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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유에 도움/항암식품

카레 항암 메커니즘 규명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1. 9. 30.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과학자가 카레의 노란색을 띠게 하는 성분인 커큐민(curcumin.녹황)이 암세포의 전이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루이지애나주립대 의대 정 준 교수는 12일 유방암 세포주를 커큐민으로 처리한 뒤 암세포의 운동성과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의 발현과 기능을 관찰한 결과 커큐민이 암세포 막에 있는 단백질인 '인테그린 α6β4(Integrin α6β4)'를 직접 공격해 항암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암 예방 전문학술지 '암예방연구(Cancer Prevention Research. 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커큐민은 대표적인 인도 음식인 카레의 노란색을 띠게 하는 성분으로 인도문화권에서 음식이나 민간의료에 널리 쓰이고 있으며 각종 암에 대한 항암효과가 발견돼 이를 암 치료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다.

그러나 그동안 커큐민이 세포 내 신호전달물질(Akt와 NFκB)의 활성을 떨어뜨리거나 암세포의 자연사(apoptosis)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나왔으나 구체적인 작용 메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 교수는 이 연구에서 유방암 세포를 사람들의 음식이나 보조식품 등으로 섭취할 수 있는 농도의 커큐민(농도 5~20μmol/L)으로 처리한 뒤 암세포의 운동성과 인테그린 α6β4의 작용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암세포의 운동성과 인테그린 α6β4의 작용은 커큐민 농도에 비례해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테그린 α6β4는 암세포에서만 활성화되고 정상적인 세포에서는 기능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 실험에서는 Akt나 NFkB같은 세포 내 신호전달물질의 활성이 떨어지는 것도 인테그린 α6β4 억제에 따른 것이며 커큐민 농도가 30μmol/L 이하에서는 암세포의 자연사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커큐민의 항암효과가 세포 자연사에 의한 것이 아님이 밝혀졌다.

정 교수는 "인테그린 α6β4는 암세포에서만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커큐민 성분을 암치료에 활용하면 정상세포에는 독성이 없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이상적인 항암제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연구들은 주로 암의 발생이나 초기암성장을 막는 것에 초점을 둔 반면 이 연구는 3기 이상 암환자에게 주로 발생하고 궁극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암의 전이를 막는 메커니즘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