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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고혈압, 중풍

이상하게 뛰는 심장, 그냥 두면 뇌졸중 우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2. 4. 29.

이상하게 뛰는 심장, 그냥 두면 뇌졸중 우려

이상하게 뛰는 심장, 그냥 두면 뇌졸중 우려

이모(58·경기 구리시)씨는 올 들어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려서 병원에 갔다가 심방세동 진단과 함께 "평생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몇 달 뒤 다른 병원을 찾아갔더니 이번에는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으라"는 진단이 나왔다. 혼란을 느낀 이씨는 치료를 망설이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심혈관센터 김영훈 교수는 "이씨처럼 심방세동 치료에 혼란을 느끼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합병증 더 위험한가? YES

심방세동은 심방(대정맥·폐정맥과 연결돼 온몸을 돌고 심장으로 들어오는 피를 받는 곳) 근육 여러 곳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병이다. 50대 이하의 유병률은 1% 미만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많아져 60대 3%, 70대 5%, 80대 이상은 10% 이상의 발병률을 보인다.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이 점점 커지며, 혈전이 생겨 뇌졸중 등을 유발한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윤병우 교수는 "심방세동이 원인인 뇌졸중은 치사율이나 후유장애 비율이 다른 경우보다 높다"고 말했다.

병원마다 치료법이 다른가? NO

흔히 환자들은 병원마다 심방세동 치료법이 다르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심방세동 치료는 표준화돼 있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양현숙 교수는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마다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적용하는 치료 단계가 바뀔 뿐"이라고 말했다.

1단계·약물·전기충격요법: 약물은 부정맥약, 아스피린·와파린 등 항응고제, 고혈압약을 쓴다. 항응고제는 뇌졸중 방지를 위해, 고혈압약은 심부전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데, 심방세동이 있어도 심박동수가 정상이면 쓰지 않는다. 고혈압이 없는 사람에게 고혈압약을 처방하면 거부감을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사는 심박동수 조절을 위한 약이라고 설명한다. 체외 전기충격은 근육 떨림을 없애기 위한 시술이다. 1년간 치료율이 30% 선에 불과하지만, 적용하기 쉬운 방법이라 대부분 이 치료법부터 시작한다.

2단계·전극도자절제술: 협심증 환자의 심혈관에 스텐트를 넣듯, 허벅지 혈관을 통해 전극을 밀어넣어 심방세동 유발 부위의 근육을 지져서 치료한다. 1단계 치료가 안 듣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심방세동 후 3초 이상 심박동이 없는 서맥빈맥증후군이 있는 경우 등에 시술한다.

심방세동이 생긴 지 2년 이내에 시술하면 완치율이 90%, 그 이후이면 60%선이다. 김영훈 교수는 "원래는 고령 환자에게는 잘 쓰지 않았지만, 요즘은 70~80대 환자에게도 완치까지 기대하며 적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3단계·메이즈수술: 가슴을 열고 발병 부위에 고주파나 전기자극을 가해 비정상적인 전기 흐름을 차단하는 수술이다. 심장에 판막질환 등의 이상을 동반한 환자에게만 쓴다. 전신마취를 하는 대수술이지만, 치료 효과는 전극도자절제술과 비슷해 심방세동만 있는 환자에게는 쓰지 않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심방이 떨면 혈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심방에 고여 큰 혈전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작은 혈관이 막히는 일반적인 뇌졸중보다 더 치명적이다.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따로 있나? YES

심방세동이 있어도 발병 원인과 연령대에 따라 의학적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과도한 음주·흡연, 기름진 음식 섭취 등도 심방세동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 30~40대 환자이면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원인 질환을 잡거나 생활 습관을 고치면 된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는 "그러나 50~60대 이상은 보통 심방세동에 오랫동안 노출돼 심장 기능 자체가 고장 난 상태이기 때문에 심방세동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kkw@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