구세린(巨口細鱗)’이라는 별칭도 등장합니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농에’나 ‘깡다구’라고도 하고, 전라도 지방에서는 ‘깔대기’라고도 부릅니다. <자산어보>는 농어의 치어를 보로어(甫魚) 또는 걸덕어(乞德魚)라고도 부른다 했고, 서유구의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는 갈다기어(葛多岐魚)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지역에 따라서는 농어 새끼를 깔따구, 껄떡이, 절떡이, 보껄떡이, 가세기, 가슬맥이, 까지매기 등으로 부르는데요. 서해안에서는 1미터에 육박하는 대물 농어를 ‘따오기’라 부르기도 합니다.

일본 사람들도 농어를 성장 단계에 따라 ‘세이고’ ‘흣코’ ‘스즈키’ 등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데 그런 생선 부류를 이른바 출세어(出世魚)라고 합니다. 몸집이 커지면서 신분이 상승한다고 그렇게 호칭하는 모양인데 실제로도 농어는 크면 클수록 맛이 깊어집니다.

농어 하면 옛 선비들의 문장에도 자주 등장하는 순갱노회(蓴羹膾)의 고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진(晉)나라 때 오군(吳郡) 출신 장한(張翰)이 혼란한 세상에 벼슬살이를 나갔다가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보고는 고향의 별미인 농어회와 순챗국이 생각나서 그 길로 사직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유명한 일화이죠.^^




그러나 여기에 등장하는 송강농어는 우리가 아는 농어가 아니라 ‘꺽정이’라는 독중개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랍니다. 송강농어의 정체를 처음으로 밝힌 사람은 다산 정약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산의 형인 정약전이 저술한 <자산어보>에도 송강농어는 우리나라의 농어와는 다르다고 했는데, <자산어보>를 번역한 어류학자 고정문기 박사는 각주(脚註)에서 그것이 꺽정이임을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농어가 바다와 민물을 오가서 우리 선조들은 농어와 송강농어를 흔히 같은 종류로 착각했던 듯합니다.

어쨌거나 조선 중기의 시인 이응희는 ‘농어’라는 시에서

큰 입이라 송강에서 나는 것이(巨口松江産)/ 어느 때 우리 해동에 들어왔나(何年入海東)/ 작은 비늘은 은빛보다 희고(鱗纖銀色奪)/ 툼한 살은 옥빛과도 같아라(肌玉光同)/ 회를 쳐서 손님을 대접하고(設膾供佳客)/ 탕을 끓여 늙은이 배 불린다(煎湯老翁)/ 그 누가 이 맛을 알리오(誰能知此味)/ 아득한 옛날 장공을 생각할 뿐(千載憶張公)”

이라고 그 맛을 예찬했습니다.

내용으로 보면 송강농어를 염두에 두고 쓴 시지만 실제로는 바다 농어를 먹고 썼을 가능성이 높죠. 농어는 시에서 언급한 것처럼 회나 탕으로 먹어도 좋고 구이나 찜을 해도 맛있습니다. 올여름은 수산시장에 나가 자연산 농어를 한 마리 구해 각종 요리를 해 먹으면서 무더위를 견뎌보면 어떨까요.^^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위클리공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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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정책공감 - 소통하는 정부대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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