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드라마 속 침치료, 어디까지 진짜일까?

요즘 드라마를 보면 한의사가 주인공으로 많이 나온다. 긴박함 속에서 침 한 대로 사람을 살리는 그들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난다. 신통방통 드라마 속 침술은 진짜 효과 있는 걸까? 서양의학이 지배하는 21세기에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한의학, 그중에서도 침치료의 현재를 만나 보자. 드라마 속 침치료의 진실과 다이어트, 성형까지 진출한 오늘의 침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1 드라마 속 침 치료 이야기

맥만 짚어 보고 임신을 진단하고, 마비된 신경을 침 한 방으로 살리는 드라마 속 침치료, 실제로도 가능할까?

Scene #1 KBS2 드라마 '삼생이' 중 하지마비 치료

걷지 못해 남편 등에 업혀 들어온 환자 다리에 침을 놓자, 움직이지 못하던 발목을 들어 올린다.

정강이뼈 부근으로 내려가는 신경 마비로 정강이 쪽 근육이 마비돼 나타나는 '족하수'라는 증상이다. 외상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 때문에 외상없이 나타나기도 한다. 침을 놓아 기능이 떨어진 부위의 움직임을 유도하면 마비된 근육에 기혈이 순환돼 증상이 개선된다.

Scene #2 허리통증 치료

삼생이 양아버지가 허리를 다쳐 고생한다. 이때 삼생이가 침을 꽂고 허리를 좌우로 흔들자 통증이 사라진다. 실제 요통 환자에게 시행하는 침 치료법이다. 근육이 뭉친 경혈에 침을 꽂은 상태에서 허리를 움직이면 뭉친 근육이 서서히 풀리면서 통증이 줄어든다. 염좌나 단순 근육통은 침을 1~2회만 맞아도 크게 호전된다.

Scene #3 KBS2 TV 드라마 '해운대 연인들' 중 불면증 치료

범인 검거에 대한 스트레스로 잠 못 자는 이태성의 불면증에 도움될 거라며 머리에 침을 놔준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목과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깊이 쉴 수 없게 되는데, 이때 침을 쓰면 답답함이 해소돼 편안히 잘 수 있다. 요즘에도 스트레스 해소와 불면증 치료에 많이 쓴다.

Scene #4 MBC TV 드라마 '구암 허준' 중 눈 치료

허준이 지어준 약을 먹고 눈이 멀었다는 돌쇠 어머니. 알고 보니 처방한 양보다 많이 먹어 생긴 부작용이었다. 허준은 침을 놓아 독을 풀어서 눈이 보이게 한다. 환자가 먹은 약재는 '부자'라는 것인데, 독성이 있어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너무 많이 복용하면 부정맥, 마비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눈 관련 증상은 알려진 게 없다. 정말 약재 때문에 눈이 손상됐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독성이 빠져나가 나은 것일 뿐 침으로 치료됐다고 보기 어렵다.

Scene #5 MBC 드라마 '마의' 중 염증 치료

팔에 매질을 당해 뼈가 부러진 백광현은 다친 팔로 시험을 본다. 빨리 치료하지 않아 2차 감염으로 염증이 심해진 팔을 메스같이 생긴 침으로 절개해 상처 부위에 고인 피와 진물, 고름을 빼낸다. 감염 상태에서 침을 놓으면 다시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반드시 완전히 균이 없는 상태에서 침을 써야 한다. 염증 제거 후에 침을 놓아 근육과 골막 회복을 도울 수 있다.

Scene #6 마취

백광현이 고주만 영감의 부골저(척수염)를 치료할 때 발에 침을 놓아 마취했다. 침으로 몇 군데 혈자리를 찔러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이론으로는 가능하지만 '명의 화타도 마취시킬 때는 약을 먹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침으로만 마취시키기는 쉽지 않다. 한때 중국에서 침자 마취가 이슈였지만, 현재 중국에서도 거의 쓰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침으로 마취했다는 역사 기록이 없을 뿐더러, 시도했어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

Scene #7 종기 치료

현종의 목에 난 큰 종기를 침으로 치료했다. 조선시대에는 종기가 서민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이었다. 단순한 종기는 따뜻한 찜질로 곪게 한 후 고름을 짜내면 쉽게 낫는다. 곪은 종기를 부드럽게 한 후 짜낼 때 침을 쓸 수 있다.

Scene #8 편도 치료

숙휘공주의 두창(천연두) 증세가 심해져 현옹이 생긴다. 백광현은 '그냥 두면 기도 폐쇄로 죽을 수 있다'며 '죽은 피를 뽑아내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현옹은 목젖 부위에 생긴 염증으로, 급성 편도선염이나 인두염으로 발전하고 편도 주위에 고름이 축적된 농양이 생긴다. 절개 후 배농해야 살 수 있는데, 현대의학에서도 사용하는 방법이다.

/ 취재 한미영 기자 hmy@chosun.com
사진 조은선 기자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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