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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뇨교실

갑자기 쓰러진 당뇨병 환자, 약 용량부터 체크하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2. 5. 2.

당뇨병 환자 이모(50)씨는 하루 혈당강하제 두 알로 혈당 수치를 잘 조절했는데, 최근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 '약 용량 과다'로 인한 저혈당이 원인이었다. 이씨가 "평소처럼 두 알 먹었는데 왜 용량 과다인가"라고 묻자, 주치의는 "당뇨병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혈당강하제가 신장에서 제대로 대사·배설되지 못했고, 그래서 체내에서 혈당강하제 효과가 2~3배로 증폭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혈당강하제를 한 알로 줄이고 당뇨병성 신증 치료를 시작했다.

당뇨병 환자는 신장 기능에 따라 약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만성 신장병을 앓을 위험이 3.6배 높지만(대한신장학회 자료), 신장 기능은 정상의 30%까지 떨어져도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이 이상 여부를 잘 모른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는 "당뇨병 환자 과반수가 설폰요소제나 메트포르민을 쓰는데, 이 두 약은 신장에서 제대로 배설되지 않으면 1㎎ 약이 2~3㎎의 효과를 내 각각 저혈당과 유산산증 등 치명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교수는 "당뇨병약은 제때 챙겨 먹지만 신장 검진을 받지 않는 환자 중 갑자기 약 용량 과다로 응급실에 실려오는 사람이 적지 않으므로, 당뇨병이 있으면 반드시 1년에 한 번 신장기능 검사를 받아 봐야 한다"며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약 용량을 절반 정도로 줄이거나 다른 약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kkw@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