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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갑상선암

[암과 건강] 갑상선암은 다 착하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3. 6. 7.

최근 10년간 갑상선암 환자가 5배 이상 급증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갑상선암의 연평균 증가율은 약 25.0%로 우리나라 전체 암 증가율 3.5%의 7배를 넘는다. 2005년 이후 부동의 여성암 1위, 2009년을 기준으로 위암을 제치고 전체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느리고 수술 예후가 좋아 흔히 ‘착한 암’으로 불린다. 201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5년 생존율이 99.8%로 갑상선암 완치율은 100%에 가깝다. 그러나 갑상선암이 마냥 착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갑상선암은 조직학적으로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역형성암, 림프종 등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2010년 전체 갑상선암 발생건수의 95% 이상을 차지한 유두암과 여포암은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갑상선세포에 생기는 암으로, 비교적 치료가 쉽고 수술 예후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드문 갑상선암인 수질암은 갑상선호르몬 생성과 관계없는 세포에서 생기는 암으로, 5년 생존율은 70~80%, 10년 생존율은 50~60% 정도로 떨어진다.

갑상선 조직은 갑상선의 기능적 기본단위인 여포를 이루는 여포세포와 C-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유두암과 여포암은 여포세포에 발생하는 암이다. 갑상선 수질암은 칼시토닌을 분비하는 갑상선 C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이렇듯 유두암과 여포암, 그리고 수질암은 이름만 같은 갑상선암 일뿐 암이 발생하는 세포의 기원이 서로 다른다. 이러한 까닭에 예후와 치료법도 전혀 다르다.

지금까지 국내에 보고된 갑상선 수질암 환자는 500~600명 규모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갑상선암 환자가 급증하며 수질암 신규 발병환자도 동반해 증가하는 추세다. 2009년 암종으로 확인된 국내 갑상선암 발생건수 3만1774건 중 갑상선 수질암은 152건으로 전체 갑상선암의 약 0.5%를 차지하고 있다. 1999년 수질암 신규 발병건수 37건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갑상선암은 갑상선기능검사와 초음파, 미세침흡인세포검사(갑상선 혹에서 약간의 세포를 뽑아내 검사하는 방법), 혈액검사, 갑상선 스캔검사 등을 통해 진단된다. 대부분의 갑상선 수질암은 칼시토닌을 분비하기 때문에 혈액검사상 칼시토닌이 높으면 수질암을 의심해야 한다. 혈중 칼시토닌 측정은 대개 수질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임상적으로 수질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측정해오던 검사이나, 최근에는 모든 갑상선 결절 환자에게서 확인하는 추세이다.칼시토닌은 진단뿐만 아니라 치유, 재발의 판단지표로도 사용된다.

또한 갑상선 수질암 환자의 25~30%는 가족력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족형 수질암 환자의 경우 95% 이상에서 특정 종양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존재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돌연변이 종양 유전자에 의해 수질암이 발병한 경우 부갑상선, 뇌하수체, 부신 등 다른 내분비 기관에도 함께 이상이 생기는 비중이 높다. 따라서 가족 중 수질암이 발견된 경우 가족 구성원 모두 유전자 검사를 받아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 수질암은 대부분 초기 자각증상이 없어서 자칫하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또한 림프절 전이가 흔히 발견되고 폐나 간, 뼈로 원격전기가 잘 된다.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 10년 생존율이 40%까지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갑상선 수질암 치료는 주로 수술로 한다. 방사선 치료나 화학적인 항암요법은 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수술을 통해 갑상선 전체를 절제하고 주위 임파절 및 전이되어 있는 부위를 완전히 제거한다. 그러나 이미 주위 조직이나 임파절에 전이가 되어 있을 때는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하는 사례가 많아 치료와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

최근 갑상선 수질암 치료신약이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식약처 허가를 받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국내 수질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새로운 치료길이 열렸다. ‘반데타닙(Vandetanib)’이라는 이 신약은 암세포의 혈관생성을 저해하고 혈액공급을 차단해 성장과 생존을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로, 수질성 갑상선암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효과를 임상을 통해 확인했다.

[매경헬스 = 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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