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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부터 소위 `마른 당뇨`를 앓고 있는 주부 김 모씨(59)는 당뇨 치료를 위해 외과적 수술을 앞두고 있다. 최근 들어 당뇨 증세가 악화돼 수시로 물을 마시고 화장실도 자주 가며 당초 55㎏이었던 몸무게가 지금은 48㎏으로 감소했다. 게다가 합병증으로 신기능장애가 발생해 정기적으로 투석을 받고 있다.
김씨는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와 달리 인슐린이 제 역할을 못하는 한국인에게 많은 2형 당뇨를 앓고 있다. 무엇보다 김씨는 당화혈색소(당분과 결합된 혈색소) 수치가 9%를 상회해 몸 상태가 나쁘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당뇨 환자다. 일반적인 2형 당뇨 환자는 약물이나 생활습관 개선으로 당화혈색소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지만 난치성일 경우 이 같은 방법은 효과가 없다. 현재 난치성 당뇨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외과적 수술이다.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사용되던 위 우회술을 응용한 `축소 위 우회술`이 난치성 당뇨 환자들에게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당뇨병은 서구적인 식생활이나 스트레스 증가로 매우 급속도로 늘고 있다. 1970년대 초에는 전체 인구의 1.5%에 머물렀지만 2000년대에는 7~10% 수준에 이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30년에는 100명 중 14명 이상(722만명)이 당뇨 환자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전체 당뇨 환자 중 43.5%는 인슐린 투여나 혈당강하제 같은 약물, 식이ㆍ운동요법으로도 혈당 조절이 어려운 난치성 당뇨 환자에 속한다. 이들 대부분은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나 고혈당성 고삼투압증후군은 물론 망막병증, 관상동맥질환 등 각종 합병증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난치성 당뇨 환자들이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외과적 수술이다. 다소 명칭이 생소한 `축소 위 우회술`은 인체가 혈당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난치성 당뇨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축소 위 우회술은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복강경 외과수술 방법으로 소장 상부의 특정 부위에 음식물이 지나가면 항인슐린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이론에 바탕하고 있다.
수술은 음식물이 소장 상부 특정 부위를 지나가지 않도록 위장의 일부를 제거하고 이를 바로 소장의 중간 부분에 연결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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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위 우회술을 받은 고도비만 환자들에게서는 혈당이 낮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보고됐다. 즉 비만을 앓고 있는 난치성 당뇨 환자라면 적절한 크기의 위를 제거해 혈당조절과 함께 체중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환자의 체중이 적게 나간다면 위를 최소 범위만 절개하게 된다.
특히 난치성 당뇨 환자의 혈당조절 효과가 매우 뛰어나 허 교수팀이 마른 당뇨 환자 중 축소 위 우회술을 받은 26명을 대상으로 18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평균 9.3%에서 정상인 수준(6%)에 근접한 6.3%로 낮아졌다. 축소 위 우회술은 하루 전날 입원해 수술 당일 약 1시간 수술을 받고 사흘간 입원한 뒤 퇴원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수술 후에는 약 3개월 단위로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게 된다.
[한석영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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