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결혼 시즌이다. 집마련, 혼수, 예식비용 등 걱정거리가 많지만 여성에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임신ㆍ출산이다.
최근 여성들의 출산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데다 젊은 여성들도 질이나 자궁 문제를 경험하는 빈도가 늘고 있어 조산, 불임 등 임신ㆍ출산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25~34세 결혼적령기 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2.7%(248명)는 산부인과 방문 경험이 있었고 그중 질이나 자궁질환 및 이상증상으로 내원한 여성은 50.8%(126명)로 나타났다. 방문이유(복수응답)로는 질염(67명)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비정상적인 냉(43명), 비정상적 출혈(27명), 자궁경부염(18명), 자궁근종(15명), 자궁내막증과 성병(각각 8명),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4명), 자궁경부암(상피내암 포함, 3명) 순이었다.
질이나 자궁질환으로 산부인과 출입이 잦아질수록 임신ㆍ출산에 대한 걱정이 커지기 마련이다. 불임이 되는 건 아닌지, 출산 및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염려하기도 한다.
박동춘 성빈센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여성들은 한창 사회생활을 할 시기에 스트레스나 면역력 저하로 인해 질염이나 자궁건강이 약해질 수 있고, 성생활이 활발한 연령대인 만큼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는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에도 취약하다"며 "치료를 해도 질염이 잘 낫지 않거나 자주 재발되고, 성관계 시 잦은 질 출혈이 동반되면 젊은 여성이라도 자궁경부암 예방검진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009년 여성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30대로 진입하기 전 여성의 절반은 성관계를 경험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성접촉이 활발한 젊은 여성에서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어 예방이 필요하다.
HPV 감염은 감기 바이러스처럼 흔한 질환으로 주로 성적 접촉을 통해 감염되고 20ㆍ30대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HPV가 일으키는 가장 치명적인 질환은 자궁경부암. 평생 동안 모든 여성의 약 80%가 HPV에 감염될 위험이 있고 대부분은 자연 소멸되지만, 자연 소멸되지 않는 발암성 HPV의 지속감염 시는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수 있다.
약 100종의 HPV 중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형은 약 15종인데, 고위험 HPV 감염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 자궁경부 상피이형증에서 상피내암 단계를 거쳐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최근 자궁경부암이 줄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상피내암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의하면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자궁경부 상피내암, 즉 `0기암`은 약 90% 증가했다.
자궁경부 상피내암은 치료율이 매우 높지만, 수술 후 자궁경부 무력증이 올 경우 조산 등 임신ㆍ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결혼적령기 여성들은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경부 이형성증 및 상피내암,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산부인과 검진 및 백신접종이 요구된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HPV 지속감염이나 자궁경부의 전암성 병변 예방에 효과적이며, 자궁경부 이상 발견 시 하게 되는 확대경 검사나 원추절제술 같은 처치를 약 70% 줄여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자궁경부암이 진행되기까지는 초기 자궁경부 이형성증과 상피내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형성증에서 상피내암으로 이행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약 7년이며, 상피내암에서 침윤성 암으로 이행되는 기간은 약 10년이다. 이형성증 단계에서 조기 발견하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어 조기검진은 중요하다. 하지만 검진이 암 발생 원인 바이러스 자체를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 이형성증 단계나 상피내암 단계가 검진으로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고위험 HPV 감염을 막기 위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발암성 HPV 유형은 약 15가지가 있으며, 자궁경부암 백신은 이 발암성 유형을 얼마나 예방하는지, 자궁경부암에 대한 전체 예방효과가 중요하다. 박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2가 백신은 백신에 포함돼 있는 16, 18형 외에도 다른 12가지 발암성 유형에 대한 교차예방 효과를 보였으며, HPV 유형에 상관없이 전체 자궁경부암 전 단계에 대해 93%까지 예방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성경험이 있어 백신이 효과가 있을까 의문을 갖는 경우도 많다. HPV는 자연면역이 잘 형성되지 않아 한 번 감염됐더라도 같은 유형의 바이러스에 지속적으로 재감염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성경험과 관계없이 백신접종이 권장된다.
박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두 가지가 있다"며 "대한부인종양ㆍ콜포스코피학회는 가다실은 45세까지, 서바릭스는 55세까지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경헬스 = 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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