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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여성암

성관계 후 출혈 땐 자궁경부암 의심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2. 5. 28.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여성암 발생 비율 가운데 15%를 차지하고, 우리나라는 9%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2분마다 1명꼴로 여성 목숨을 앗아가는 자궁경부암은 산부인과 조기 검진을 통해 예방할 수 있지만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4300명 정도가 새롭게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그동안 1만2500명(2010년 기준)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20ㆍ30대 젊은 여성에게서 발병ㆍ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

김찬주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예방과 완치가 가능한 몇 안 되는 암 중 하나"라며 "충분히 예방 가능한 암인데도 잘못된 지식으로 자궁을 적출해야 할 정도로 병을 키우거나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자궁은 체부(corpus)와 경부(cervix)로 구성되는데, 질과 연결돼 자궁 입구에 해당하는 자궁 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자궁경부암은 일반적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감염, 여성호르몬, 면역기능 저하 등 내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인유두종 바이러스 80여 종 중 고위험군 바이러스(16ㆍ18ㆍ31ㆍ33ㆍ35ㆍ45ㆍ52ㆍ58형)가 자궁경부에 감염돼 자궁경부 이형증이라는 암 전구병변(전 단계 병변)을 일으키고 이 중 일부는 자궁경부암을 발생시킨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남녀 항문이나 생식기 주변 피부에 매우 흔하게 기생하는 바이러스로 주로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이 중 16ㆍ18형은 자궁경부암 70%에서 발견된다.

자궁경부암은 초기에는 특이한 증상이 없다. 대부분 부부관계 후 질 출혈이 있을 때가 많으며, 젊은 환자는 월경 간 출혈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궁경부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일수록 혈성 분비물 횟수와 양이 증가하며, 자궁경부암 진행 상태에 따라 요관 폐색 증상, 즉 배뇨 곤란, 혈뇨 등이 있을 수 있다.

또 골반 벽 침범 정도에 따라 직장출혈, 변비 등 증상이나 하지부종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면서 예방이 가능해졌다. 현재 개발된 두 종류 자궁경부암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HPV인 16ㆍ18형에 대해 항체를 생기게 해 자궁경부암을 예방한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효과는 7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에 맞는 것이 좋다. 국내 여성이 성관계를 시작하는 연령을 고려할 때 국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권장시기는 15~17세다. 하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모든 성인여성에게 다 나타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성관계를 이미 시작한 성인도 백신효과를 볼 수 있으며, 대한부인종양학회는 45세 여성까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송재윤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백신은 총 3회 접종하면 되는데, 1차 접종 후 1개월 혹은 2개월 뒤 2차 접종을 하고 6개월 뒤 마지막 3차 접종을 해야 한다"며 "만약 6개월 이내 접종이 어려우면 올바른 항체 형성을 위해 1년 이내에는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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