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께서 텔레비전 건강프로그램을 보시고는 늘 먹던 옥수수차 대신 결명자차를 끓이기로 했으니 눈의 건강을 위해서 잘 먹자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영 입맛에 안 맞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강압에 못 이겨 겨우겨우 먹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쯤 지났을까요? 저는 결명자차를 먹으면서부터 두통이 생겼다는 것을 눈치 챘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했지요. 결명자차를 먹고 나서부터 두통이 생긴 것 같으니 내일부터 안 먹었으면 좋겠다고요. 역시나 안 먹기로 한 그날부터 바로 두통이 없어지더군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과연 저는 그것을 통하여 눈이 좋아졌을까요? 사람은 70%가 물로 이루어져있으니 하루에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믿고 그렇게 실천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정말 곤욕인 분들도 많습니다. 하루 종일 소변보러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정말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과연 그러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물을 2리터씩 마셔야만 할까요? 한의원에 오시는 많은 분들이 제게 여쭈어봅니다. 어떤 것을 먹어야하고 어떤 음식을 피해야하는지. 또 다른 한의원에서 먹지 말라고 한 그 음식이 너무나 먹고 싶은데 좀 먹으면 안 되냐고 묻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야기합니다. 드시고 싶은 대로 드시라고요.
임신해보셨던 분들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어떤 음식이 너무나 강렬하게 먹고 싶고, 어떤 음식이 너무나 강렬하게 싫다고 느껴지는 그 기분 말입니다. 사람의 몸은 다 음양오행과 오장육부의 균형을 스스로 맞추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몸은 강렬한 신호를 보내줍니다. 불균형의 상태가 심화되어있거나 특수한 기미(氣味)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내리면 당연히 음식 자체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이 어디에 좋다더라…….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음식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당연히‘No’라고 할 것입니다. 그럼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린 거냐고요?
제가 모든 것을 풀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마스터키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바로 음식을 먹었을 때 우리 자신이 느낀 기분이 어떤지가 중요합니다. 몸이 직접 느끼는 것을 잘 지켜보셔야 합니다. 한의학적으로 결명자는 간열을 내려주는 약입니다. 열을 내려준다는 것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결명자가 눈에 좋다는 것은 눈에 간열이 올라서 충혈이 된다거나, 눈 자체에 열감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그 열을 식혀주니 눈에 좋다는 뜻입니다. 위장이 차가운 어린 아이가 찬 결명자를 먹었으니 위장과 연결된 머리 부위가 아팠던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걸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것을 먹을 때 본능적으로 싫다고 느꼈고, 그것을 먹은 이후로 머리가 아팠다는 것은 한의학적 지식 없이도 자신의 몸에 관심만 가지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구나 다 체해본 경험은 가지고 계실 겁니다.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도 있고 맞지 않는 음식을 먹고 체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스트레스였는지, 어떤 음식 이었는지를 살펴보고 이제 그것들은 나의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키면 됩니다. 나에게만 통용되는 정보를 찾아 나서 보세요. 잘 모르겠으면 드셔보세요.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어떤 기분이 드는지 잘 살펴본다면 답이 나올 겁니다.
여러분들이 각자의 데이터를 스스로 축적해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어떤 체질이니 어떤 음식은 절대 먹으면 안 된다’는 룰 안에 살아가는 것도 참 힘든 일입니다. 내 몸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서 다른 신호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그냥 과감히 드시고 느껴보세요. 몸이 다 말해줄 것입니다. 참 이 글을 읽고 설마 오늘은 술이 당기니 고주망태가 되도록 마시겠다는 분은 없겠지요? 취한 다음 날에는 몸이 힘들 테니 ‘이제 술도 블랙리스트에 올려야겠구나’ 판단하시리라 믿습니다.
안영환 한침한의원 원장
국민연금 웹진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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