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중인 유방암 환자 이모(53)씨는 최근 충치 때문에 암치료 일정이 꼬였다. 주치의는 "항암치료로 구강 내 면역력이 떨어져 충치가 심해졌다"며 "충치가 악화돼 턱뼈에 농양이 생기면 급성 폐렴이 발생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항암치료를 늦추고 충치부터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종호 교수는 "입 안엔 원래 균이 많은데, 항암치료를 하면 인체의 면역력이 평소보다 크게 떨어져 이런 균에 밀린다"며 "그러면, 치아나 잇몸에 있던 작은 염증이 불같이 일어나 잇몸뼈·턱뼈를 비롯해 폐까지 침범해 심각한 염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항암제가 턱뼈의 골수 기능을 방해해서 아래턱뼈 부근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 ▲ 항암치료를 받는 암 환자에게 치과질환이 생기면 염증이 폐까지 확산될 수 있으므로 항암치료를 멈추고 치과치료부터 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항암치료 환자 10명 중 1명은 구강질환 때문에 암치료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한다. 치주질환이 생기면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치과 치료를 먼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암 환자가 충치 치료를 제 때 하지 않으면 사망 위험까지 올라간다. 항암제를 맞으면 암세포 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타격이 가, 백혈구 수치가 10~14일 뒤 크게 떨어진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이수연 교수는 "백혈구 수치가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구강 염증이 폐렴으로 퍼지면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폐렴용 항생제를 쓰면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폐렴이 심하면 사망할 수 있고 폐렴 치료 때문에 암치료도 늦어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항암치료를 앞둔 암 환자는 미리 치과 검진을 받아둔다. 특히, 항암치료와 함께 머리·목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하거나 뼈 전이가 있어 뼈주사(골다공증약)를 맞아야 하는 환자는 반드시 치과 검진부터 받아야 한다. 이수연 교수는 "머리·목 부위에 방사선을 쐬거나 뼈주사를 맞으면 턱뼈 괴사 위험이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래 구강 상태가 나쁘거나 치주질환이 잘 생기는 사람은 암의 종류와 상관 없이 항암치료 시작 전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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